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기술적 경기침체와 근원물가 둔화에도 ECB 금리인상 이어질 것 - 대신證

2023-06-12 13:17:02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12일 "유로존 기술적 경기침체와 근원 물가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ECB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다은 연구원은 "라가르드 ECB총재는 5월 유로존 CPI의 서프라이즈 이후에도 기저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발언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유로존의 고용시장이 기술적 경기침체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임금 인상 압력과 그에 따른 2차 파급효과가 우려돼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노동시장 여건이 양호한 가운데 고인플레이션이 지속될수록 근로자들의 구매력 손실 보전 요구가 강해지면서 다른 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우려한 바 있다.

이런 우려는 5월 통화정책회의록에도 드러났다. ECB는 미국에 비해 유연하지 못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임금의 2차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을 우려하며 긴축 지속을 시사했다.

이 연구원은 "ECB가 5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50bp에서 25bp로 줄이면서 연준처럼 금리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추세적인 고용시장 둔화 데이터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현재 통화긴축 강도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은 낮다"고 풀이했다.

■ 유로존의 역성장, 그러나...

1분기 유로존 GDP는 전기대비 -0.1%를 기록하면서 기술적 침체에 돌입했다. 당초 잠정치가 +0.1%로 침체를 피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달리 유로존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의 1분기 GDP가 -0.3%로 하향 조정된 영향이 작용했다.

올해초 시장에서는 유로존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에너지 위기에 따른 경기 우려가 개선과 예상보다 빠른 중국 경기 정상화로 심리지표(예: ZEW 경기기대지수, 센틱스 투자자 신뢰지수)가 지난해 4분기에 저점을 찍고 크게 반등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서비스업 수요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서비스 중심 국가의 강한 반등이 이어지면서 해당 국가의 OECD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하드데이터도 회복되는 조짐을 보였다. 1~2월 산업생산 지표가 개선세를 이어간 가운데 3월 독일 수출 금액도 통계작성 이래 최고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기 개선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약한 수요로 인해 이어지지 못하면서 3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4.1%로 재차 큰 폭 감소했다"면서 "더불어 고인플레이션 국면이 지속되면서 유로존 가계 및 비금융기업 지출이 전기대비 0.3% 줄어든 가운데 정부지출이 -1.6%로 큰 폭 줄어들면서 소비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3월 이후 유로존 경기 지표 악화 속에 부진한 경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개선세를 보이던 경기 선행지표들은 3월을 기점으로 하락 전환했고 5월 종합 PMI는 확장국면이긴 하나 마찬가지로 꺾이는 모습"이라며 "중국의 리오프닝 수혜에 힘입어 경기 하방을 지지하던 서비스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제조업 PMI는 3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기 모멘텀을 보여주는 유로존 citi 경기 서프라이즈 인덱스는 5월 1일 10.2p에서 6월 8일 -90.5p까지 급락했다.

다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로존도 4월 실업률이 6.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이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로 인해 경기가 위축국면을 지속하더라도 강도는 약할 것"이라며 "더불어 경기 탄력성도 높아 물가상승률이 5%내로 떨어질 경우 소비가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0.6%를 고점으로 5월 6.1%까지 하락했다. 헤드라인CPI 상승폭 둔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근원 물가도 5월 5.3%로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둔화됐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5월 근원 물가 상승률 둔화는 정부의 개입(독일 대중교통 할인티켓 등)에 따른 영향이 존재하기 때문에 서비스 부문의 물가 경직성은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또 6~8월부터는 지난해 역기저효과로 인해 물가 상승률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유로존 물가 둔화 속도는 아직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존, 기술적 경기침체와 근원물가 둔화에도 ECB 금리인상 이어질 것 - 대신證

유로존, 기술적 경기침체와 근원물가 둔화에도 ECB 금리인상 이어질 것 - 대신證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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