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8일 미국채 급등 여파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금리는 최근 3일 연속 올랐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12일 종가기준으로 3.4%를 살짝 밑돌다가 3거래일만에 20bp 남짓 상승해 3.6% 위로 올라왔다.
미국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는 데다 다시금 연준 관계자들이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는 영향을 받고 있다.
국내시장은 지난주 매파적 금통위 이후 추가 강세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밀리면 사야한다는 저가매수 의지도 있지만, 최근엔 금리 레벨 부담,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여전히 물가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 美금리 급등...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 급상승 여파
미국채 금리는 예상을 웃돈 뉴욕주 제조업 지표 호조에 급등했다. 다음달 추가 긴축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렸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66bp 뛴 3.6042%,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42bp 상승한 3.8121%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9.32bp 오른 4.1984%, 국채5년물은 9.75bp 상승한 3.7065%를 나타냈다.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10.8로 전월 마이너스(-) 24.6에서 상승했다. 예상치 -15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금리선물 시장은 25bp 인상 가능성을 85% 넘게 반영하고 있다.
지수 내 신규주문은 25.1로 전월보다 46.8 상승했다. 출하량도 23.9로 37.3 올랐다. 피고용 인원지수는 -8.0으로 2.1, 피고용인 평균 노동시간 지수도 -6.4로 12.1 상승했다.
뉴욕 지역내 제조업 경기가 4월 들어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6개월 이후 전망을 보면, 제조업지수는 6.6으로 전월보다 3.7 상승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연준 관계자들은 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공언하고 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를 더 보기를 원한다.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로 회귀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유럽 쪽 금리도 최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10년물 금리는 14일 6.48bp 오른 뒤 17일엔 3.35bp 상승했다. 독일 금리는 6일 연속 상승해 2.4686%를 기록 중이다.
프랑스10년물 금리는 3.17bp 상승한 3.0320%를 기록했다. 프랑스 금리도 6거래일 연속으로 오른 것이다. 영국10년물 금리는 3.28bp 오른 3.8178%를 기록했다. 이틀 연속 오른 것이다.
■ 뉴욕 주가, 은행주 실적 호조로 강세...달러가격도 상승
뉴욕 주가지수는 은행주 실적 호조로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0.71포인트(0.30%) 상승한 33,987.18, S&P500은 13.68포인트(0.33%) 오른 4,151.32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34.26포인트(0.28%) 높아진 12,157.72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부동산주가 2.2%, 금융주는 1.1%, 산업주는 0.8%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알파벳이 3% 가까이 하락했다. 삼성이 스마트폰 검색 엔진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상을 웃돈 조정 순익을 발표한 찰스슈왑이 4% 급등했다.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M&T뱅크 역시 7% 이상 올랐다. 애플은 강보합 수준이었다.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연 4.15%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 계좌 상품을 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주요 은행 24곳을 추종하는 KBW은행지수는 1.4% 높아졌다. 테슬라, 넷플릭스,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이번 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달러인덱스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호조를 나타내 금리가 오르자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53% 높아진 102.10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6% 낮아진 1.0932달러, 파운드/달러는 0.30% 내린 1.237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7% 오른 134.4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2% 상승한 6.881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06%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그리고 달러 강세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69달러(2.05%) 내린 배럴당 80.83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55달러(1.80%) 하락한 배럴당 84.76달러에 거래됐다.
■ 경제부총리 "물가안정 우선...이후 성장에 더 신경"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여전히 물가안정을 강조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크게 둔화됐지만 한은처럼 물가안정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일단 물가를 우선 순위에 놓았다.
추 부총리는 전날 오후 국회 기재위에 출석해 "물가도 잡고 경기도 활성화하는 해법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면서 "지금은 물가안정이 우선이다. 그게 되면 경기 살리는 노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2분기에 3% 수준으로 올 것 같다고 밝혔다. 부총리는 "경기 둔화 속에 물가 안정부터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각을 경계했다.
부총리는 "IMF가 올해 한국 성장률을 1.5%로 정도로 보지만 선진국 대비해서 나쁘지 않다. IMF는 상반기 1% 내외, 하반기 2% 안팎으로 본다"고 했다.
내년엔 더 좋아진다는 말도 덧붙였다.
부총리는 "경기는 작년 4분기, 올해 1분기 가장 어렵고 상반기 지나면서 하반기로 가면서 서서히 나아진다. IMF도 내년엔 2.4%로 선진국보다 훨씬 높게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지금 IMF와 OECD 등은 세계경제가 오일쇼크를 제외하고 30~50년 사이 가장 안 좋게 전망하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경제 상황은 어렵다고 했다.
공공요금 인상과 관련해선 "공기업 적자도 걱정이고 민생 부담도 걱정"이라며 이런 점을 전체적으로 감안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세수부족 규모에 대해선 "지금 말하긴 좀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부총리는 "세수가 부족하더라도 민생관련 지출은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세계잉여금, 기금 여유자금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추경에 대해선 일단 선을 그었다.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아직 추경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기를 꺼렸다.
부총리는 "세수부족은 좌우지간 여러 방안 강구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 재정지출 효율화로 먼저 대응하고 증세는 마지막 검토 사안"이라며 "어렵게 법인세 등을 1%p 내렸는데 또 증세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우리 재정정책은 빚을 많이 내지 않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료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은 전향적으로 검토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조치 연장을 거론했고, 부총리도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뜻을 비쳤다.
부총리는 "유류세는 당에서 건의도 있고 민생 부담도 있어서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 입찰 헤지 욕구와 환율 따른 금리 상승 압력...그리고 레벨
금통위 이후 금리는 대체적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고10년 금리는 3.3%대 중반으로 올라섰고 국고3년 금리는 3.3%에 근접했다.
전날에 입찰에 따른 수급 요인, 환율 급등 요인 등도 작용했다.
외국인이 장중 국채선물 매도를 늘리는 가운데 국고채 10년 입찰 영향을 받았다. 본입찰 낙찰금리가 유통금리보다 낮게 나와 헤지 욕구들이 강해졌다.
환율 급등도 부담이었다. 최근 달러인덱스 상승이나 연준이 다시 매파적으로 나오고 있는 점 등이 달러/원 환율을 재차 밀어올렸다.
달러/원 환율은 전날 12.2원 오른 1311.1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 후반 미국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이번주에 뉴욕 제조업지수까지 양호하게 나왔다. 따라서 통화긴축 가능성이 강해지면서 달러값 상승 압력이 작용하는 중이다.
최근 금통위 여파, 그리고 대외요인으로 금리가 재차 오르고 있다. 경제부총리 역시 물가안정이 우선이라는 점을 거론했다.
하지만 한국경제 큰 그림은 바뀐 게 없으며 서서히 저가매수로 대응해야 할 때라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10년물 입찰이 끝났고 금리도 최근 올라왔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금리 상하단 모두 제약이 있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시장금리 아래 쪽으론 레벨 부담, 위쪽으론 경기·물가 둔화 흐름 등이 작용해 금리를 가두고 있다는 진단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