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NH투자증권은 16일 "경기의 카나리아로서 미국 은행 예금 금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승원 연구원은 "시차를 두고 은행의 ‘공짜 예금(초과저축)’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3월 SVB 사태로 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상 유인이 커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연구원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Deposit gap(기준금리 - 은행 예금 금리) 역시 2분기 중 역사적 고점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이 역시 은행의 예금 금리 인상을 촉구하는 재료"라고 풀이했다.
결국 은행의 ‘뒤늦은’ 예금 금리 인상 즉, Deposit beta 반등에 따라 연준 긴축 효과의 실물 시장으로의 전이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누적 긴축효과가 은행 예금금리에 미칠 영향 주목
강 연구원은 "연준이 누차 지적한 누적된 긴축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당분간 경기의 카나리아 역할로서 미국 은행 예금 금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또 이론적으로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은 1) 금융 기관 수익성 훼손 2) 실물 시장으로의 유동성 공급 제한 3) 실물 수요 위축의 경로를 통해 경기를 위축시키지만, 현재 미국 상업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0.35%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통화정책과 실물 시장의 연결 고리인 은행은 조달 금리 차원에서 긴축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뉴욕 연은은 기준금리 대비 은행 예금 금리가 과도하게 낮은 현상에 대해 Deposit Beta 개념을 통해 설명한 바 있다.
Deposit beta는 정책 금리인상에 따라 얼마나 민감하게 예금 금리가 올라가는 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준이 100bp 금리를 인상할 때 예금 금리가 50bp 올라간다면 Deposit beta는 0.5다.
Deposit beta는 연준 긴축 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실물 시장에 전이되는 지를 측정하는 개념이다.
강 연구원은 "문제는 이번 사이클에서 Deposit beta가 과거 인상 사이클 대비 과도하게 낮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단행된 대규모 QE, 재정 지원의 효과로 은행이 상당한 규모의 공짜 예금(초과저축)을 보유하게 됐고 은행 입장에서 예금 금리를 높여 예금을 유도할 유인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은행의 Loan&Lease to Deposit 비율은 QE가 처음으로 단행된 금융위기 큰 폭 하락한 뒤 코로나19 국면에서 다시 한 번 급락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