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주도주는 언제나 투자와 연계...2차전지, ‘승자’와 '패자’에 대한 베팅 준비해야 - 메리츠證

2023-04-12 09:57:26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12일 "투자(Capex)를 공격적으로 하는 산업(기업)이 그 시기의 주도주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우 연구원은 "투자가 확대된다는 것은 매출 등 실적이 한 단계 레벨업 되는 계기이자 성장의 시그널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크게는 2000년 중후반 중국관련주(ex. 시클리컬), 작게는 2010년 중반 편의점 관련주까지 ‘증설’과 ‘출점’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고 했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은 모두 ‘투자 사이클’이라고 결론내렸다.

이 연구원은 "물론 성공 가능성이 높은 투자라는 전제 하에서 유효한 이야기"라며 "국내 기업의 투자는 새로운 산업의 개척보다는 산업이 형성될 때 빠르게 진입해 성과를 얻는 패턴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단점도 있다고 진단했다.

중간재 생산을 위한 투자가 많다 보니 주도주의 지속력이 길지 않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산업이 성숙되기 시작하면 기업의 성장세는 빠르게 위축된다. 평균 2~3년 사이클로 국내시장 주도주가 바뀌어 온 이유"라고 밝혔다.

2차전지 기업의 주가 강세도 '투자(Capex)'에서 촉발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작년부터 2차전지 주가는 투자 모멘텀에 기반한 랠리였기에 그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는 왜 올해 2차전지에 대한 분위기가 급변했냐는 것"이라고 했다.

투자의 예상 궤적이 시장 예상과 크게 달라진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작년 12월만 해도 올해 투자규모는 작년대비 소폭의 증가 혹은 Peak –Out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올해 3월 이후 투자는 오히려 더 강해지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는 "주가도 이러한 투자 모멘텀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시장의 기대치를 반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나 최근 주가의 과열 해소는 여전히 불가피하다"며 "특히 올해 이후 매끄러운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는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2025년~2030년까지 투자의 점증 사이클이 현실화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역대 국내 투자 사이클이 장기간 유지됐던 적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이제부터는 숫자에 민감해져야

국내 투자가 장기간 진행되지 못한 배경은 '중간재’ 산업의 한계와 산업의 사이클과도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새롭게 산업이 개화되는 시기에는 산업 자체가 고성장하기에 대부분의 진입 기업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영위하지만, 산업이 일정 규모 이후 성장하게 되면 ‘성장률’ 은 자연스럽게 하락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기업 역시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기업이 산업의 성장률 이내에서 성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 자체의 성장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PC의 판매량, 스마트폰의 판매량 등과 같은 산업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대표적"이라며 "예를 들어 매년 100%, 200%씩 판매량이 점증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그 상품은 아직은 새로운 진입자가 들어와도 충분히 성장을 향유 할 수 있는 단계이지만, 예전과 달리 30%, 20% 성장률로 떨어지고 있다면 그 시장은 기업간의 경쟁과 도태가 생겨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같은 관점에서 과거 스마트폰 사이클, 판매량 증가세 추이를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1년 핸드폰 판매량은 90% 가량 급증한 이후 2012~2013년에는 40%의 성장세로, 2015년 이후는 제로(0) 성장으로 수렴됐다. 그 과정에서 국면을 정의해 본다면, 4가지로 나뉜다고 했다.

가격(P)인상과 판매량(Q)이 증가하는 국면, 가격은 정체되어 있지만 판매량이 여전히 증가하는 국면, 가격 하락을 통해 판매량을 늘려야 하는 국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격인하에도 판매량이 주는 국면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경우를 비춰보면, 산업의 성장률이 40% 국면에 안착할 때 ‘가격 경쟁’이 본격화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당시 안드로이드 진영과 아이폰 진영의 가격 경쟁이 시작된 시기는 2012년부터"라고 밝혔다.

또 한 가지의 시사점은 기업의 성장률이 결국 산업의 성장률 범위 내에서 성장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해당 국면에서 스마트폰 기업의 매출 성장은 40% 이내로 기록할 가능성이 높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이보다 더 낮을 수 밖에 없다"며 "2010년 전후와 같은 강한 성장이 아니기에 2012년 이후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정체된 이유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산업의 성장률 둔화가 진행되는데 투자를 기존의 속도로 유지한다면 ‘공급과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과거 국내 시크리컬(철강, 조선, 화학 등)의 산업이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에 공급과잉에 접어들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시장의 플레이어 많을수록 그 위험은 커진다. 완제품(ex. 스마트폰)을 파는 곳이 아닌 관련 부품(ex. 카메라 모듈 등)을 납품했던 곳의 사정도 낫지 않았다. 공급처가 삼성이냐 애플이냐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2013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국내 IT부품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적도 주가도 마찬가지였다.

