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3일 FOMC 결과에 따른 미국채 가격 급등 여파에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75~5%로 25bp 인상했지만 지역은행 불안에 따른 신용 긴축이 정책에 미칠 영향을 거론하자 미국채 시장은 내달렸다.
파월은 특히 은행 위기가 부른 신용 위축이 금리인상 효과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금리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최근 미국 지역은행 위기, 크레딧스위스 사태 등이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관점도 재차 강화시킨 가운데 국내 금리도 미국을 따라 레벨을 낮춰볼 듯하다.
■ 美10년 금리 3.4%대로 급락...2년물은 3.9%대로 폭락
미국채 금리는 연준의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로 급락했다. FOMC가 예상대로 25bp 인상했으나 이번 이벤트는 도비시하게 받아들여졌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6.5bp 급락한 3.442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91bp 떨어진 3.6529%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3.18bp 폭락한 3.9304%, 국채5년물은 23.14bp 떨어진 3.5183%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파월이 연내 금리인하 기대를 일축하자 하락했다. 예금의 전액 보증 가능성을 부인한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도 부담이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은행들의 모든 예금을 일괄적으로 보장하는 '포괄 보험' 제공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30.49포인트(1.63%) 하락한 32,030.11, S&P500은 65.90포인트(1.65%) 낮아진 3,936.97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90.15포인트(1.60%) 내린 11,669.9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가 일제히 약해졌다. 부동산주가 3.6%, 금융주는 2.4%, 재량소비재주는 2.2%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15% 넘게 하락했다. JP모간은 2.6%, 모간스탠리는 1.4% 각각 낮아졌다. 반면 2년 만에 분기 순이익을 달성한 게임스톱은 35% 폭등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긴축 막바지 기대감에 금리가 급락하자 달러인덱스도 속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77% 낮아진 102.4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85% 높아진 1.0863달러, 파운드/달러는 0.48% 오른 1.227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97% 내린 131.2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4% 하락한 6.859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28%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휘발유 재고 감소 소식에 상승하며 70달러대로 올라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23달러(1.77%) 오른 배럴당 70.90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37달러(1.82%) 상승한 배럴당 76.69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111만7000배럴 증가했다. 예상치는 150만배럴 감소였다. 휘발유 재고는 639만9000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14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 FOMC, 1차례 추가인상 후 인상사이클 종료 시사
연준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예상치를 5.1%로 유지했다. 일단 연말까지 1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는 4.1%에서 4.3%로 상향됐다. 내년은 금리 인하 시기지만, 인하 폭에 대한 예상이 줄어든 것이다. 내후년은 3.1%로 유지했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3.1%에서 3.3%로 높아진 부분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인플레는 내년 2.5%, 내후년 2.1%를 유지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5%에서 0.4%로 낮아졌다. 내년은 1.6%에서 1.2%로 하향조정됐다. 반면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는 1.8%에서 1.9%로 높아졌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일단 물가안정을 강조했다.
파월은 "연준은 물가안정을 회복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며 "그리고 모든 증거들은 미국 국민들이 연준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 중에 있다는 것으로 믿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안정 문제와 관련해 파월은 우선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유동성도 충분하다"고 했다.
파월은 "은행 시스템의 안전과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은행권 혼란이 가계와 기업들에 신용상황을 더욱 긴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통화정책이 은행권 혼란에 어떻게 대응해야한다고 얘기하기는 너무 이른 시점라면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과는 선을 그었다.
■ 美 금리 인상 막바지...시장은 인하 시점 고려
FOMC의 금리 결정과 함께 관심을 모은 점도표의 중앙값은 5.125%로 변함이 없었다.
즉 이제 1번 더 올리면 끝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연준의 입장은 'ongoing increases will be appropriate'에서 '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 may be appropriate'고 변했다.
이제 금리를 계속 올리는 게 아니라 추가적으로 한번 정번 정도 더 올리고 사이클을 종료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지금은 미국 지역은행 사태로 금융여건이 어려워짐에 따라 금융 환경이 타이트해졌다.
따라서 금융여건의 어려움이 생각보다 커지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아울러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관심도 계속된다.
점도표 등을 감안할 때 연준이 금리를 한 번 더 올린 뒤 동결기간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가 관심이다.
아울러 향후 물가 상승률 둔화 등을 보면서 연내 인하 가능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이 "연말 금리인하 기대는 시장이 잘못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으나 시장엔 이를 믿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아 향후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
■ 기준금리 인하 반영한 국내 시장금리의 강세룸은
현재 국고채 3년 이상 구간 금리는 모두 3.2%대에 도열해 있는 상태다.
기준금리가 3.5%인 상황에서 국내 시장금리는 미래의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상태다.
강세론자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막바지이고 앞으로는 인하 시점이 관건이 될 수 있는 만큼 계속해서 시장금리기 하락룸을 테스트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선진국보다 낮은 데다 최근 수출 부진 등 경제 지표들이 어려움을 말해주고 있어 금리는 경기 둔화를 반영하는 쪽으로 움직이려는 관성에서 벗어나지 어렵다는 평가도 보인다.
하지만 이미 국내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50bp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추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관점도 보인다.
미국 시장을 추종해 국내 금리가 더 하락하더라도 사실상 지금도 '오버'하는 중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금은 시장금리 레벨이 주는 부담과 미국 정책변화 가능성이 주는 기대감이 혼재돼 있는 가운데 외국인 선물매매 등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