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26일 "올해 한국 GDP 성장률 전망을 1.1%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연구원은 1분기 GDP가 예상보다 안 좋게 나온 데다 대외여건 악화를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1.1%로 낮춘다고 소개했다.
전날 발표된 GDP에선 민간소비(QoQ 기여도 0.3%pt)와 재고증감(0.2%pt)이 성장에 기여했다. 반면 설비투자(-0.4%pt)와 순수출(-0.1%pt)은 성장을 제약하는 모습이었다.
이 연구원은 "재고증가가 출하 부진 속에 나타나는 것이기에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향후 반도체 감산 등으로 재고는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경기는 수출에 의존하며, 주력품목이 B2B인 탓에 선진국 투자사이클의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기업투자가 이미 악화된 대출태도의 영향권에 놓인 가운데, 향후 중소형 은행 규제 강화와 자체적인 위험관리로 대출문턱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연준 금리인상 중단(6월~)에 시차를 두고 Capex 여건 개선이 나타나게 될 4분기까지는 미국/선진국 투자부진 심화가 불가피하다고 관측했다.
한국 수출도 이에 연동해 3분기까지는 부진이 이어지고 설비투자도 이와 맞물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6개월이 고비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건설투자와 민간소비 등 순수한 국내수요가 대외환경에서 비롯되는 하방 위험을 상쇄해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건설투자는 기분양 물량의 착공/건설로 2분기까지는 증가세가 개선되겠으나 하반기 이후 흐름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1) 실질소득악화, 2) 가계 이자부담 확대, 3) 소비심리 악화(내구재 소비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순저축률의 정상화(2020~21년 평균 12% vs 2019년 6.9%) 가능성이 소비를 지탱시킬 것이나 서비스 혹은 국외 소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작년 2~3분기의 높은 기저를 고려한다면, 하반기 민간소비는 전년대비 1%를 밑돌 공산이 크다"며 "분기별 GDP 궤적은 3분기까지 전년대비 0%대를 시현한 이후 4분기 이후 2% 전후 수준으로 회복하는 그림을 예상한다"고 했다.
그 사이 정책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전후 세수결손을 보전하기 위한 정부의 세입 추경 가능성이 커졌고, 한국은행도 4분기 금리인하를 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물가에 대한 고려가 후퇴하는 시점은 디스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되는 3분기 이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타 근원물가 항목의 안정화에 힘입어 국내 CPI 상승률은 1분기 4.7%에서 2~3분기 2.9%와 2.6%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