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3일 미국 물가지표와 FOMC를 대기하면서 외국인 등의 움직임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이벤트를 확인하기 전 적극적인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가운데 수급 주체들의 이벤트를 앞둔 포지션 변경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날 외국인의 대규모 10년 선물 매수에 커브가 제한적으로 눌렸을 뿐 시장은 적극적으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간밤 미국 시장의 금리도 제한적으로 움직였다. 일단 국내외 금융시장의 이벤트 확인 심리가 강한 국면이다.
■ 美 금리 제한적 레벨 하락
미국채 금리는 이벤트를 대기하면서 소폭 하락했다. 유가 하락이 금리를 끌어내렸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28bp 하락한 3.737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05bp 떨어진 3.882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50bp 내린 4.5771%, 국채5년물은 2.45bp 하락한 3.8953%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금리 동결 예상 속 기술주 위주로 올랐다. CPI, FOMC를 앞둔 상황에서 일단 금리 동결 기대감에 반응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89.55포인트(0.56%) 오른 34,066.33에 장을 마치며 5일 연속 상승했다. S&P500은 40.07포인트(0.93%) 상승한 4,338.93, 나스닥은 202.78포인트(1.53%) 높아진 13,461.92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정보기술주가 2.1%, 재량소비재주는 1.7%, 통신서비스주는 1.2%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1%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 주가가 2.2% 올랐다. 충전소 사업 호재와 사이버트럭 기대 등으로 12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이다. 애플도 2% 가까이 높아지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라클은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6% 급등했다.
달러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영란은행 매파 인사의 인플레 우려 발언으로 길트채 금리가 뛰자 미국채 금리도 초반 급등하는 듯 하다가 유가가 하락하자 금리는 다시 내려갔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3% 높아진 103.5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1% 오른 1.0762달러, 파운드/달러는 0.50% 낮아진 1.2511달러를 기록했다.
캐서린 만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매우 우려된다"고 발언했다.
달러/엔은 0.12% 상승한 139.55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7% 높아진 7.1559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19%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70불을 하향 이탈해 67달러대로 내려갔다. 골드만삭스가 연말 유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3.05달러(4.35%) 하락한 배럴당 67.1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95달러(3.94%) 낮아진 배럴당 71.84달러에 거래됐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브렌트유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95달러에서 86달러로 낮췄다. 서방 제재를 받는 산유국들 공급이 늘어난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와 높은 금리가 전망 하향 원인으로 지목된다.
■ 매파적 동결 전망 우위..관건은 얼마나 예상 벗어나느냐
현재 FOMC에 대한 예상은 '매파적 동결' 전망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미국 CPI와 관련해 헤드라인 물가는 상당폭 둔화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근원물가는 여전히 스티키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연준 내 매파적 성향의 멤버들 중에도 이달엔 동결하면서 상황을 관찰할 필요성을 거론했던 만큼 이번엔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다만 최근 RBA, BOC 등이 예상밖의 인상을 단행했던 만큼 연준이 의외의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연준 점도표 변화가 관건이란 진단들도 보인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거의 끝지점에 왔다고 판단했지만, 경제지표는 우려했던 것보다 견조해 연준이 좀더 물가 누르기를 할지 관심이다.
한은은 각국의 통화정책 차별화 가능성이 보다 커졌다고 보면서도 연준의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창립기념사에서 "앞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리고 미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운용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총재는 다만 "국가별 물가와 경기가 차별화된 모습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 따른 정교한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 야당 추경 필요성 공세 지속
이날 오후엔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의 추경 필요성 주장과 정부의 답변이 관심이다.
이번주 들어 민주당은 추경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좀더 높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2일 "고금리 피해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12조 원, 고물가·에너지 요금 부담 경감을 위한 11조 원, 주거 안정을 위한 7조 원을 비롯해 미래 성장과 경기 회복 마중물 역할을 할 재생에너지·디지털·SOC 인프라 투자,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까지 합쳐서 35조 원 정도의 추경 편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부채 비율은 51.5%로서 선진국 평균인 117.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추락하는 경제, 민생의 고통을 생각하면 재정 투자를 늘려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추경은 절박하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서민이 어렵다. 폭염이 예고돼 냉방비까지 우려된다"면서 돈을 풀자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2014년도에 경기 침체와 세수 부족 사태에 강제 불용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연간 성장률 3.2% 가운데 정부 지출 성장 기여도는 0.4%p로, 민간 지출 기여도인 2.8%p의 7분의 1에 머물렀다"면서 지금은 추경을 통해 정부 기여도를 높일 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추경호 부총리는 추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추 부총리는 나라살림의 어려움을 거론하면서도 건전재정을 강조했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정부는 다시금 야당의 거듭된 추경 필요성 공세에 대답해야 한다.
■ 외국인 선물 매매 보면서 이벤트 대기
전날 외국인은 10년 선물을 1만 1,710계약 순매수하고 3년 선물은 1,070계약 순매도하면서 일드 커브를 눌렀다.
미국 시장 상황, FOMC 전망 등에 따라 외국인도 오락가락하는 중이란 평가도 이어진다.
지난 주 목요일 외국인은 10년 선물을 1만 5,107계약이나 대거 순매도하고 3년 선물을 7,589계약 순매수한 바 있다. 외국인이 전날엔 이틀 전의 움직임과 상반된 매매 패턴을 보인 것이다.
목요일 당시에 외국인의 대규모 10선 매도로 10년선물 가격이 장중 100틱 이상 급락하기도 했으나, 전날은 매수 규모 대비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었다.
당장 FOMC의 매파적 동결 기대감이 큰 가운데 물가지표와 이벤트 결과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
미국 물가지표가 안정세에 힘을 실어주면 7월 금리 인상 우려까지 퇴조하면서 금리가 하향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상정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이 적극적으로 방향을 잡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