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14일 "GICS 분류체계 변경의 시장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메리츠는 "2018년 분류기준 변경만큼 대대적인 수정은 아니지만 시장 영향이 주목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GICS는 1999년 MSCI와 S&P 다우존스 지수가 개발한 산업 분류 체계다.
기업들이 여러 산업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명확하게 특정 종목의 산업을 분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만 GICS는 글로벌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산업분류 체계다.
국내에서는 한국거래소, Fnguide 등 지수사업자가 업종분류를 하고 있으나 이들 사업자도 GICS 기준을 참고한다.
GICS는 수년에 걸쳐 분류기준을 수정해왔다. 현재 11개 섹터, 24개 산업그룹, 69개 산업, 158개 하위산업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지난해 MSCI와 S&P 다우존스 지수는 GICS 분류기준 변경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은 이번 주 금요일(3/17) 장마감 이후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1개 섹터, 25개 산업 그룹, 74개 산업, 163개 하위 산업으로 변경된다.
■ GICS 변경, IT 시총 줄어
이정연 연구원은 "이번 산업분류기준 변경으로 IT업종 시가총액 비중은 줄어들 예정"이라며 "IT 업종 하위산업 분류에 있는 ‘Data Processing & Outsourced Services’가 삭제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당 산업 분류에 속한 종목의 시가총액은 IT업종 시가총액의 12.3%를 차지했으며 이들 종목은 금융과 산업재 업종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Visa(V), Mastercard(MA)는 IT업종에서 금융업종으로 이동한다.
금융업종 하위산업인 ‘Transaction and Payment Processing Services’으로 분류될 예정이다. 그 외 PayPal(PYPL), Fiserv(FISV), Fidelity National Information(FIS), Global Payments(GPN), FleetCor Technologies(FLT), Jack Henry & Associates (JKHY) 등 총 8개 종목도 금융업종의 하위산업으로 이동한다.
이에따라 금융 업종 내 Transaction and Payment Processing Services는 26% 차지하며 Diversified Banks 하위 산업분류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할 예정이다.
IT업종에서 산업재 업종으로 분류되는 종목은 ‘Human Resource & Employment Services’로 분류될 예정이다. Paychex(PAYX), Broadridge Financial Solutions(BR), Automatic Data Processing(ADP)와 같이 인적자원 지원 서비스, 커머셜 데이터 처리, 비즈니스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다.
이러한 비즈니스 활동이 비즈니스 지원 활동과 더 일치하기 때문에 산업재로 이동하기로 결정됐다.
유통산업 관련해선 코로나 국면 이후 유통업체들은 고객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가릴 것 없이 옴니채널 방식의 고객 접근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다이렉트 마케팅과 오프라인 채널별로 업종을 구분하는 기존의 방식이 모호해졌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임의소비재 업종은 판매하는 제품의 특성에 따라 하위 산업이 분류될 예정이다.
General Merchandise Stores, Department Stores 하위 산업은 Broadline Retail 이라는 새로운 하위 산업으로 통합된다.
식품, 가정용품, 개인 위생용품과 같은 필수소비재에서 수익의 대부분을 창출하는 소매업체는 임의소비재에서 필수소비재로 이전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받는 기업은 Target(TGT), Dollar General(DG), Dollar Tree (DLTR)이다.
이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Walmart, Costco와 같은 다른 대형 슈퍼마켓과 함께 필수소비재 아래
새로 만들어진 소비재 소매 하위 산업으로 그룹화된다"며 "이에 따라 S&P 500 내 임의소비재 섹터는 비중은 10.3%에서 9.8%로 줄어들고(23/3/10기준) 필수 소비재 비중은 7.2%에서 7.6%로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그 외 부동산 업종 내 Residential REITs는 2개 하위산업으로 분류되며, Specialized REITs 는 5개 하위산업으로 분류될 예정이다. 의료목적의 대마초 생산 기업을 헬스케어 업종에 포함시킬 계획이며, 산업재 내 화물 운송 하위 산업 분류를 여객 지상 운동과 화물 지상 운송으로 분류하는 등 섹터 이동 없이 하위 산업 분류의 통합, 세분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 GICS 분류 변경이 미칠 영향들
이 연구원은 "이번 이번 산업 분류 기준 변경은 2018년 변경만큼 큰 변화는 없으나, 일부 S&P500 섹터 추종 ETF에 자금흐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GICS 구조 하에서 현재 시총 기준(23/3/10) S&P 500 섹터 가중치를 새로운 분류체계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IT섹터의 비중은 26.4% → 23.3%로 3%p 이상 줄어들고, 반대로 금융과 산업재 섹터 비중은 각각 10.9% → 13.7%, 8.1% → 8.5%로 늘어난다.
임의소비재 업종은 10.3% → 9.8%로 줄어들며, 반대로 필수소비재는 7.2% → 7.6%로 비중이 확대될 예정이다.
재분류로 인해 관련 섹터 ETF에서는 주식비중 재조정이 이뤄진다. 특히 IT업종 종목의 경우 Visa, Mastercard 등 시총규모가 큰 종목의 섹터 이동으로 이들 종목에 투자된 IT ETF 자금이 나머지 IT종목들에 시총비중으로 분배될 예정이다.
반대로 금융업종의 경우 새로 이동한 종목들로의 자금유출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주목할만한 IT업종 ETF로는 Vanguard Information Technology ETF(VGT), Technology Select Sector SPDR Fund(XLK), iShares U.S.Technology ETF(IYW)로 각각 437억, 406억, 91억 달러 AUM"이라고 밝혔다.
3조원 이상 규모의 자금이 IT섹터 구성종목에 재분배될 것이라고 밝혔다.
Financial Select Sector SPDR Fund(XLF), Vanguard Financials ETF(VFH) AUM은 각각 324억, 87억달러다.
그는 "기존 금융업종 구성종목에 투자돼있는 ETF 자금 1조원 이상 규모가 신규로 금융업종으로 이동하는 종목들에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의 금융섹터는 자산운용사, 투자은행, 상업은행, 보험사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GICS 분류체계 변경으로 핀테크와 신용카드 회사도 IT업종이 아닌 금융업종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금융업종 지수의 이익과 주가 흐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금융섹터는 실적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이익 성장성이 높지 않은 것이 특징이지만, 핀테크/카드사 종목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이익 성장성이 예상되는 종목"이라며 "Visa, Mastercard만 하더라도 2025년까지 금융섹터 이익 증가율 대비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GICS 변경 이후 금융 업종의 밸류에이션과 이익성장이 변경 전 대비 높아지며 주가 측면에서도 금리민감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코스피200 지수는 2017년부터 GICS 섹터를 참고해 종목별 산업군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구성종목 선정 과정에서 산업군별로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하며 산업군별 종목수를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섹터의 경우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어 2~3조원 시총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종목들이 있다.
반면 금융섹터의 경우 1조원 규모의 종목도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되어 있다.
이번 GICS 분류체계 변경으로 코스피 구성종목 중 IT섹터에서 금융섹터로 이동하는 종목은 ‘카카오페이(377300)’다.
이 연구원은 이에 따라 "시총 2, 3조원 규모의 IT섹터 종목이 카카오페이를 대신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금융섹터 내 1조원 규모의 회사는 카카오페이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200 정기변경이 6월에 예정됨에 따라 GICS 분류체계 변경을 고려한 구체적인 편출입 예상 종목은 심사대상기간이 2/3 이상 지난 시점에 자료를 통해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