美회사채, SVB 사태가 개별기업 실패임을 깨닫게 되면 통화정책, 거시경제에 다시 초점 - 신한證

2023-03-14 08:51:19

美회사채, SVB 사태가 개별기업 실패임을 깨닫게 되면 통화정책, 거시경제에 다시 초점 - 신한證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13일 "SVB 사태로 인한 리스크오프에 따른 위험선호 재조정이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유의적인 경기 변화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정은 일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모승규 연구원은 "시장참여자 다수가 SVB 이슈가 은행 산업의 리스크가 아닌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임을 빠르게 깨닫게 된다면 오히려 회사채 가격은 통화정책 및 거시경제 변화에 다시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 CPI, PPI 등 지표 내용은 여전히 중요하며, 3월 FOMC 자체가 지난 의회 증언보다는 덜 매파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크레딧 채권 투자 관점에서는 이번 이슈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했다.

■ 소형 지방은행 추가 파산 가능성 주목해야

SVB 이슈와는 별개로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모 연구원은 "시장은 향후 SVB과 같은 소형 지방은행의 추가 파산 가능성에 대해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컨대 PacWest Bancorp(PACW)와 First Republic Bank(FRC)라는 업체들은 지난주 주가가 2일 동

안 50% 이상 하락했다. PACW는 대출 포트폴리오의 2/3 정도가 부동산 시장 관련이고, FRC도 모기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업체다. 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가 우려되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투심이 악화됐다.

모 연구원은 "두 업체와 SVB 간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리스크관리에 있다"며 "SVB는 만기보유 및 매도가능증권 전체 규모가 전체 예금 규모의 68%(2022년말 기준)에 육박하지만, FRC(18%)와 PACW(21%)는 20% 내외에 그친다"고 밝혔다.

특히 FRC와 SVB는 전체 예금 규모도 1,700억달러 내외로 비슷하지만, 만기보유증권 규모는 SVB가 FRC의 3배를 상회한다는 것이다.

결국 SVB는 유동성 차질로 만기보유 계정의 국채 및 MBS를 시가에 처분(손실 실현)하면서 자멸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시스템 리스크라기보다는 경영 실패에 따른 시장 퇴출에 가깝다. 정책당국과 연준의 빠른 대처와 시장 심리 안정으로 위험이 전이(뱅크런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 SVB 사태와 당국의 대응

지난 8일 美 실리콘밸리 지역 기반 은행인 SVB Financial Group은 증권 포트폴리오 손실 및 벤처캐피탈 자금 유입 둔화에 따른 예금난으로 대차대조표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자금조달에 실패한 SVB에 대해 캘리포니아 정부는 폐쇄 명령을 내렸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지정했다. FDIC 기준에 따라 기본적으로 예금주당 25만달러까지 예금자 보호가 제공되며, 美 규제당국은 여기에 더해 보험대상 한도에 관계없이 예금 전액을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지급을 위한 자금 조달은 일차적으로는 SVB의 자산 매각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SVB 자체에 대한 매각도 현재 시도 중에 있다.

모 연구원은 "개인 고객 비중이 높은 일반 상업은행과 달리 SVB는 벤처캐피탈 자금 등에 편중된 예금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며 "또한 대부분을 장기 국채, MBS 등 채권형 자산에 과도하게 투자하면서 시장위험(Market Risk)을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소형 지방은행들 가운데 동질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업체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다만 SVB와 같이 허술한 리스크관리(채권에 집중된 포트폴리오, 스타트업 등 벤처캐피탈 관련 자금에 치우친 예금 조달 등)는 업체 고유 위험(Idiosyncratic Risk)으로 봐야하고, 과대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건전한 은행들에 대한 과도한 뱅크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바로 美 정책 당국과 연준의 최우선적인 역할인 것"이라고 했다.

현재 美 금융당국은 건전한 타 은행에서 과도한 뱅크런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우려를 완화하는 역할을 최우선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SVB의 예금 안전 보장을 위해, 재무부 자금으로 연준이 제공하는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美 재무부는 FDIC와의 공동성명에서 SVB 예금주들이 13일부터 예금에 접근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SVB 관련 손실은 납세자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직접 구제금융(Bail-out) 가능성은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슈가 은행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로 이어질 수 있는 연결고리는 상당 부분 차단돼 있다"고 덧붙였다.

美회사채, SVB 사태가 개별기업 실패임을 깨닫게 되면 통화정책, 거시경제에 다시 초점 - 신한證

美회사채, SVB 사태가 개별기업 실패임을 깨닫게 되면 통화정책, 거시경제에 다시 초점 - 신한證


자료: 신한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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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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