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금통위 금리동결은 기정사실...총재 코멘트 강도 변화 주목

2023-05-25 07:51:14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5일 금통위를 맞아 한은 총재의 코멘트 등에 따라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가운데 소수의견이 나올 확률도 낮다.

한은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는 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소위 '한국형 점도표'와 관련해 추가적인 인상을 열어두는 위원들의 수 등이 주목된다.

최근 신입 위원 2명 들어온 가운데 이들 쪽에서 신선한 목소리가 있을지도 다소 관심이 간다.

미국채 금리는 반락 하루만에 다시 상승했다.

최근 미국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이 국내 금리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만큼 경계감도 계속될 수 있다.

■ 월러 매파적 발언 속 美10년 금리 3.7%대 중반으로...2년물은 4.4%에 근접

미국채 금리는 24일 연준 관계자의 매파적 발언이 지속되면서 상승했다. 전날 10년물 금리가 8거래일만에 하락했으나 이날 다시 반등했다. 연준 월러 이사는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90bp 오른 3.747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88bp 상승한 3.988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6.13bp 상승한 4.3773%, 국채5년물은 7.95bp 뛴 3.8221%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디폴트 우려와 연준 월러의 매파적 발언에 긴장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55.59포인트(0.77%) 하락한 32,799.92, S&P500은 30.34포인트(0.73%) 떨어진 4,115.24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76.08포인트(0.61%) 내린 12,484.16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약해졌다. 부동산주가 2.2%, 금융과 산업주는 1.3%씩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0.5%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애플과 아마존이 0.2% 및 1.5% 각각 올랐다. 실적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콜스는 7% 넘게 뛰었다. 의류업체 애버크롬비 앤드 피치도 예상과 달리 순익을 기록해 31% 이상 급등했다.

달러가격은 월러의 매파적 발언,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선호로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8% 높아진 103.8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6% 낮아진 1.0754달러, 파운드/달러는 0.43% 내린 1.236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2% 오른 139.3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1% 하락한 7.0641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1.01%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급감 소식에 상승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1245만6000배럴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시장에서는 93만2300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43달러(1.96%) 오른 배럴당 74.3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52달러(1.98%) 오른 배럴당 78.36달러에 거래됐다.

■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 속 계속되는 연준 매파적 발언

미국 백악관과 공화당의 부채한도 협상단은 24일 오전 다시 회동했으나 논의에 진척이 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출 한도와 관련해 양측 이견이 남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회동이 끝나고 장 마감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늦지 않게 부채한도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며 "합의를 이뤄낼 시간이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은 미정이지만 적절한 때 다시 만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부채한도 문제와 관련해 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결국 막판에 타결을 하면서 '쇼'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란 기대감도 여전하다. 다만 양측의 견해차가 커 시장의 경계감은 팽배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에선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 나온다. 연준 내 이견이 있지만 아직은 금리인상이 끝났다고 자신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다음달 금리인상 여부는 앞으로 몇 주간 나올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둔화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금리인상 중단을 지지하지 않을 것"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에선 금리 추가 인상과 관련해 의견들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some)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 속도가 용납하기 힘들 정도로 느릴 수 있다는 예상에 근거할 때, 추가적 정책 다지기가 타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몇몇(Several) 참석자들은 경제가 현재 전망대로 전개된다면 이후 회의에서는 추가적 정책 다지기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 금리 동결 뒤 총재 코멘트 주시

채권시장엔 이날 기준금리가 변동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사실상 없다.

최근 헤드라인 위주로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게 둔화된 가운데 한은은 상황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최근 CPI 상승률은 2월 4.8% → 3월 4.2% → 4월 3.7%로 빠르게 내려오는 중이다.

다만 한은이나 정부가 아직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풀지 않고 있다. 특히 근원물가와 기대인플레 둔화 속도가 헤드라인에 크게 못 미쳐 아직은 한은에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도 여전히 물가안정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번주 22일 국회 기재위에서 추경호 부총리는 다시금 "당분간 물가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데 정책의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최근 미국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동결 가능성을 시사하긴 했지만, 연준 매파들의 목소리는 아직 살아 있다. 불라드는 올해 50bp 추가 인상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런 대내외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우는 발언을 하기는 쉽지 않다.

■ 총재 발언 강도 어느 선에서 조율할지 주목

지난 4월 11일 열렸던 통방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상반기까지 물가 예상의 신뢰성이 높다. 하반기에도 내려갈 것으로 보이나 불확실성 여전히 크다"며 "물가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인하 논의는 안 하는 게 좋고 그 때까지 인하 언급도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당시 이 총재는 "물가 둔화가 이어지더라도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지속될 것으로 보여 물에 대해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했다.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 국내외 상황의 전개 흐름을 보면서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판단하기로 했다.

4월 '한은식 점도표'에선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75%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1명은 3.5%를 최종수준으로 봤다.

현재 한은은 물가가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헤드라인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빠르고 일시적으로 2%대 진입도 감안할 수 있지만, 한은은 당장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데 대해 불편한 상황이다.

이날 한은 총재가 어느 선에서 발언 강도를 조율할지 관심이다.

아울러 경제 전망도 주목을 끈다. 한은은 일단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6%를 약간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저작권자 © 장태민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많이 본 뉴스

Memory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