■ 2차전지의 미래

이 연구원은 "지금의 전기차, 2차전지 산업을 보면, 향후 산업의 성장률 자체가 중요해질 수 있는 시기"라며 "2Q21 전기차(EV) 판매량이 200% 가량 성장한 뒤 작년 4분기에는 50%대로 하락했다. 아직은 생산차질의 이슈에서 온전히 벗어난 상태가 아니고, 스마트폰 대비 높은 판매단가로 곡선의 형태는 좀 더 완만할 가능성이 있지만, 점차 시장은 판매량에 대한 ‘숫자’에 신경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만약 향후 연간 전기차 판매량 성장률이 50% 이내로 하락한다면, 어떻게 봐야 할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의 성장은 곧 산업의 성장률에 수렴한다면 것을 본다면, 또 부품 및 중간재 업체 역시 산업의 성장에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면 관련 시장의 성장성 둔화에 대한 걱정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이제 서서히 ‘승자’와 '패자’에 대한 베팅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산업의 성장이 둔화되면 경쟁이 격화되고 퇴출기업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2009~2013년의 점유율 재편 이후 삼성과 애플의 양강구도가 굳혀지기 시작했고, 점유율의 변화는 해당 기업들 내 시가총액 비중 변화로도 연결됐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2013년 이후 애플은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5%대로 스마트폰 업체 전체 시가총액 중 60~70%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20%대의 점유율로 이와 비슷한 20%대의 시가총액 비중이 형성됐다.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더 높았지만 애플의 고수익성이 프리미엄을 받은 결과였다.

현재 전기차 시장도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제외 전기차 시장 내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18% 수준이고, 동종업체들 내 시가총액 비중은 40%로 가장 높다"면서 "테슬라를 제외한 여타 기업들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폭스바겐이 시장 점유율 9.6%로 2위권에 있지만 향후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 변화에 민감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쏠림의 적정 레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과거 국내 주도주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장기적으로 주도주의 시가총액 비중(KOSPI 전체 시가총액 내 비중)은 이익 비중(KOSPI 연간 순이익 내 비중)에 수렴했다. 산업 초기의 성장성이 클수록 이익 비중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높게 형성되지만 결과적으로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시가총액과 이익 비중이 연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2차전지가 어떤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을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 연구원은 "2000년 중후반 중국관련주(ex. 시크리컬)는 시가총액 이익비중과 큰 괴리를 보이지 않았다"며 "KOSPI 전체 이익의 10% 수준을 담당하다 20~30%까지 늘어나기는 했지만 현재는 다시 예전 수준인 10%정도의 이익과 시가총액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2011년 전후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사이클 때에서도 패턴은 유사했다고 상기했다.

15% 이익 비중에서 30%대의 이익 비중까지 높아졌지만 시가총액 비중은 유사하거나 다소 못 미쳤다는 것이다. 산업 자체의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은 탓이었다.

다만 2010년 중후반의 '화장품’은 남달랐다. 이익 비중은 1~2% 수준이었지만 당시 KOSPI 내 비중은 최대 5% 중반까지 상승했다. 시장 평균 밸류에이션보다 2~3배 가량 더 성장에 대한 프리미엄을 받았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현재는 이익비중과 시가총액 비중이 수렴되고 있다. 2020~2021년 네이버, 카카오도 화장품과 유사하다"면서 "1%~2% 이익비중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6% 수준까지 반영 했었고, 현재는 시가총액 비중 3%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2차전지(KOSDAQ 기업 포함)는 6%의 이익 비중에 16%의 시가총액 비중을 반영하고 있다"며 "화장품, 네이버 & 카카오 보다는 이익 비중이 높지만 이익 대비 시가총액 비중의 비율은 이들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는 둘 중 하나다. 장기적으로 전체 이익의 16% 수준으로 이익이 창출되거나(KOSPI 순이익 150조원 가정 시 24조원), 6%의 이익 비중 수준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수렴되거나 둘 중 하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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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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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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