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대체' 비둘기와 한은 총재 조력자

2023-04-24 07:54:37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4일 미국채 금리 상승과 전날 가격 급등 반작용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 등 수급 주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가격이 오락가락하는 중인 만큼 이날도 외국인 매매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선 제조업 PMI 등이 예상을 웃도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5월 FOMC의 25bp 인상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렸다.

미국, 유럽 통화당국은 현재 금리 추가인상, 그리고 높은 금리 유지에 무게를 두는 스탠스를 이어가고 있다.

■ 美, 유로존 금리 상승...美PMI 상승에 FOMC 금리인상 전망 90%에 육박

미국채 금리는 구매관리지수가 예상을 웃돌자 상승 압력을 받았다.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의 5월 25bp 인상 확률은 90% 가까이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91bp 오른 3.5747%,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48bp 상승한 3.780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50bp 상승한 4.1709%, 국채5년물은 3.83bp 오른 3.6629%를 나타냈다.

S&P 글로벌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50.4로 전월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6개월만에 최고치였으며, 예상치는 49.0을 웃돈 것이다.

4월 서비스 PMI 잠정치도 예상치를 상회하며 1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53.7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올랐다. 예상치는 51.5 수준이었다.

유럽 금리도 올랐다. 유럽에선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긴축 지속 우려가 강해져 금리를 끌어올렸다.

독일10년물 금리는 3.63bp 오른 2.4789%, 2년물은 2.68bp 상승한 2.9158%를 기록했다. 프랑스 10년물은 4.37bp 오른 3.0455%, 2년물은 2.62bp 상승한 3.0433%를 나타냈다.

■ 뉴욕주가, 긴축 경계감을 기업실적 호재가 상쇄

뉴욕 주가지수는 양호한 경제지표에 따른 긴축 우려로 하락 압력을 받다가 P&G 등의 실적 호재로 상승 전환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2.34포인트(0.07%) 상승한 33,808.96, S&P500은 3.73포인트(0.09%) 높아진 4,133.52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2.90포인트(0.11%) 오른 12,072.4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1.2%, 필수소비재주는 0.8%, 헬스케어주는 0.7% 각각 높아졌다.

개별 종목 중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P&G가 3.5% 상승했다. 전일 10% 급락한 테슬라도 1.3% 반등했다. 기대 이상 실적을 공개한 운송업체 CSX 코퍼레이션은 3% 넘게 올랐다. 연간 전망치를 상향 소식에 HCA헬스케어 역시 6% 급등했다.

달러가격은 유로화 강세에 하락 압박을 받았으나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로 낙폭은 제한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1% 낮아진 101.73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9% 높아진 1.0991달러를 나타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른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장기화 기대가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파운드/달러는 0.02% 오른 1.244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 하락한 134.10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2% 상승한 6.8993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73%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저가매수와 경제지표 개선에 따른 수요 기대로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50센트(0.65%) 오른 배럴당 77.87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56센트(0.69%) 상승한 배럴당 81.66달러에 거래됐다.

■ 수급 주체 움직임 따라 박스권에서 등락 지속

전날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고3년, 5년 금리는 3.2%대로 내려왔고 3.4% 위로 치솟았던 10년물 금리는 3.3%대 초중반을 향해 내려왔다.

저가매수 의지와 레벨 부담이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특정 매매주체들의 움직임에 가격변수가 휘둘리는 양상이다.

외국인은 전날 10년선물을 6,194계약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장기선물 매수에 10년 국채선물은 79틱 올랐다.

시장 금리가 레인지에서 오르내림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강해질 때는 경기둔화와 금리인하 기대, 약해질 때는 중앙은행들의 추가적인 긴축이나 물가 경계감 등이 거론된다.

최근 상당수 구간 국고채 금리들은 3.1%대를 이익실현 구간, 3.3%대는 저가매수 구간 등으로 상정하고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 '대체' 비둘기...그리고 한은 총재 보조 맞출 금통위원

지난주 21일 신규 금통위원 2명이 업무를 시작했다.

금통위 내 가장 강력한 대표기파였던 주상영 위원의 후임으로 박춘섭 위원이 들어왔다.

박 위원은 취임 일성으로 "우리도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경제의 여러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내외 여건도 녹록지 않아서 우리의 상황에 알맞은 적절한 통화정책 운용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성향을 좀더 봐야겠지만 박 위원의 취임일성을 감안할 때 주상영 전 위원의 역할, 즉 금통위 내 비둘기파 역할을 떠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수의 목소리를 낸 적이 없는 박기영 금통위원의 후임 자리는 장용성 금통위원이 차지했다.

장 위원은 이창용 총재, 혹은 한은과 보조를 맞추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 위원은 과거 "자가주거비를 반영하지 못해 한국물가는 과소평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으나, 일단 매파, 비둘기파 개념보다 한은 총재, 혹은 한은 실무진을 대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더 봐야 하겠지만 일단 기존의 금통위 내 세력 구도가 얼추 유지되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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