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권, MMF로의 자금이탈 따른 예금금리 상승 압력...은행 수익성 약화시 경제성장률 둔화로 - 국금센터

2023-04-20 09:59:04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20일 "미국 은행권은 예금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용증가로 수익성이 약화될 경우 대출기준 강화 및 자본 축적 등으로 대응해 향후 은행대출 감소 및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금센터는 "기준금리 인상이 예금금리에 반영되는 전가율인 deposit betas가 균형 수준을 넘어 10%p 상승할 때 은행권 수익성은 약 20% 감소하고, 은행 수익성이 10% 하락할 때 은행대출은 약 2%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은행이 현재 ROE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균형 deposit betas는 40~45%로 추정되며 deposit betas 상승이 즉각적으로 은행 수익성을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되나 은행의 수익성 약화는 은행산업에 대한 미래전망 악화 및 대차대조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 확대로 이어져 은행이 대출기준 강화 및 자본 축적 등으로 대응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미국 deposit betas가 균형 수준을 넘어 10%p 상승할 때마다 은행대출은 약 4% 감소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deposit betas 상승 시나리오에 따라 은행권 대출은 대략 3~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며 그 결과로 2023년 미국 GDP 성장률은 0.3~0.7%p 타격을 받을 소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 은행 예금이탈과 예금금리 인상 경쟁

최근 은행권 불안 여파로 미국 내 은행예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MMF로의 자금유입이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은행권 예금이탈 재개 및 예금금리 인상 경쟁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MMF는 투자신탁회사가 고객의 돈을 모아 금리가 높은 CP(기업어음), CD(양도성예금증서)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되돌려주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투자자 유형에 따라 기관투자자형(Institutional) MMF와 소액투자자형(Retail) MMF로 구분되며, 투자대상에 따라 국공채(Government) MMF와 Prime MMF로 구분된다. Prime MMF는 국공채 MMF와 달리 회사채, CD, CP, RP 등 투자대상이 다양하다.

미국 내 전체 상업은행의 예금보유 규모는 4월 5일 기준 17.43조달러로 은행권 불안 발생 이전인 3월 1일 17.66조달러 대비 2,369억달러 감소했다.

특히 중소형 은행과 외국계 은행의 예금이 각각 1,833억달러, 996억달러 감소하면서 은행권 예금이탈을 주도(대형은행 예금은 460억달러 증가)했다.

미국 MMF 총자산 규모는 같은 기간 중 4.89조달러에서 5.25조달러로 3,534억달러 증가했다. 투자 대상별로는 국공채 MMF로 3,685억달러 유입(Prime MMF,162억달러 유출)이 이뤄졌다.

투자자 유형별로는 기관투자자형 MMF로 2,711억달러 유입(소액투자자형 MMF,823억달러 유입)이 나타났다.

미국 예금자들이 이번 은행권 불안을 계기로 수익성이 더 좋은 MMF 등에 크게 주목하고 관심을 가질 경우 은행권 예금인출이 재개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

미국 정부와 연준은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을 긴급하게 도입하고, 상업은행에 대한 연방주택대부은행(FHLB)의 대출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은행들이 안정적으로 유동성 버퍼를 마련할 수 있도록 빠르게 조치했다.

BTFP는 예금자들의 예금인출 수요를 은행들이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적격예금 기관을 대상으로 한 신규 대출 제도다.

최근 미국 내 상업은행 예금 변화 추이는 은행권 불안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내 상업은행 예금 보유액은 3월 22일까지 빠르게 감소했으나 이후 2주 동안 대형은행과 중소형 은행 예금이 각각 766억달러, 539억달러 증가하면서 1,175억달러 늘었다.

센터의 김우진 연구원은 그러나 "예금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함께 연준의 통화긴축으로 인한 금리변동 위험이 낮은 MMF를 인지하고 은행예금을 다시 이체할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최근 MMF 수익률은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5%에 근접해 예금금리와의 격차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수익성 측면에서 예금이탈 유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과거 4번의 통화긴축 기간 동안 MMF 자산 규모는 평균적으로 약 20% 증가했다. 이는 이번 통화긴축 주기에 MMF 자산이 약 1조달러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MMF 자산 증가속도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와 규모에 의존하며 주로 통화긴축 주기 후반에 MMF 자산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통화긴축 시기에 MMF 자산이 5% 증가하는 데 걸린 시간을 비교해보면 금리인상이 빠르게 진행된 1994년과 1999년에 각각 8개월, 4개월이 걸린 반면 점진적이었던 2015년은 29개월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연준의 기준금리가 100bp 인상될 때마다 이후 2년 동안 MMF 자산이 약 1,000~1,500억달러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22년 3월 25bp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2023년 3월까지 13개월동안 총 475bp를 인상한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4,750~7,125억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예금금리 상승 정도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은행권 예금이탈 재개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체 저축 수단, 예금 이체 비용 감소 등은 은행권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과거 통화긴축 주기에서 은행권 예금금리는 연준의 정책금리 변화에 시차를 두고 제한적으로 상승했다.

다만 이번 통화긴축 주기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금금리에 반영되는 전가율(Deposit Betas)은 현재 31.3%로 2015년 통화긴축 주기에서 기록한 30.9%를 상회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은행 예금금리는 연준의 기준금리가 최종 수준에 도달하고 평균적으로 2~3분기가 지나고 나서 최고점에 도달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번 통화긴축 주기에서 미국 은행권 deposit betas는 금융위기 이전의 통화긴축 시기의 경로를 따라 46.5~52.2%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은행과 중소형은행의 deposit betas는 각각 45%, 48%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더욱이 은행예금과 여타 단기금융상품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나거나, 그 차이가 점차 더 확대될 것으로 인지될 때 예금금리는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또한 기술발전으로 낮아진 자금 이체 비용은 은행 간 예금 확보 및 유치 경쟁을 자극해 예금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모바일 뱅킹 사용 성인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20%에서 70%로 빠르게 증가했고 인터넷 은행과 일반 은행 간 예금금리 격차도 크게 확대돼 있다.

美은행권, MMF로의 자금이탈 따른 예금금리 상승 압력...은행 수익성 약화시 경제성장률 둔화로 - 국금센터


美은행권, MMF로의 자금이탈 따른 예금금리 상승 압력...은행 수익성 약화시 경제성장률 둔화로 - 국금센터


美은행권, MMF로의 자금이탈 따른 예금금리 상승 압력...은행 수익성 약화시 경제성장률 둔화로 - 국금센터


美은행권, MMF로의 자금이탈 따른 예금금리 상승 압력...은행 수익성 약화시 경제성장률 둔화로 - 국금센터


자료: 국제금융센터
자료: 국제금융센터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저작권자 © 장태민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많이 본 뉴스

Memory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