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1분기 한은 차입 급증...이미 작년 한해 차입 규모 큰 폭 상회

2023-04-06 09:34:59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올해 1분기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대규모의 자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은이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중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총 48조원 가량을 일시 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분기 차입 규모가 작년 한 해 차입 규모보다 14조원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세수 부족으로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시 차입은 재정 운용상 세입과 세출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단기간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받는 대출로, 3월 말 기준 31조 원의 잔액이 남아있다.

장 의원은 "일시 대출이 늘어난 것은 자산시장 부진과 수출 경기 악화, 그리고 무분별한 감세로 인해 정부가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며 "정부의 빈번한 일시 차입은 물가를 잡겠다는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한은 일시차입 급증

한국은행의 자료를 보면, 1분기 중 정부는 총 48.1조원의 자금을 한은으로부터 일시 차입하고 17.1조원을 상환했다.

정부는 한은으로부터 지난 한 해 동안 총 34.2조원, 2021년에 7.6조 원의 일시 대출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초부터 일시 차입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정부가 재정 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실제로 올해 2월 말 기준 누적 국세 수입은 전년 대비 15.7조 원 감소했다.

국고금관리법과 한국은행법에 따라 정부는 한국은행으로부터 필요한 때 일시 차입을 할 수 있다.

한은 금통위는 매년 일시 차입 한도를 의결하면서 "정부는 한은의 일시 차입이 기조적인 부족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라는 조건을 붙이고 있다.

일시 차입이 발권력을 동원하는 만큼 인플레이션의 잠재적 요인이 될 수 있고 통화정책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중앙은행의 정부에 대한 대출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세수 부족으로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빈번하게 일시 차입을 하는 것은 물가를 잡겠다는 현재의 한국은행 통화정책 기조와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 올해 1분기 한은 차입 급증...이미 작년 한해 차입 규모 큰 폭 상회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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