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기대 만큼 둔화되지 않는 기대 인플레

2023-05-15 07:52:49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5일 미국채 금리 속등에 따라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제대로 제어되지 않으면서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 지속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국내 금리가 박스권 하단에서 추가 강세에 망설이는 가운데 대외요인은 다시 금리를 끌어올리는 재료가 될 수 있다.

한국과 미국 시장 모두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지만 통화당국이 이런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편이다.

■ 美 금리 속등, 단기 기대인플레 예상보다 덜 둔화되고 중장기는 예상 상회

미국채 금리는 12일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상승했다. 단기 기대 인플레가 예상만큼 둔화되지 않은 데다 장기 기대 인플레는 오른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이 긴장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55bp 오른 3.4662%,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82bp 상승한 3.7906%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7.96bp 오른 3.9915%, 국채5년물은 8.58bp 상승한 3.4462%를 나타냈다.

미시간대학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로 전월 4.6%보다 낮아졌다. 이는 예상치인 4.4%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2%로 전월 3.0%보다 올라 예상치인 2.9%를 웃돌았다. 이 수치는 지난 2011년 3월 이후 최고치다.

한편 5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57.7로 전월 63.5보다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인 63을 밑도는 결과였다.

물가에 대한 기대가 잘 둔화되지 않는 가운데 부채한도 협상은 계속해서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2일 예고됐던 행정부와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 회동이 연기된 가운데 옐런 재무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하면 신용등급이 정말 훼손된다. 국채든 사회보장 수혜자에 대한 지불이든 일부 채무를 불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뉴욕 주가, 긴축과 부채한도 우려에 하락...금리 보면서 달러인덱스 속등

뉴욕 주가지수는 기대 인플레에 따른 금리 추가 인상 우려로 하락했다. 부채한도 협상 관련 정치권 갈등 역시 주식시장에 악재였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89포인트(0.03%) 하락한 33,300.62, S&P500은 6.54포인트(0.16%) 떨어진 4,124.08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43.76포인트(0.35%) 밀린 12,284.74을 나타냈다.

달러가격은 기대 인플레와 금리 상승 영향으로 뛰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61% 높아진 102.6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8% 낮아진 1.0852달러, 파운드/달러는 0.48% 내린 1.245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85% 오른 135.6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7% 상승한 6.971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82% 약세를 나타냈다.

인플레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 무드에 유가는 1% 남짓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83센트(1.17%) 하락한 배럴당 70.0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81센트(1.08%) 내린 배럴당 74.17달러에 거래됐다.

■ 연준, 기대 인플레 이러면 추가 인상?

기대 인플레가 제대로 꺾이지 않으면서 연준에선 매파적인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 전망에 비해 경제지표 상 나타나는 리세션 신호는 크게 강하지 않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꺾이고 있다고 낙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물가 압력이 진정되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시장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와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기대 인플레 지표가 나온 뒤 연준 관계자들이 매파적 목소리를 다시 높이자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5년 기대 인플레가 3%를 웃돌면서 12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물가 전망도 sticky한 모습을 나타내자 경계심이 강화된 것이다.

다만 최근 CPI, PPI 등 물가지표들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투자자 시각은 양갈래로 나뉘었다.

큰 그림의 물가는 둔화 중이라는 데 무게를 두기도 하지만, 반대 쪽에선 물가가 둔화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이며 상당기간 고물가가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단 미시간대 데이터는 생각보다 높은 고물가 지속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러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그리고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동결 기간 연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 끈적끈적한 미국과 물가 불확실성 남아 있는 한국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웃돈 가운데 한국의 인플레 상황은 선진국보다 나은 상황이다.

한국 CPI 상승률은 3%를 향해 내려가는 중이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3.7% 오른 바 있다. 전년비 물가가 3%대에 진입한 것은 2022년 2월 이후 14개월만이었다.

국내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2월 4.8% → 3월 4.2% → 4월 3.7%로 가파르게 내려가는 중이다. 당분간 물가가 더 둔화되면서 CPI 상승률이 3%를 향해 내려갈 수 있다는 관점도 여전하다.

한은도 올해 중반까지 물가가 뚜렷한 둔화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보다 '나은' 한국의 물가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경계감을 풀지 않고 있다.

근원물가 둔화 속도가 더딘 데다 향후 공공요금 인상 여파까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식료품및에너지제외물가는 3개월째 4.0%를 나타내는 등 헤드라인 만큼 가시적인 둔화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근원물가의 경직적인 모습이나 조만간 올릴 수 밖에 없는 공공요금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선제적으로 도비시해지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한편 지난달 하순 한은이 발표한 한국의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7%로 전월에 비해 0.2%p 내려왔다. 이는 지난해 6월 4.0% 이후 가장 최저치였다.

국내 기대인플레는 올해 1,2월은 오르다가 3, 4월은 둔화됐다. 추가적인 둔화폭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저작권자 © 장태민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많이 본 뉴스

Memory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