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하나증권은 12일 "총발행관점에서 보면 연간 4백조 발행시장에서 한전채 발행은 블랙홀이라고 칭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상만 연구원은 "최근 한전채 블랙홀 시리즈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전채의 채권수급 블랙홀 논리는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한 한전이 석유,가스대금을 치르느라 채권을 계속 발행할 수 밖에 없고 그에 따라 잠재적인 채권수요를 구축함으로써 전체적인 채권 발행여건 및 조건(금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논리다.
김 연구원은 "한전의 채권발행은 새로울 것은 없고 작년초부터 지속되어온 사안이었으며, 레고랜드 사태때 처음 이슈화된 후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다시 수면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주위의 변덕이 문제라고 했다.
그는 "팩트체크 측면에서 과연 한전채가 채권시장의 블랙홀로 작용했는지를 확인해 보면 근거가 강하지 않다"면서 "한전채발행이 많지 않았던 2020~21년에도 공사채 발행순증은 22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 안정과 바꿔먹은 신용 스프레드...PF는 관리 가능
미국발 뱅크런 이슈는 일단 진정세에 들어갔다. 시장이 사태 이전의 상태로 다시 복귀할지 관심이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시장금리 동향을 보면 그렇지 않아 보인다. 사태 이후로 국내외 시장금리는 크게 하락하였는데 그 배경에는 금융안정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내지 그에 대한 기대형성), 사태여파의 부정적인 채널효과에 따른 성장성 저하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정적 채널효과라 함은 시장은 안정시켰지만 그 과정에서 사용된 도구 및 잠재적인 파장이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돈으로 돈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은 당초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고 그에 따라 채권의 기간스프레드는 확대압력을 받을 것이고, 사태의 본질적 문제인 자산 건전성에 대한 불신은 금융사들의 대출태도를 위축시키면서 신용스프레드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것"이라고 했다.
모두가 행복한 만병통치약은 없다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그와 맥락을 같이 하면서도 또 다른 성격의 이벤트가 예고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PF금융에 대한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는데 그간 적극적으로 유동성지원 의지를 견지해온 정책당국의 입장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 정책변화의 배경에는 아무래도 해외 뱅크런사태가 직접적인 트리거로 작용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선제적인 예방조치로 시스템리스크의 발생가능성을 제어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건전한 금융기반을 만들고자 하는 취지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 현재 시장에는 이 같은 구조조정계획에 따라 약간의 긴장감이 조성돼 있는 상황"이라며 "구조조정에 대한 로드맵이 어떤 것인지, 또 그런 것이 있기나 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것이 필요한 상황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 PF관련 대출의 절대규모(22년말 현재 130조원, 은행제외시 84조원)가 전체 국내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3Q22 기준 2,697조원)의 5%(은행제외 3%)미만으로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PF대출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의 잔액은 약 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이슈는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