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美금리 3일 폭락 뒤 급반등

2023-03-15 08:05:15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5일 미국채 금리 급반등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SVB 사태로 금리가 3일 연속 급락했지만 미국채 금리가 10bp 넘게 상승하면서 국내 금리도 반등 압력을 받을 듯하다.

다만 전날 아시아 장에서 미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금리가 다소 하락폭을 자제한 부분도 있다.

미국 CPI는 예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의 빠른 둔화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을 알려줬다.

SVB 사태로 연준의 50bp 인상 가능성은 힘을 잃었지만, 25bp 인상 가능성과 최근 가파른 금리 하락에 따른 레벨 부담 등은 감안해야 할 듯하다.

■ 美 CPI, 대체로 예상 수준이나 전월비 근원 CPI 전망 상회...25bp 인상 가능성

미국의 2월 근원 CPI는 전월대비 0.5% 올랐다. 이는 시장 예상치(+0.4%)를 상회하는 결과다. 전월에는 0.4% 상승한 바 있다.

전년비로는 예상 수준인 5.5% 상승해 1월(5.6%)보다 낮아졌다. 이는 2021년말 이후 최저 상승률이지만, 전월비로는 전달보다 높아진 것이다.

헤드라인 CPI는 전망대로 전월비 0.4% 상승해 전월(0.5%) 오름폭이 다소 축소됐다. 전년동월비로는 6.0% 올라 예상에 부합했다.

서비스 부문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전체 CPI의 3분의1 수준인 주거 비용이 전월비 0.8% 상승했다.

CPI 관련 수치들이 예상과 대체로 비슷했지만, 2월 지표들 역시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려줬다.

최근 SVB 사태로 3월 FOMC의 금리 동결론이 크게 세를 확산한 바 있다. 하지만 SVB 사태로 불거진 금융안정 문제, CPI 지표 결과 등을 보면 25bp 인상이 무난할 수 있을 듯하다.

■ 최근 폭락했던 美-獨 금리 10bp 넘게 급반등

미국채 금리는 예상을 다소 웃돈 근원 CPI 결과 등을 보면서 급등했다. 최근 금리 폭락에 따른 반작용이 나타났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1.32bp 급등한 3.6883%, 국채30년물 수익률은 9.07bp 뛴 3.8051%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7.40bp 뛴 4.2462%, 국채5년물은 15.21bp 상승한 3.8460%를 나타냈다.

국채10년물 금리는 최근 3일간 41.51bp 폭락한 뒤 10bp 남짓 오른 것이며, 국채2년물은 3일간 109.36bp 폭락 뒤 30bp 가까이 점프한 것이다.

과도했던 금리 폭락 뒤 CPI가 예상보다 둔화되지 않자 금리가 급반등으로 화답한 것이다.

유럽 쪽 금리도 크게 뛰었다. 독일10년물 금리는 15.73bp 오른 2.4101%를 나타냈다. 독일10년 금리는 5일간 48.87bp 급락한 뒤 급락분의 32% 가량을 되돌린 것이다. 독일 2년물 금리는 전날 40.20bp 폭락 뒤 18.82bp 뛰었다.

■ 은행주 급반등하자 주가지수 도약...국제유가 70불대 초반으로 급락

최근 급락했던 은행주가 큰폭으로 뛰면서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미국 지역은행 잇단 파산에 따른 은행시스템 우려가 당국 개입으로 다소 진정되면서 주가가 뛰었다.

러시아 전투기가 흑해 상공에서 미 정찰용 드론과 충돌했다는 보도도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36.26포인트(1.06%) 높아진 32,155.40에 장을 마치며 6일만에 반등했다. S&P500은 64.80포인트(1.68%) 오른 3,920.56, 나스닥은 239.31포인트(2.14%) 상승한 11,428.1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가 일제히 강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2.8%, 정보기술주가 2.3%, 금융주가 2.2% 올랐다. 개별 종목 중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27%, 찰스슈왑이 9% 급등했다. JP모간과 골드만삭스도 일제히 2% 이상 높아졌다. KBW은행지수는 3.2% 상승했다.

