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리스크온과 금리 되돌림

2023-03-22 07:53:13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2일 글로벌 리스크온 분위기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2년물이 4% 위로 점프하고 10년물 금리도 3.6%를 넘어서는 등 금리가 크게 뛰었다.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은행위기 악화시 예금에 대해 추가적인 보증을 제공하겠다면서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다르다고 했다.

FOMC의 기준금리 25bp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은행 사태에 따른 금리 급락분은 되돌림이 필요했다.

■ 은행위기 완화...美10년 금리 3.6% 위로 점프

미국채 금리는 대폭 올랐다.

은행시스템에 대한 불안이 완화되고 주가가 반등하자 금리가 튀었다. 옐런 장관이 은행 위기가 악화할 경우 예금에 추가 보증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점 등이 리스크온 분위기를 강화시켰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2.38bp 급등한 3.607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6.22bp 오른 3.732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7.55bp 뛴 4.1622%, 국채5년물은 16.05bp 오른 3.7497%를 나타냈다.

독일10년물 금리는 17.69bp 점프한 2.2916%, 2년물은 26.47bp 폭등한 2.6039%를 기록했다. 프랑스10년물은 15.13bp 오른 2.8032%, 2년물은 23.53bp 뛰었다.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영국10년물 금리는 5.59bp 상승한 3.5147%, 2년물은 3.65bp 올랐다.

■ 금융시장 리스크온 무드 이어져...유가 70불 근접

뉴욕 주가지수는 은행 우려 완화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16.02포인트(0.98%) 오른 32,560.60, S&P500은 51.30포인트(1.30%) 상승한 4,002.87을 기록햇다. S&P500은 2주 만에 처음으로 4,000을 돌파했다. 나스닥은 184.57포인트(1.58%) 높아진 11,860.11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3.5%, 재량소비재주는 2.7%, 금융주는 2.5% 각각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2.1%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30% 폭등했다. 월가 대형은행들이 추가 지원을 논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JP모간과 골드만삭스는 3% 가까이 상승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1% 내외로 일제히 올랐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리스크온 분위기에 달러가격이 떨어졌지만, 금리가 급등하자 하락세는 제한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06% 낮아진 103.2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3% 높아진 1.0769달러, 파운드/달러는 0.46% 내린 1.2220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주 영란은행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경계감이 작용했다.

달러/엔은 0.88% 오른 132.4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6% 상승한 6.8779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68%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리스크온 분위기 속에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69달러(2.50%) 오른 배럴당 69.3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53달러(2.07%) 상승한 배럴당 75.32달러에 거래됐다.

■ 옐런, 추가 보증 제공 준비 공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은행 위기가 악화할 경우 예금에 추가 보증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21일 미국은행연합회(ABA) 콘퍼런스 연설에서 “당국이 은행권 유동성 문제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믿는다”면서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 규제당국이 모든 예금을 일시적으로 보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옐런은 "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는 미국 은행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했다"며 "만약 중소형 은행들이 파급적으로 발생하는 뱅크런 등에 고통을 당하면, 당국은 유사한 안정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정부는 필요시 금융안정 리스크를 낮추는 데 전념한다. 미국 국민들은 은행시스템을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최근 SVB와 시그너처뱅크가 붕괴된 이후로 시장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대대적인 안정화 조치에 나선 바 있다.

옐런은 두 은행의 비보호 예금액도 보증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연준은 은행들에 새로운 지원책을 발표하고, 예금 인출에 따른 유동성 수요를 충족해 주기 위해서 긴급대출창구를 마련하기도 했다.

옐런 장관은 특히 현재 혼란 상황은 예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의 문제는 연쇄적인 뱅크런 우려에 따른 것으로 은행들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예금 인출 규모가 안정화되는 등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당국자들은 이번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우리는 현재 당면한 상황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의 규제 및 감독체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FOMC 25bp 인상 무난한 분위기로

최근 미국 지역은행 사태, 크레딧스위스 위기 등을 거치면서 금리 동결, 더 나아가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여전한 인플레 등을 감안해 현실적으로 25bp 인상이 가장 무난하다는 평가도 많다. 일단 은행 사태는 빅스텝 가능성을 차단한 상태다.

물론 시장에선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난무하고 있다. 미국 두 은행의 파산이 큰 위기의 시작일 뿐이라는 주장도 여전하다.

하지만 옐런이 은행 위기 악화시 예금에 대한 추가적인 보증 제공을 약속하는 등 안전장치를 강화할 준비는 돼 있다.

이에 따라 통화당국이 금리 인상에 보다 신중해질 수는 있지만, 당국이 제공하는 안전판을 믿고 금리 인상 기조를 좀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금리인상 부작용 확인에 중점 둬야' vs '인하 반영한 시장금리 레벨 더 되돌려야'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은행 사태는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의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은 금리 인상에 보다 신중해질 수 있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 부작용을 확인한 만큼 긴축에 좀더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으며, 금리 재반등을 채권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한국 경제는 상황이 더 나쁘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전년대비 17.4%나 급감하는 등 한국경제 지표들은 안전자산에 힘을 실어준다는 평가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반대 쪽에선 이미 시장금리가 레벨을 낮추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금리 되돌림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본다.

현재 국고채 금리들은 3.3% 내외에 걸쳐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애매해 하는 사이 다시금 외국인 선물 매매가 시장에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

한편 이날은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국회 기재위에 출석한다.

[채권-장전] 리스크온과 금리 되돌림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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