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3일 미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약세 압력을 받으면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10년 금리가 7일 연속 오르는 등 대외 금리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국내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 금리가 박스 상단 쪽으로 올라온 데 따른 저가매수 등도 계속 살필 필요가 있다.
미국 연준에선 제임스 불라드, 닐 카시카리 등이 금리인상, 혹은 금리인하 기대감 차단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해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 美금리 7일 연속 상승...불라드, 금리 2차례 인상 주장
미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올해 금리를 2차례 더 올려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시장을 긴장시켰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2일 3.17bp 오른 3.712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62bp 상승한 3.9652%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7.30bp 상승한 4.3368%, 국채5년물은 2.47bp 오른 3.7654%를 기록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보합권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부채협상에 주목하는 가운데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이 부담을 줬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40.05포인트(0.42%) 하락한 33,286.58, S&P500은 0.65포인트(0.02%) 오른 4,192.63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62.88포인트(0.50%) 상승한 12,720.78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6개가 강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1.2%, 부동산주는 0.7%, 금융주는 0.2% 각각 올랐다. 반면 필수소비재주는 1.5%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 화이자가 5% 넘게 뛰었다. 새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가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마이크론은 3%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안보 이유로 제품 구매를 금지한 영향이다.
달러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불라드 등 연준 매파들의 금리인상 주장이 영향을 미쳤으나, 유로화 강세가 강세폭을 제한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3% 높아진 103.23에 거래됐다.
유럽중앙은행 추가 금리 인상 기대, 그리스 집권당의 총선 압승 등이 유로를 지지했다. 유로/달러는 0.07% 상승한 1.0814달러, 파운드/달러는 0.12% 낮아진 1.243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0% 오른 138.58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3% 상승한 7.0482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전장 대비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미국 부채협상을 주시하면서 3일만에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대비 44센트(0.61%) 오른 배럴당 71.9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41센트(0.54%) 상승한 배럴당 75.99달러에 거래됐다.
■ 파월과 색깔 다른 연준 매파들의 목소리들, 불라드 금리 인상 주장
지난 주말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했으나 연준 관계자들 사이에 금리 추가 인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22일 한 포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주고 시의적절하게 목표치로 되돌리려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불라드는 "올해 25bp씩 2회 더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6월 금리인상 중단 여부는 현재로서는 결정을 내리기 힘든 ‘접전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6월에 금리인상을 중단하더라도 이는 긴축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9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예상만큼 안 올릴 수도 있다. 금융권 불안에 따른 대출 여건 악화로 경제가 침체될 것을 우려한다"면서 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카시카리의 얘기처럼 연준 내 서로 다른 의견이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발생한 은행사태가 긴축 정책 효과를 내고 있어 금리인상 강도에 대한 부담은 줄었다. 하지만 연준 내 매파들은 아직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 경제부총리 '추경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
전날 국회 기재위에 출석한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추경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추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고, 추경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수부족에 따른 강제불용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민생 관련 예산은 차질없이 집행할 것이라고 했다.
필요한 돈은 세계잉여금, 기금여유재원 가용재원 등을 최대한 동원하는 방법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총리는 "수지에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빚을 더 안 늘리는 방법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세수결손 상황에서 건전재정으로 어떻게 대응한다는 것이냐는 의구심은 이어지고 있다.
나라살림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불용 금액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세수 흐름이 지속된다면 결국 추경 밖에 답이 없지 않냐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추 부총리는 '추경 없다'고 못을 박는 모습을 보였다.
세금이 덜 걷히는 이유는 작년 하반기 기업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올해 법인세가 줄어든 데다 부동산 쪽에서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선 "부총리가 추경 없이 간다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식의 평가들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