달러지수는 금리 급반등에도 불구하고 보합을 나타냈다. 주가 급등 등 리스크온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보합 수준인 103.5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3% 높아진 1.0737달러, 파운드/달러는 0.12% 낮아진 1.216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72% 오른 134.17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43% 상승한 6.881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26%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급락해 70달러를 향해 내려갔다. 미국 지역 은행 파산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3.47달러(4.64%) 하락한 배럴당 71.3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3.32달러(4.11%) 낮아진 배럴당 77.45달러에 거래됐다.

■ 급등락 변동성에 휩싸인 시장과 레벨 부담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국고3년 금리는 3일간 47.7bp 급락해 3.381%를 기록 중이다. 국고5년물은 47.3bp 떨어진 3.344%, 국고10년물은 40.2bp 내린 3.337%를 나타내고 있다.

다시 국고채 금리들이 다시 일제히 기준금리를 크게 밑돌고 있다. 국내 금리들이 미국 등 주요국 금리 폭락을 보면서 크게 레벨을 낮춘 것이다.

SVB 등 미국 지역은행 사태가 리스크오프 무드를 강화시켰지만 금리 레벨을 보면 과한 것 아닌가 하는 지적들도 적지 않았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금리 폭락이 나타날 때 연준이 머지 않은 시간에 100bp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하는 등 심리가 걷잡을 수 없이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따라서 상당수 투자자들이 지금은 금리 방향성을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면서 미국의 조치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아무튼 최근 미국 SVB 사태로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이 누그러지면서 한은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연준이 일단 큰 스텝을 밟지 않고 다음주 FOMC에서 25bp 인상, 더 나아가 동결까지 한다면 한은의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다만 현재 시장금리 레벨 자체는 다시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이러다 보니, 지난 2월 초처럼 뒤늦게 매수하다가 큰코 다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들도 나왔다.

■ 금통위 의사록은 '물가 따라 추가인상 여부' 판단

전날 장 마감 뒤엔 2월 금통위의사록이 공개됐다.

한은은 지난해 4월부터 매 회의 쉬지 않고 금리를 인상한 뒤 올해 2월 회의 때 처음 동결했다.

금리 동결 당시 시장에선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인식이 강했다. 당시 한은은 상황에 따라 한 차례 정도 더 인상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2월 23일 열렸던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우선 25bp 인상 소수의견을 냈던 조윤제 위원은 "25bp 인상이 경기에 다소 위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대외여건이 호전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고 그간 진행된 부동산시장의 위축 속도도 최근 완화되는 움직임을 보여 연착륙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위원은 "나아가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이 원활히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한국은행으로서 최우선시해야 할 물가안정의 진행 경로에 부수돼 있는 현재의 불확실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궁극적으로 인플레의 장기 지속가능성을 낮추고, 이에 따른 추후 정책대응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가와 환율 문제, 그리고 연초 금리를 올렸지만 시장금리가 하락한 점 등을 거론하면서 25bp를 더 올리자고 했다.

금통위원들 사이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물가를 살피자는 의견이 강했다. 물가 상승률 하향 안정세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 인상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윤제 위원을 제외하고 다른 3명의 위원이 이런 입장이어서 물가에 따른 추가 인상을 열어둘 필요성에 방점이 찍힌다.

비둘기 성향이 강한 나머지 두 위원 중 한 명은 "300bp 인상 뒤 추가인상은 편익이 매우 작다"고 주장했고, 다른 한 사람은 "내외 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환율 관련 걱정이 지나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는 3월 CPI가 4.5% 이하로 더 둔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안정 문제가 불거진 상태다.

미국 경제 상황 흐름과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한은의 4월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채권-장전] 美금리 3일 폭락 뒤 급반등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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