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도비시해진 파월과 다시 주목받는 이창용

2023-05-22 08:00:41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2일 최근 약세 무드와 저가 매수 메리트 등을 고심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6일 연속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시장에 계속해서 부담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파월이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국내 금리 메리트도 부각될 수 있어 저가매수 강도도 살펴봐야 할 듯하다.

최근 국내 시장은 수급 요인에 부담을 느꼈다. 한은이 자금 관리를 이전보다 빡빡하게 하면서 단기금리가 오르는 모습이나 은행채 발행 경계감 등이 작용했다.

■ 美금리 6일 연속 상승...파월 도비시한 발언도 주시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9일 6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위험선호에 다라 금리 상승 압력을 받다가 부채협상 중단 소식, 파월의 도비시한 발언 등으로 금리 추가 상승에 제약을 받았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26bp 오른 3.6812%,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36bp 오른 3.92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14bp 상승한 4.2638%, 국채5년물은 5.47bp 오른 3.7407%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장중 하락세로 반전됐다. 부채 한도 협상 중단 소식, 재닛 옐런 장관의 은행 추가 합병 가능성 거론 등으로 밀렸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9.28포인트(0.33%) 하락한 33,426.63, S&P500은 6.07포인트(0.14%) 떨어진 4,191.98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30.94포인트(0.24%) 내린 12,657.90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약해졌다. 재량소비재주가 0.9%, 통신서비스와 금융주는 0.5%씩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모간스탠리가 2% 이상 하락했다.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가 12개월 뒤 사임할 것이라고 밝힌 점이 주목을 받았다.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풋라커는 27% 넘게 급락했다. 실적 전망치 부진에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도 2% 이상 내렸다.

달러가치는 하락했다. 파월이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4% 낮아진 103.2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2% 높아진 1.0805달러, 파운드/달러는 0.30% 오른 1.244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4% 내린 137.9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7% 하락한 7.0233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42%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71달러대에 머물렀다.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 중단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31센트(0.43%) 하락한 배럴당 71.5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8센트(0.37%) 하락한 배럴당 75.58달러에 거래됐다.

■ 파월, "금리 예상만큼 안 올릴 수도..대출여건 악화에 따른 침체 가능성 우려"

파월 연준 의장은 19일 토마스 라우바흐 연구 컨퍼런스 대담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예상만큼 안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금융권 불안에 따른 대출 여건 악화로 경제가 침체될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그는 "긴축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했다. 경제지표와 향후 전개상황을 보면서 신중히 평가할 여유가 있다"며 최근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이 은행권 혼란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긴 했다고 평가했다.

신용 상황이 타이트해지면서 성장, 물가, 고용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 경우 인플레 목표 달성을 위해 금리를 예상만큼 올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오랜 기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이어온 만큼 이제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는 긴축 효과, 은행권 혼란 이후 신용 긴축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렇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풀어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

파월은 "많은 사람들이 그들 삶에서 첫번째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정말로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실패하면 고통이 지속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인플레를 낮추지 못하면 가계와 기업이 더욱 큰 피해를 입기 때문에 연준은 인플레를 낮추기 위한 목표를 변함없이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파월의 발언은 꽤 도비시한 느낌을 줬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달 초 FOMC에서 당분간 금리 동결을 시사한 뒤 최근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도 이어졌으나, 파월은 금리 인상 지속보다는 금리인상 효과를 점검하는 데 무게를 둘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 한은, 금리 동결은 기정사실...다시 주목되는 총재 코멘트

이번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엔 이견이 없다.

미국 연준 내 금리 추가 인상 목소리와 동결에 무게를 두면서 상황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 섞여 있지만, 한은은 당장 금리 동결 흐름에 변화를 줄 때가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만에 3%대(4월 3.7%)로 진입하는 등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경기 우려도 여전해 한은이 당장 재차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시기가 관심이 될 수 있으나 이 시기를 가늠하는 게 쉽지는 않다.

한은은 스티키한 코어 인플레 흐름을 감안할 때 아직은 사람들의 물가 경계감이 풀어지길 원치 않는다.

아울러 현재 역대 최고인 175bp까져 벌어져 있는 한미 금리차를 감안할 때 당장 자신있게 인하 카드를 내보이기도 만만치 않다.

인하 시점 등 통화정책 전환과 관련해선 다시금 한은 총재의 코멘트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총재는 지난 4월 회의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매파적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4월 통방에서 이 총재는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 논의는 안 하는 게 좋고, 그 때까지 인하 언급도 부적절하다"면서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부었다.

총재는 "(인하 기대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워닝을 줄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4월 회의 이후 1달 반의 시간이 흐른 뒤 한은 총재가 다시 정책방향에 대해 코멘트한다.

당장은 한은이 크게 변화하긴 쉬워 보이지 않는다. 최근엔 너무 낮은 3개월자리 금리 등에 대해 경고장을 날린 뒤 단기금리가 오르도록 유동성을 관리하기도 했다.

최근 물가 상승률 둔화 속에 정부가 전기요금, 가스요금 인상을 발표한 영향도 주목된다.

한은은 정책효과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면서 근원물가가 하향 안정될 수 있을지 여부에 보다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융시장엔 4분기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기대감과 연내 인하는 과도하다는 진단이 맞서 있는 형국이다.

한은의 정책 전환과 관련해선 물가 둔화 속도, 정부와 한은이 자신한 대로 하반기 경기가 개선되는지 여부, 그리고 미국의 정책 변화 등이 중요하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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