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5일 미국채 금리 속락 영향으로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시장이 PCE 발표를 앞두고 댈러스 제조업지수 하락에 환호한 가운데 국내 시장도 일단 추가 강세 룸을 모색할 듯하다.
최근 국내 국고채 시장이 레인지를 상정해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3.1%대는 차익실현, 3.3%대는 저가매수 영역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전날 국고3~10년 구간 등을 중심으로 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장중 강세 분위기를 견인한 세력은 외국인이었다. 계속해서 이들의 플레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에서 제조업 지표가 둔화돼 금리를 아래로 당기는 데 지렛대 역할을 했지만 유럽에선 ECB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아 금리를 올렸다.
■ 美금리 댈러스 제조업지수 급락으로 속락한 뒤 PCE 대기
미국채 금리는 24일 댈러스 제조업 지수 급락 영향으로 하락했다. 주중 나올 PCE물가지수를 대기하면서 일단 경제지표 악화에 반응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08bp 하락한 3.493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14bp 떨어진 3.7088%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8.48bp 하락한 4.0861%, 국채5년물은 8.71bp 내린 3.5758%를 나타냈다.
댈러스 연은이 발표한 4월 제조업 지수는 마이너스(-) 23.4로 전월(-15.7)보다 급락했다. 예상치(-14.6)를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뉴욕 주가지수는 혼조 양상을 이어갔다.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적극적인 방향을 잡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플랫폼 등 대표 빅테크들의 실적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6.44포인트(0.20%) 오른 33,875.40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52포인트(0.09%) 상승한 4,137.04, 나스닥은 35.25포인트(0.29%) 낮아진 12,037.2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1.5%, 소재주는 0.7%, 헬스케어주는 0.6% 각각 올랐다. 반면 정보기술주는 0.4%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코카콜라가 0.2% 하락했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BB&B는 36% 폭락했다. 올해 설비투자 예상치를 높인 테슬라도 1.5% 낮아졌다.
국제유가는 달러 약세와 중국 황금연휴를 앞둔 수요확대 기대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89센트(1.1%) 상승한 배럴당 78.7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07달러(1.3%) 오른 배럴당 82.73달러에 거래됐다.
■ 유럽 금리 상승과 달러 가격 하락
미국채 금리가 속락했지만 유럽 금리들은 올랐다.
ECB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분트채 금리 등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
피에르 분치 ECB 위원은 "임금 상승률이 떨어지기 시작해야 금리인상 중단에 찬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자벨 슈나벨 ECB 이사는 "다음달 회의에서 50bp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독일10년물 금리는 2.49bp 오른 2.5038%, 2년물은 5.05bp 상승한 2.9663%를 기록했다.
긴축 전망 강화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45% 낮아진 101.36에 거래됐다. 프랑스10년물은 0.51bp 오른 3.0506%, 2년물은 3.37bp 오른 3.07705를 나타냈다.
유로/달러는 0.49% 높아진 1.1046달러, 파운드/달러는 0.35% 오른 1.248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1% 상승한 134.2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5% 높아진 6.9019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06% 강세를 나타냈다.
■ 한은 GDP 전기비 0.3% 증가...4분기 감소 뒤 증가 전환
이날 아침 한국은행의 1분기 GDP 속보치가 발표됐다.
1분기 GDP는 전기대비 0.3% 증가했다. 지난 4분기 0.4% 감소한 뒤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전년동기비로는 0.8% 성장했다.
얼추 시장 전망과 비슷한 수치가 나온 것이다.
설비투자가 감소했지만 민간소비 등이 증가 전환을 견인했다.
GDP에 대한 지출을 보면, 민간소비는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을 중심으로 0.5%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이 줄었지만 사회보장현물수혜가 늘어 0.1% 늘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0.2% 늘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 4.0% 감소했다. 수출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3.8% 늘고 수입은 화학제품 등이 늘어 3.5%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 1차 금속제품 등이 늘어 2.6% 증가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을 중심으로 2.0% 감소헸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8%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의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늘었으나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 등이 줄어 0.2% 감소했다.
GDP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4분기 역성장 이후 제한적으로 반등한 것이어서 경기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한은의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와 전망 등도 주목을 끈다.
한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8% 증가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웃돌았다.
■ 연고점 경신 흐름 중인 환율과 채권시장의 박스 대응
전날 달러/원은 종가기준으로 6.6원 오른 1,334.8원을 기록했다. 개장가보다 2.3원 올라 장중 상방 압력이 좀더 우세했다.
달러/원은 종가기준으로 지난주 21일 연중 고점인 1,328.2원을 찍은 뒤 이번주 들어 1,330원도 넘어선 것이다.
최근 환율이 오른 데는 미국 지표 호전에 따른 5월 FOMC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위안화 약세와 달러 롱 의지 등도 달러/원을 끌어올렸다.
달러/원은 작년말 1,264.5원에서 거래를 마친 뒤 올해들어 1,220원선까지 낮아지기도 했지만, 2월부터 대체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원은 2월 22일 1,304.9원을 기록하면서 1,300선을 넘어선 뒤 한동안 1,300원선 공방을 벌이다가 현재는 1,330원선을 넘어선 상태다.
하지만 간밤 뉴욕 NDF 환율은 하락했다. 최근 달러/원 1개월 스왑포인트 -2.15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은 현물환 종가보다 1.4원 하락한 것이다.
달러/원이 낙폭을 얼마나 축소할지, 혹은 최근 장중 상승압력 등을 이어갈지 수급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 채권시장은 박스권을 상정한 채 외국인 등 투자주체들의 선물 매매, 환율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
여전히 금리인하를 기반영한 데 따른 레벨 부담, 한미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료(혹은 조만간 종료) 관점 등이 부딪히고 있다.
적극적인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일단 제한적이나마 GDP의 반등을 확인한 한은의 스탠스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