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10선 1.5만개 순매도하며 스팁 잡은 외국인

2023-06-09 07:56:52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9일 전일 가격 급락 반작용, 미국채 가격 상승 등으로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외국인이 10년 선물을 대거 팔면서 금리가 뛴 가운데 이날은 저가매수 등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고10년 등 장기구간이 10bp 내외로 뛰면서 가격 메리트가 커졌으며, 다시금 전 테너에 걸쳐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수준을 넘어섰다.

미국 고용 데이터에서 경기 하락을 지지하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미국 시장도 일단 최근 금리 급등분을 되돌렸다.

전날 외국인 장기선물 매매 영향이 컸던 만큼 이날도 외국인이 선물 플레이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 美금리, 실업 급증 소식에 속락...달러인덱스 하락

미국채 금리는 신규 실업 급증 소식에 하락했다. 주간 실업이 3주 연속 늘면서 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금리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7.73bp 하락한 3.717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95bp 떨어진 3.887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90bp 하락한 4.5337%, 국채5년물은 7.36bp 내린 3.865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실업지표 부진에 따른 금리 하락으로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68.59포인트(0.50%) 상승한 33,833.61, S&P500은 26.41포인트(0.62%) 높아진 4,293.93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33.63포인트(1.02%) 오른 13,238.52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강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1.6%, 정보기술주는1.2% 각각 올랐다. 반면 부동산주는 0.6%, 에너지주는 0.4% 떨어졌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 주가가 4% 이상 올랐다. 엔비디아와 AMD도 3% 가까이 일제히 높아졌다. 반면 최고경영자(CEO) 해고 소식에 게임스톱은 18% 급락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실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금리가 하락하자 달러인덱스는 속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73% 낮아진 103.3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77% 높아진 1.0783달러, 파운드/달러는 0.96% 오른 1.255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90% 내린 138.90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9% 하락한 7.120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95%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미국 실업지표 부진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임박 소식 등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미국이 핵 합의 임박 보도를 부인했으나 유가 하락폭이 크게 되돌려지지는 않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24달러(1.71%) 하락한 배럴당 71.2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99센트(1.29%) 내린 배럴당 75.96달러에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에서 진전을 이뤘다는 중동 매체 보도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잠정 합의에 관한 그 어떤 보도도 틀리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 큰 주목 받은 주간 단위 실업 데이터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6월 3일 종료) 실업수당 신규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2만8000명 늘어난 26만1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인 23만5000명을 웃도는 수치이다. 이 수치는 지난 2021년 10월(26만4000명)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최근 4주동안 평균한 신규 신청건수는 23만7250명으로 전주보다 7500명 증가했다.

연속실업수당 신청건수(5월 27일 종료)는 175만7000명으로 전주보다 3만7000명 줄었다. 연속실업수당 신청건수 4주 평균은 178만4750명으로 전주보다 1만2500명 감소했다.

아무튼 신규 실업이 늘어난 것을 두고 시장에선 정리해고 여파 등으로 추정했다.

그간의 가파른 금리 인상의 영향이 나타나면서 향후 실업률이 계속 올라갈 수 있다는 진단 등도 제기된다.

다만 미모리얼 데이 등이 끼어 있는 주간 데이터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노이즈일 수 있으니 경제지표들을 더 짚어보면서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 추경에 대해 부정적인 추경호 부총리, 일단 최대한 미룬다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하반기에 추경이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 당분간 검토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부총리는 방송 간담회에 출연해 "당장 세계잉여금, 지출 효율화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정부는 살림을 살면서 가급적 나라 빚을 더 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당장은 추경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국가재정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이다. 아직 세금 관련한 돈이 얼마나 들어오고 나갈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는 "8월, 늦어도 9월초 공식적으로 세수를 재추계한다. 현재로선 어느 정도 세수가 부족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올해 4월까지 세수가 34조원 가량 적자인 상황에서 나라 살림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부총리는 추경에 대해 최대한 시간을 벌고 있다.

부총리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습관성 추경을 생각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다그치기까지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추경은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시장 일각에선 부총리가 추경에 대해 부정적 답변을 이어가자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기도 했지만, 결국 시간 문제라는 인식은 여전했다.

■ 외국인 대규모 장기선물 매도...이날 반응 다시 주목

외국인은 전날 10년 선물을 1만5,107계약이나 순매도했다.

3년 선물은 7,589계약 순매수했으나 10년 선물은 두배 가량 순매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고30년 금리가 연초 이후 최고치로 올라오는 등 장기금리가 큰폭으로 뛰었다.

최근 호주·캐나다의 예상 밖 금리 인상, 아시아 시장 전반의 금리 오름세 분위기에서 외국인이 일단 커브 스팁으로 밀어붙인 모습이다.

다음주 국고10년 입찰, 미국 물가지표와 FOMC 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은 일단 장기채권 숏에 힘을 줬다.

간밤 미국채 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외국인이 공격적인 장기선물 매도 후 이날 다시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따라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

■ 한은과 기재부의 '매파적' 입장

전날 한은과 기재부는 통화정책의 방향과 관련해 일정부분 메시지를 내놓았다.

우선 방송 토론회에 나온 추경호 부총리는 "거시정책은 당분간 경기보다 물가안정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경기에 대해선 상반기가 가장 나쁘고 하반기엔 좋아진다는 기존 시각을 유지했다.

추 부총리는 특히 "하반기 후반에 경기회복 속도는 더 완연해질 것"이라며 힘든 상반기가 거의 끝나가는 게 다행스럽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성장률 전망은 기존 1.6%에서 소폭 내릴 수 있다고 했지만,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의 두 배로 높아질 수 있고 내년엔 더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부 경제수장의 이런 스탠스와 함께 한은도 일단 금리 추가인상 '검토' 입장을 유지했다.

이상형 한은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상황을 보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RBA와 BOC가 예상 밖 금리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미국 CPI, FOMC 등을 통해 미국의 스탠스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단 한은을 포함해 주요국 통화당국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풀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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