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4일 대외 금리 하락과 레벨 부담 사이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금리는 단기구간 위주로 하락하면서 커브 스팁을 나타내 다시금 외국인 선물 매매가 주목된다.
외국인은 전날 선물시장에서 3년선물 매수, 10년선물 매도를 통해 커브를 세웠다. 간밤 미국 시장의 단기구간 강세에 따른 커브 스팁으로 외국인의 추가적인 반응이 주목된다.
FOMC 이후 달러/원 환율 폭락이 나타난 가운데 환율 반등 강도, 가격 부담 등을 모두 감안해야 할 듯하다.
■ FOMC 인상 막바지...美금리 단중기 구간 위주 금리 하락
미국채 금리는 중단기 구간 위주로 레벨을 크게 낮췄다. 금리인상이 막바지로 다가선데 따른 기대감이 이어졌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25bp 하락한 3.42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31bp 오른 3.696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8.90bp 떨어진 3.8414%, 국채5년물은 7.23bp 내린 3.4460%에 자리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반등했다. 옐런이 전날과 달리 예금에 대해 전액 보증 가능성을 거론하자 하락했던 주가가 상승 전환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5.14포인트(0.23%) 오른 32,105.25, S&P500은 11.75포인트(0.30%) 상승한 3,948.72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17.44포인트(1.01%) 높아진 11,787.4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에너지주가 1.4%, 유틸리티주는 1%, 금융주는 0.7% 각각 낮아졌다.
개별 종목 중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6% 급락했다. 자이언스은행은 10%, 찰스슈왑은 5% 이상 각각 밀렸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는 일제히 2% 올랐다. KBW은행지수는 1.7% 하락해 이틀 연속 내렸다.
달러가격은 오후 내내 은행주 급락을 따라 주가지수가 레벨을 낮추자 상방 압력을 받았다. 장 막판 옐런의 '필요시 예금 전액 보증' 발언이 있었지만 달러인덱스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22% 높아진 102.5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0% 낮아진 1.0835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파운드/달러는 영란은행이 예상대로 25bp 금리를 인상하면서 0.12% 오른 1.228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9% 내린 130.66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44% 하락한 6.8305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04%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4일만에 하락하면서 다시 70불 아래로 내려갔다. 미 정부가 전략비축유(SPR) 재축적이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밝혀 유가가 압박을 받았다.
미 정부가 전략비축유(SPR) 재축적이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밝혀 유가가 압박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94센트(1.33%) 하락한 배럴당 69.9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78센트(1.02%) 내린 배럴당 75.91달러에 거래됐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장관은 하원 보고에서 "배럴당 70달러의 정부 목표가로 SPR을 재축적하는 것이 어려울 듯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말 바꾼 옐런, 시장에 변동성 초래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23일 하원에 출석해 "필요하다면 은행 시스템에 추가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날 그는 모든 예금을 보장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발언한 뒤 이날은 태도를 바꾼 것이다.
옐런은 "미국 정부는 최근 조처를 통해 미국 국민들에게 예금 안전을 보증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이 며칠 사이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옐런 발언이 시장에 전해진 시점에 KBW 은행지수는 1.9% 전후 하락을 기록했다.
바이든 정부가 은행예금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부 관료들이 모든 미국은행 예금들에 대해 일시적으로 연방 보증을 확대할 수 있는 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미국 정부가 발빠른 정책전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 달러/원, 전날 폭락 뒤 반등폭 가늠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29.4원 폭락한 1,278.3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가인 1,298.0원보다도 19.7원 떨어져 장중 상당히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하루 기준 하락폭은 작년 11월 11일 이후 가장 컸다.
결과적으로 종가 기준 환율은 지난 2월 14일의 1,269.4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도비시한 FOMC 결과에 따른 금리인상 막바지 인식, 글로벌 달러 약세, 역외 달러 롱 플레이어들의 포지션 손절 등이 환율 폭락을 불렀다. 특히 손절 등 수급 요인이 커 장중 환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FOMC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뒤 파월이 연내 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고 강조했으나, 미국 시장금리 하락으로 달러는 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급락에 따른 반등 등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283.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 스왑포인트 -2.70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278.30원)보다 7.40원 상승했다.
■ 도비시해진 FOMC, 무리하지 않는 BOE
영란은행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4.25%로 끌어올렸다. 이번 인상 결정은 7:2였으며, Dhingra와 Tenreyro 위원은 12월, 2월에 이어 동결을 주장했다.
회의 전 나온 영국의 2월 전년비 물가상승률은 10.4%로 재차 높아졌으나 빅스텝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없었다.
BOE 내 가장 매파적인 Mann 위원은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작년 3월을 제외하고 항상 50bp 혹은 75bp 인상을 주장했으나 이번엔 25bp 인상에 동조했다.
영국 금리 시장은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금융불안, 임금의 하향 안정 가능성, 매파들의 누그러진 태도 등에 주목하면서 달려나갔다.
미국 금리인상 종료가 다가온다고 느낀 영국 투자자들은 BOE 내부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지하고 5월 회의의 동결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는 급락했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국채2년물 금리는 21.55bp 급락한 3.2638%, 국채10년물은 8.98bp 하락한 3.5018%를 기록했다.
■ 바뀌는 중앙은행 태도들 vs 너무 빨리 내려간 금리
이자율 시장은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인식과 레벨 부담 사이에서 갈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점도표는 추가적으로 1번 더 올리면 이번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인플레가 아직 기대만큼 둔화되지 않아 점도표 내 내년 인하 기대값은 25bp 폭을 기준으로 3번 정도다.
영국에서도 매파가 목소리를 낮췄다. 금융안정 관점이 강화되면서 10% 넘는 물가상승률에도 빅스텝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은 없었다.
채권 롱을 외치는 사람들은 이런 글로벌 분위 변화, 그리고 한국 경제의 어려움과 물가 상승률 둔화 등을 감안할 때 금리 하락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흐름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빠지지 않는다.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금리 선물시장이 5월 동결 가능성을 70% 가까이 반영하고 달러가격이 속락한 것 등이 과하지 않냐는 진단도 보인다.
국내 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도 빠지지 않는다.
최종호가수익률을 보면 국고3년은 3.206%, 국고5년은 3.186%로 낮아졌다.
기준금리가 3.5%이고 조속한 금리 인하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50bp 금리인하를 반영한 지금의 레벨은 지나치다면서 경계하는 모습들도 적지 않다.
특히 2월 초 금리 레벨이 크게 내려온 뒤 속등한 경험도 있어 최근의 가파른 레벨 하락은 상당한 긴장감도 심어주고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