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열리는 금리박스 상단

2023-05-19 07:57:02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9일 미국채 금리 급등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월 14일(3.6883%) 이후 가장 높은 3.6%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긴축 우려가 재차 강화되면서 미국채2년물은 4.2%대 중반까지 뛰었다. 2년물 금리는 3월 10일(4.5904%) 이후 가장 높은 것이었다.

미국채 금리들이 은행사태 발발로 급등락을 거듭하던 시절 이후 가장 높아진 셈이다.

국내 시장은 최근까지 레인지 관점을 유지했지만, 최근 은행채 발행 경계 등 수급 악화 속에 금리 박스 상단을 다소 높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연준 관계자들의 이어지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18일 텍사스은행가협회 컨퍼런스 연설에서 "6월에 금리 인상을 중단할 근거는 아직 없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추가 긴축 필요성을 거론했다.

최근 연준 내에서 매파적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엔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가 "인플레 퇴치를 확신할 수 없어 필요시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고 같은 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금리가 아직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정책을 전환하기엔 인플레가 너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초 FOMC에서 당분간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준 내에서도 다소 도비시한 목소리들이 나오기도 했으나, 최근 매파들이 목소리에 힘을 주면서 시장 경계감이 다시 커진 것이다.

채권 투자심리 위축엔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점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가 지난 2021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청구건수는 24만2000명으로 전주보다 2만2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상치 25만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였다.

여기에 부채협상 낙관론에 따른 위험선호 무드 역시 안전자산의 메리트를 떨어뜨리는 중이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이르면 다음주에 부채한도 합의안를 두고 표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이는 주가지수를 부풀렸다. 같은 날 오후 공화당의 패트릭 맥헨리 금융서비스위원장이 "양측이 협상 마무리에 근접해 있지 않다"고 발언했지만 주가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 美 금리 3.6%대 중반으로 급등...2년물은 4.25% 넘어서

미국채 금리는 18일 연준 긴축에 대한 경계감, 부채협상 낙관론 등에 급등했다. 캐빈 매카시 하원 의장은 다음주 표결 가능성을 언급했고 인준 관계자들은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 실업 데이터도 추가 긴축에 힘을 실어줬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17bp 뛴 3.648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12bp 오른 3.9054%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9.77bp 급등한 4.2624%, 국채5년물은 9.78bp 상승한 3.6860%에 자리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이틀 연속 속등했다. 부채협상 낙관론 속에 양호한 경제지표도 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15.14포인트(0.34%) 높아진 33,535.91, S&P500은 39.28포인트(0.94%) 상승한 4,198.05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88.27포인트(1.51%) 오른 12,688.84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정보기술주가 2.1%, 통신서비스주는 1.8%, 재량소비재주는 1.5%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월마트가 1.3% 높아졌다.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와 연간 실적 전망치 상향이 호재로 반영됐다. 기술주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도 1.4%씩 동반 상승했다.

달러값은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에 속등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62% 높아진 103.5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9% 낮아진 1.0776달러, 파운드/달러는 0.63% 내린 1.240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72% 오른 138.6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6% 상승한 7.0503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53%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달러 강세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97센트(1.33%) 하락한 배럴당 71.8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10달러(1.43%) 하락한 배럴당 75.86달러에 거래됐다.

■ 금리박스 올리는 수급 부담 속 외국인 선물 매도

지난 금통위 통방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3개월짜리 금리가 너무 낮다는 입장을 보인 뒤 한은의 유동성 관리도 이전보다 빡빡해졌다.

금통위 전 RP금리는 기준금리를 대폭 밑도는 3.2%대를 나타내다가 최근엔 3.6%대를 기록하고 있다. CD금리도 올라오는 등 단기구간 금리들의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채 등 물량에 대한 경계감도 이어졌다.

결국 역마진에 대한 부담이 재차 커지면서 수급적으로 채권 매수세의 동력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도 공세가 이어지면서 채권금리는 박스 상단을 좀더 높여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3년선물을 7,453계약, 10년 선물을 8,619계약 순매도했다. 그 전날 3선과 10선을 각각 2,036계약, 2,963계약 순매도한 뒤 매도 강도를 더욱 높인 것이다.

단기금리가 내려가는 데 한계를 보이면서 매수세의 자신감은 떨어진 시점에서 외국인이 선물 매도로 누르니 매수 자신감은 내려갔다.

■ 금리인하 기대감 퇴조 우려

연준 매파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국내 단기구간 금리도 올라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금리 인하 기대감의 조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한국 경기와 물가 둔화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은 여전하지만, 점점 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줄고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최소 금리가 오를 때 담아야 한다는 시장의 저가매수 대응은 '미국인하 → 한국인하' 기대감에 따른 것이었지만, 지금은 미국과 한국 모두 조속한 인하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지 않을 분위기라는 분석도 늘었다.

또 박스권 관점은 유지하지만 은행채 발행 등과 관련해 수급 분위기 역시 조심스럽다 보니 일단 저가매수를 늦춰보다는 심리도 보인다.

미국채10년물 금리가 5일 연속 상승한 가운데 국내 시장의 경계감도 이어질 듯하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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