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NH투자증권은 27일 "은행 이벤트에 대한 정책당국의 원칙은 후행적 대응이며, 예금자는 위기 시 대응이라는 조건부 안전은 안전하게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승원 연구원은 "중소형 은행에서 대형, MMF로의 Money Move가 확인된다"면서 예금 금리 정상화로 긴축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3월 FOMC 당일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연준은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저축자들을 보호할 수단이 있다’며 저축자들은 예금이 안전하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시간 옐런 장관은 상원 의회 증언에서 ‘미국 뱅킹 시스템은 안전하며 전체 은행 예금에 대한 포괄적 보증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한 뒤 말을 바꿨다.
강 연구원은 "두 기관장 모두 뱅킹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핵심은 ‘후행적 대응’의 원칙을 명시적으로 밝혔다"이라며 "이미 은행 이벤트가 발생한 상황에서 정책 당국은 현재로서는 더 큰 문제가 없으며 추가 이벤트 발생 시 이를 수습할 능력이 있음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예금자 혹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가 중요하며 선제적 대응을 요구하는 중"이라며 "결국 뱅크 런 위기를 선제적으로 막아 줄 수 이는 정부 보증 옵션이 제거된 상황에서 예금자들은 위기 발생 시 지원이라는 ‘조건부 안전’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당국의 ‘후행적 대응’ 원칙 하에서 예금자의 우월 전략은 대형은행 혹은 MMF으로의 저축 이동이며, 중소형 은행들의 우월 전략은 예금 금리 인상을 통한 예금 유치라고 했다.
그는 "예금자와 은행의 결정은 상호 영향을 주며 미국 은행 예금 금리 상승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실제로 3월 8~15일 한 주 간 미국 소형 은행들의 예금 감소 폭은 1,078억 달러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은행 대출 태도가 긴축화되는 가운데 자산 구성 선택도 대출에서 채권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연준의 긴축 효과가 실물 시장으로 전달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이벤트"라고 했다.
따라서 연준은 5월 인상 후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월 이후 주요 경제 권역 간 통화 긴축 속도 차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한국, 캐나다는 금리 동결 사이클에 진입했다. 영국은 다음 정책 회의에서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다"며 "미국은 한 차례 추가 인상 후 인상 종료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ECB만 3월 50bp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여전히 가장 ‘매파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글로벌 금리 인상 국면이 속도 차별화로 전환됐다는 것은 일부 국가에서 금리인상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현재 시점에서 단순히 한-미 기준금리 격차를 근거로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주장하는 논리는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한국은행의 정책 초점은 대내 요인으로 전환된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