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1일 미국 등 글로벌 금리 하락으로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영국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국내 투자자들도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전일 오후 국내시간 장중 발표된 독일 PPI는 예상을 크게 밑돌아 채권시장 가격변수를 지지했다.
간밤 미국 경제지표들은 부진하게 나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 글로벌 금리들이 일제히 레벨을 낮췄다.
대외의 우호적인 분위기와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레벨 메리트 등으로 국내 채권시장도 강세룸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분위기다.
■ 美금리 하락...지표부진
미국채 금리는 20일 단기구간 위주로 급락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62bp 하락한 3.535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02bp 떨어진 3.7454%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0.54bp 급락한 4.1359%, 국채5년물은 8.19bp 속락한 3.6246%를 나타냈다.
신규 실업이 늘어나고 주택지표와 제조업지표는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지표가 부진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신청건수는 전주보다 5000명 늘어난 24만5000명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24만명을 상회하는 결과다.
필라델피아 지역 제조업 지수도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필라델피아 연은이 발표한 4월 제조업지수는 -31.3으로 전달의 -23.2에서 하락했다. 예상치는 -19.3 수준이었다.
미국의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 건수 역시 예상치를 하회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보다 2.4% 감소한 444만건(연율)으로 집계됐다. 예상치는 1.8% 감소였다.
다만 연준 관계자들은 대체로 추가 금리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했고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독일 PPI 급둔화...유럽 금리 속락
분트채 금리는 인플레 둔화, 최근 속등에 따른 반작용 등으로 하락했다.
독일10년물 금리는 6.92bp 하락한 2.4426%를 기록했다. 독일 금리는 최근까지 8거래일 연속 오르다가 하락 반전한 것이다.
독일10년물 금리는 4월 5일 2.18% 수준이었으나 19일엔 2.51%대까지 올라왔다. 그런 뒤 20일엔 하락 전환한 것이다.
독일 국채2년물은 6.81bp 떨어진 2.8890%를 나타냈다.
전날 영국 물가가 예상보다 높았지만, 독일에선 물가 오름세가 둔화되는 시그널이 나타났다.
독일 3월 PPI는 전년비 7.5%올랐다. 이는 예상치(9.8%) 밑도는 것으로 2월 실적치(15.8%)에서 대폭 둔화된 것이다. 전월비로는 2.6% 급락했다.
프랑스10년물 금리는 4.17bp 하락한 3.2481%, 2년물은 5.78bp 떨어진 3.0171%를 나타냈다.
영국10년물 금리는 8.76bp 급락한 3.9036%, 2년물은 9.51bp 속락한 3.7035%를 기록했다.
■ 뉴욕주가, 지표 부진과 테슬라 쇼크에 하락...국제유가 77불대로 하락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경제지표 부진과 테슬라 쇼크가 맞물렸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10.39포인트(0.33%) 하락한 33,786.62, S&P500은 24.73포인트(0.60%) 낮아진 4,129.79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97.67포인트(0.80%) 내린 12,059.5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약해졌다. 재량소비재가 1.5%, 부동산주는 1.2%, 에너지주는 0.9%, 정보기술주는 0.8% 떨어졌다. 필수소비재주만 0.1% 올랐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10% 급락했다. 지난 1분기 순익이 24% 줄어든 데다, 매출총이익률도 19.3%에 그치며 예상치를 밑돌았다. 전기차 업체인 루시드그룹도 7%, 리비안은 3% 각각 떨어졌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AT&T 역시 10% 넘게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경제지표 부진 속에 금리가 하락하자 달러값이 내려왔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13% 낮아진 101.8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1% 높아진 1.0968달러, 파운드/달러는 0.01% 하락한 1.243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36% 내린 134.24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6% 하락한 6.8843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40%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2% 넘게 떨어져 3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가 유가를 압박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1.87달러(2.36%) 하락한 배럴당 77.2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02달러(2.43%) 낮아진 배럴당 81.10달러에 거래됐다.
■ 다른 양상 보인 영국과 독일 물가, 그리고 통화당국
전날 장 후반 독일 3월 생산자물가가 발표되자 아시아장 미국채 금리와 달러값이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국내 채권가격도 낙폭을 줄이고 반등했다. 이 시점 외국인은 3년 선물을 매수하는 등 금리 레벨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전날엔 환율도 하락해 채권시장에 힘을 실어줬다.
전날 달러/원은 2.9원 떨어진 1,322.8원을 기록했다. 개장가인 1,329.5원보다 6.7원 내려온 것이다. 연준 긴축 우려에 달러/원은 상승 출발했지만 유럽 쪽 이슈가 방향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
클라스 노트 ECB 정책위원이 "시장이 기준금리를 현재 3.0%에서 3.85% 전후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것에 대해 불편하지 않다"고 한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최근 영국 3월 CPI는 전년 대비 10.1% 상승해 예상치(+9.8%)을 웃돌았으며, 전월비로도 0.8% 급등했다.
영국 물가지표 발표 후 투자자들이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을 높였지만 독일 PPI는 예상을 대폭 하회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지표는 경기 둔화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다만 각국 통화당국자들은 대체적으로 인플레에 대한 경계감을 풀지 않으면서 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거론하거나,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경고장을 돌리는 중이다.
■ 국고채 기준금리 위로 오를 가능성 vs 이 레벨도 저가매수 지점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국고10년물 금리는 전날 3.409%를 기록해 3.4%를 넘어섰다.
다른 구간 국고채 금리들은 대체로 3.3%대에서 상승했다.
시장 일부에선 한은이 여전히 추가인상 여지를 거론하고 연내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3.5%)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한은, 정부 모두 상반기보다 나아질 하반기 성장률, 더 좋아질 내년 경기 등을 거론하면서 금리인하의 건덕지를 안 주기 위해 노력 중이란 평가도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흐름인 데다 경기가 가시적으로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금리 인하는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는 관점도 적지 않다.
아울러 한국의 부동산PF 우려와 함께 최근 다시 사회문제가 된 빌라 사태 등이 고금리 부작용을 나타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온다.
시장에선 지금 정도의 금리 수준이면 저가매수를 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시장 분위기는 3.1%대의 레벨 부담과 3.3%대의 저가매수 등을 지지해주기도 했다.
일단 대외재료가 우호적으로 나와 최근 레인지 상단에서의 저가매수에 얼마나 힘이 실릴지 봐야 한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