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31일 "일본 주가지수의 신고가 경신 배경엔 엔저, 경기 회복, 그리고 재평가 요인이 작용한다"고 밝혔다.
김성환 연구원은 "일본 주가지수가 33년만에 최고가를 작성하면서 ‘잃어버린 30년’ 극복 가능성을 또다시 소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일본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닛케이 225 지수는 연초이후 18% 상승하면서 지난 2년간 형성된 박스권을 돌파했다. 특히 4월 이후 강력한 상승세(+11.3%)를 누렸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주요국 주식시장을 앞서는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 2.3%, 유로존 0.1%, 중국 -1.6%, 한국 3.3%를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 주식시장의 초과성과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엔/달러"라며 "통상 엔화 가치가 극단적 약세로 흐른 후 되돌림을 시작하면 일본 주가가 아웃퍼폼할 확률이 높았는데, 작년 말부터 이 조건이 성립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일본 주가가 아웃퍼폼할 판 자체는 작년 말부터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최근 일본 주가는 엔화 변곡점이 만든 긍정적 환경을 그대로 누렸다"며 "일본 주가 자체도 가격 매력이 있었지만 엔화도 가격 매력을 부여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BOJ가 강력한 엔화 방어 의지를 천명한 작년 10월말부터 일본 주식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엔/달러는 여전히 중기 약세 영역인 140엔 근처에 위치 중이며, 이는 기업이익 개선 기대감으로 돌아온다.
환율 뿐만 아니라 경기 모멘텀도 일본 주식시장에 긍정적이었다. 1분기 GDP는 전기 대비 0.4% 오르며 3개 분기만에 성장 전환했다. 방역 정책이 제거되기 시작한 작년 10월 이후 서비스업 PMI는 고공행진을 거듭 중이며, 서비스업 강세의 영향으로 근원 CPI 상승률이 40년만에 4%를 돌파했다.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제조업 PMI는 최근 확장세로 돌아섰고 미국과 유로존을 앞서고 있다. 이는 큰 변화다. 지난 몇 년간 일본이 경기 모멘텀 우위를 가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일본 주가가 유독 강했던 것은 엔화와 경기 모멘텀이 일본 주식시장에 중요한 변곡점을 형성한 상황에서, 일본 시장을 재평가할 다양한 모멘텀이 동시다발적으로 결부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워렌 버핏의 일본 상사 추가 매입 시사가 최초의 재평가 동인을 형성한 가운데 거래소의 주주환원 공시 요구 이후 일본 기업들의 주주환원정책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며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일본 내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미-중 대립 속 일본 공급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짚었다.
재평가 속 일본 주식시장의 12MF PER은 저점대비 20% 올랐다. TOPIX 기준 13.6배다. 이는 지난 10년 중위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다만 "만발하는 재평가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일본 주식시장 기업이익은 아직 개선 조짐이 없다"며 "미국/유럽/한국 이익 전망이 반등하는 것과는 대비된다"고 밝혔다.
기업이익 반등이 없다면 수급 유입의 연속성과 추가 상승 여력은 제약될 수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