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31일 "한국경제는 향후 6개월이 고비"라고 전망했다.
이승훈 연구원은 '23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경기는 수출 사이클에 의해 대부분 설명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수출이 곧 중간재 수입, 설비투자, 소비심리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국경제에선 수출이 핵심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 투자사이클 하강이 중국 Tech 수출뿐 아니라 B2B 중심의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미국 ISM제조업 지수와 한국 수출과의 장기간 동행성에서도 확인된다"며 "기존 미국의 금리상승, 달러화 강세(미국 이외 지역 수요부진), 원자재 가격 등이 제조업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킨 지 꽤 오래됐고 그 정점은 작년 10월이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통상적인 시차를 고려한다면 8개월 이후인 올해 6월이어야 할 것이나, 미국 은행권 대출태도의 추가 악화라는 변수가 들어 왔다"면서 "이를 감안할 때 3분기까지 한국 수출이 금액 기준 두 자리 수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4분기부터 회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 시기는 반도체 업황의 회복 시점과도 맞물릴 것으로 봤다.
그는 "이러한 견해가 4분기부터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개시할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과 상충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면서 "생각해 보면 연준과 마찬가지로 한국은행도 물가안정 도모 목적으로 중립금리(2.25% 전후로 추산)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까지 금리인상을 강행(3.50%)했다"고 지적했다.
수출 사이클과 별개로 하반기 건설투자와 민간소비(실질임금 감소, 가계대출 부담)가 하강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1.1%에 그칠 것이고, 내년까지 2개년 평균성장률이 1.6%로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그림이 만들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순수한 내수 영역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 근거"라고 했다.
금리인상의 명분이 인플레이션이었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고 난 후에야 한국은행이 4분기 경 인하에 착수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때마침 원가 하락으로 전기/가스요금 인상 부담이 연초에 비해 경감돼 하반기 인상 압력이 크지 않다는 점,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가 안정화 수순을 따라갈 것이라는 점도 금리인하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