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KB증권은 17일 "최근 은행들의 위기는 특정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이며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임재균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터진 SVB 사태로 인해 연준 위원들의 스탠스를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크다"면서도 이같이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지난 4분기 레고랜드 발 크레딧 유동성 경색에서 보듯이 금리인상의 부작용으로 금융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정부 및 중앙은행들은 그에 맞는 세밀한 정책을 통해 대응할 것이며, 중앙은행은 물가가 높은 만큼 긴축 기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론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연준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겠지만, 연내 3차례까지 반영하고 있는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과도하다"며 "은행 시스템 위기로 변동성은 나타나겠지만, 위기가 일단락되면 연내 반영되어 있는 금리인하 기대감은 후퇴하면서 금리는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험 자산 선호도로 금리가 크게 하락할 때에는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하며 매수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SVB 파산과 CS 우려는 자산의 부실화가 아닌 유동성 문제라고 밝혔다.
SVB 파산에 이어 CS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더 이상 자본을 투자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유동성 위기가 확대됐다.
미국과 유럽 은행의 위기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몽이 되살아 나고 있으나 SVB 파산과 CS의 위기는 2008년와 같은 은행 자산의 부실화가 아닌 유동성 위기라고 했다.
그는 "SVB가 예금 환매에 대응해 채권을 매도하면서 손실을 봤지만 보유하고 있던 채권은 미 국채 및 MBS 등 우량물이었으며, CS도 자산이 빠르게 유출되는 점을 제외하면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 (CET1)은 14.1%, NFSR은 117%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밝혔다.
은행 시스템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문제는 그에 맞는 정책을 통해 대응하고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에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SVB 파산에 이어 CS의 위기로 인해 연준의 긴축 우려는 상당 부분 후퇴했으나 우리는 기존부터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연준의 긴축우려는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있던 가운데,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은행의 위기로 연준도 추가 금리인상에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3월 FOMC에서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는 등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긴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난 2022년 4분기 국내의 레고랜드 발 크레딧 유동성 위기 당시 한은의 정책들은 연준 등 향후 중앙은행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고랜드 사태로 신용시장의 위기가 확산되면서 2022년 10월 23일 금융 당국은 긴급회의를 통해 채권 안정 대책을 발표했으며, 한은도 채권 시장 안정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 11월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2022년 말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이 많이 후퇴하기도 했지만, 1월에도 추가로 금리를 인상했다.
SVB 파산에 대응해 연준도 BTFP 실행, SNB도 CS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하는 등 발빠르게 주변 은행으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한 만큼 연준도 물가는 금리인상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