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8일 위험자산선호 등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부채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부상하면서 미국 금리는 단기 위주로 속등했다.
최근 국내 시장은 금리 레인지와 미국채 시장 동향 반영해 박스권에서 오르내림을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 美금리 단기구간 위주로 속등
미국채 금리는 17일 단기구간 위주로 뛰었다. 2~10년 구간 등이 4일 연속 오른 가운데 일드 커브는 플래트닝됐다.
부채협상 낙관론에 따른 위험선호 속에 단중기 구간 금리가 상승압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64bp 오른 3.566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27bp 떨어진 3.854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8.89bp 뛴 4.1647%, 국채5년물은 5.73bp 상승한 3.5882%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1% 이상 상승했다. 미국 여야 지도부의 부채한도 합의 기대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난 덕분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채무불이행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 점이 주목을 받았다. 웨스턴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지역은행들이 급등한 점도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08.63포인트(1.24%) 높아진 33,420.77, S&P500은 48.87포인트(1.19%) 상승한 4,158.77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57.51포인트(1.28%) 오른 12,500.5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금융과 에너지주가 2.1%씩, 재량소비재주는 2% 각각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0.4%, 필수소비재주는 0.1% 각각 낮아졌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는 4% 이상 올랐다. 주주 총회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사이버트럭을 연내에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언급한 덕분이다. 웨스턴얼라이언스도 10% 급등했다. 지난 1분기 말 이후 예금이 20억달러 증가했다는 발표가 주목을 받았다. 미국 주요 은행 24곳을 추종하는 KBW은행지수는 5% 넘게 뛰었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부채한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 속에 달러값이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8% 높아진 102.85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4% 낮아진 1.0840달러, 파운드/달러는 0.04% 상승한 1.249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93% 오른 137.6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7% 상승한 7.0106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12% 강세를 나타냈다.
■ 미국 부채협상, '디폴트 막자'에 공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예산에 대한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며 디폴트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CNBC 인터뷰에서 "디폴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 참석한 이후 21일 워싱턴으로 돌아온다. 부채한도 상한 협상을 위해서 기존 순방 일정을 단축했다.
6월이 도래하기 전까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여와 야의 의지가 강하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만약 국회에서 부채한도를 높이지 않으면 이르면 6월 1일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중이다.
시장에선 그간 행정부·여당과 야당이 부채협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지만 종국에는 해결점을 찾을 것이란 기대감도 강했다.
치킨게임에서 나타나는 막판 극적인 타결 등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혹시라도 부채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상당한 경제 충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여와 야 모두 정치적 부담이 커 결국 타협점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어 부채협상 추이는 더 봐야 하는 상황이다.
■ 한은 느슨한 관리 벗어나자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RP, CD 금리
지난 달 RP 금리가 3.2%대를 나타내면서 기준금리를 크게 밑돌 때가 많았다.
하지만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가 3개월 등 단기 구간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는 평가를 한 뒤 레벨이 한 단계 올라왔다.
최근엔 RP 금리가 레벨을 꽤 높인 상태다. 지준일을 앞두고는 4%대로 뛰기도 했으며, 최근엔 3.6%대를 기록했다.
한은이 자금을 이전처럼 느슨하게 관리하지 않으면서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레포금리가 이전보다 크게 오른 뒤 역마진 문제에 대한 경계감이 재차 커졌으며, 크레딧 스프레드도 벌어졌다.
한은의 태도 변화로 자금 관리가 이전에 비해 불편해진 가운데 은행채 등 발행 시의 분위기를 확인해 봐야 할 듯하다.
CD 금리 오름세도 주목을 끈다.
지난 4월 중순 3.43%까지 과도하게 낮아진 뒤 지속적으로 오르는 중이다. 이달 12일 3.6%를 찍은 뒤 전날엔 3bp나 올라 3.65%를 기록했다.
■ 불편한 역마진과 여전한 레인지 관점
금리 레인지 관점은 여전히 강하다.
돌발변수나 큰 재료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금리 고점 매수, 저점 매도 구도가 이어질 것이란 인식은 여전하다.
RP, CD 등의 금리가 이전보다 높아진 것은 부담이나 여전히 레인지 관점은 강하다.
예컨대 국고3년은 금리 3.2%대 초반엔 경계감을 높이고 후반부에선 저가매수를 타진하는 식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조달금리보다 낮은 역마진 영역의 채권들에 대한 부담들도 엿보이지만, 일단 지금의 구도가 당장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관점이 강하다.
미국 부채협상의 결론 확인 때까지, 혹은 다음주 금통위까지 적극적인 방향을 잡기 어렵다는 진단들도 여전하다. 물론 기준금리는 당연히 동결될 것으로 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