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예상치 못한 英 재료의 반격

2023-06-14 07:51:15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4일 미국 등 주요국 금리 급등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물가지수가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영국 금리가 뛰면서 미국 시장도 반응했다.

영국 4월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나타내면서 영국 단기금리는 20bp 넘게 뛰었다. 이런 모습에 미국채 시장도 베어 플래트닝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미국의 전년비 CPI 상승률이 4%로 내려가면서 21년 3월 이후 최저를 나타내자 FOMC의 금리 동결에 보다 힘이 실리기도 했다.

국내시장은 계속해서 외국인 매매 등을 지켜보면서 FOMC를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 예상 부합한 美 CPI에도 英 재료 등으로 글로벌 금리 급등

미국채 금리는 예상에 대체로 부합한 CPI 결과에도 불구하고 급등했다. 영국의 4월 고용 서프라이즈, 그리고 중국 경기부양 기대감 등이 금리를 밀어올렸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84bp 급등한 3.8259%,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52bp 오른 3.9274%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0.19bp 급등한 4.6790%, 국채5년물은 10.07bp 뛴 3.9960%를 나타냈다.

영국의 2~4월 실업률은 3.8%로 집계돼 예상치(4%)를 하회했다. 주당 평균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7.2% 뛰며 예상치(+6.9%)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영국 금리를 급등했다.

영국10년물 금리는 8.68bp 상승한 4.5212%, 국채2년물은 23.79bp 폭등한 4.8639%를 기록했다.

영국, 미국 금리가 뜨자 유럽 주요국 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3.38bp 상승한 2.4201%, 2년물은 6.44bp 상승한 2.9569%를 나타냈다. 프랑스10년물은 4.58bp 상승한 2.9500%, 2년물은 5.09bp 오른 3.1453%를 기록했다.

중국은 잇따라 단기 금리를 인하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추가 경기부양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금융, 재정, 토지, 신용 등을 종합해 지방 현실에 부합할 수 있는 패키지식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 FOMC 동결 예상 속 위험선호에 힘 실려

뉴욕 주가지수는 FOMC의 금리 동결을 자신하면서 상승했다.

CPI가 예상에 부합하고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의 잇따른 단기금리 인하와 부양책 준비 등이 주가를 지지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45.79포인트(0.43%) 오른 34,212.12에 장을 마치며 엿새 연속 상승했다. S&P500은 30.08포인트(0.69%) 상승한 4,369.01, 나스닥은 111.40포인트(0.83%) 높아진 13,573.32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강해졌다. 소재주가 2.3%, 산업주는 1.2%, 재량소비재주는 1% 각각 올랐다. 유틸리티주만 0.1% 낮아졌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 주가는 이날도 3% 넘게 올라 1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중국 경기에 민감한 캐터필러는 3.2%, 엔비디아는 4% 가까이 각각 뛰었다.

달러인덱스는 파운드값 급등에 하락했다. 영국 고용 서프라이즈에 영향은 받은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4% 낮아진 103.2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3% 높아진 1.0793달러, 파운드/달러는 0.77% 오른 1.260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4% 상승한 140.2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5% 높아진 7.1741위안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4일만에 반등했다. 중국 경기 부양책, 달러 약세 등이 유가 반등에 힘을 실어줬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2.30달러(3.43%) 오른 배럴당 69.4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45달러(3.41%) 높아진 배럴당 74.29달러에 거래됐다.

■ 美 CPI, 대체로 예상 부합...금리동결에 더욱 힘 실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올라 예상에 부합했다. 이는 4월(0.4%)보다 둔화된 것이다.

CPI는 전년 대비로는 4% 올라 예상치(+4.1%)를 하회했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이후 최저 상승률이다. 전월에는 4.9% 오른 바 있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해 예상과 일치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5.3%로 전월보다 0.2%p 하락했다. 이는 예상치(+5.2%)를 웃도는 수치다.

에너지 물가가 전월보다 3.6% 하락해 인플레이션 둔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식품 물가도 0.2% 오르는데 그쳤다.

CPI 비중에서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전월비 0.6% 상승했다. 중고차 물가도 4.4% 상승해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CPI 결과로 연준의 금리 동결에 힘이 실렸다. 인플레가 추가로 둔화되면 연준이 금리 추가인상 없이 올해를 넘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올라왔다.

■ 中, 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발표 예고

중국 인민은행은 13일 역레포 금리에 이어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금리도 10bp 인하했다.

이날 저녁 인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SLF 금리표를 새롭게 공시했다. SLF 익일물 금리를 기존보다 10bp 낮춘 2.75%, 7일물도 10bp 내린 2.90%, 1개월물도 10bp 낮춘 3.25%로 공시했다. 이날부터 인하된 금리가 적용됐다.

중국 SLF(Standing Lending Facility)는 인민은행이 제공하는 단기 유동성 공급이다. 인민은행은 시중 유동성이 감소했을 때 SLF를 통해 일정 자금을 1~3개월 만기로 시중은행에 지원한다.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7일물 역RP 낙찰금리도 기존 2.0%에서 1.9%로 10bp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인민은행이 1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와 20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지원과 금리 인하 등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 발표를 고려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준 만큼 추가적인 정책 완화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금융, 재정, 토지, 신용 등을 종합해 지방 현실에 부합할 수 있는 패키지식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한 만큼 중국의 추가 부양채을 지켜봐야 한다.

■ 韓, 추가 금리 인상 열어두기

한국은행이 전일 장 마감 뒤 공개한 5월 금통위의사록엔 추가 인상 필요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금통위원들은 물가가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거나, 물가 둔화가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상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지난달 금통위 회의 때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가 금리 추가 인상과 관련해 3.75%까지 열어뒀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위원은 "물가가 2%대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적 인상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의 정책 결정 등 다른 중앙은행들의 움직임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입장도 보였다.

다른 위원은 "주요국의 통화정책결정 추이 등을 봐가며 추가 금리인상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금통위원들이 경기,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을 감안하고 있어 추가인상 여부는 경제지표 등에 달려 있다.

아울러 현재 각국 통화정책이 다시 차별화되는 모드로 진입하는 만큼 한국 상황을 보다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도 보였다.

또다른 위원은 "당분간 성장과 물가 등 국내 상황을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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