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선 고물가 우려가 이례적일 정도로 적었다"면서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 됐으며 연내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한국의 PF 우려 등 금융불안이 통화완화를 촉발하는 법"이라며 "한은도 환율이 안정된다면 연준을 따라갈 필요 없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달러/원 환율은 금리차가 아닌 수출 성장세에 연동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반도체가 저점을 치고 반등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총재는 향후 연준의 두 차례 금리인상 현실화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8월은 FOMC 회의가 없어 9월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한국의 8월 동결도 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연준의 인상 종료, 2024년 물가 안정화와 관련한 신호가 분명해지면 정상화 차원의 인하 논의가 시작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일단 연내인 11월 인하 전망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는 연준의 추가 인상 우려에도 환율시장은 한-미 기준금리 차이 뿐 아니라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원화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만큼 한은이 환율 시장에 대응해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풀이했다.
2022년 기준 수출 비중 19%인 반도체 업황 개선이 한은의 환율에 대응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상황이라고 했다.
■ 美CPI가 더 우호적으로 만든 한국 '금통위'..이틀간 달려 얼마나 더 강해질 수 있을까 의구심도
이날 금통위가 상대적으로 도비시하게 다가왔던 데엔 개장 전 미국 CPI 재료 영향도 컸다.
미국에서 확실히 물가 둔화 신호가 나타난 뒤 한은의 물가를 이용한 채권시장 위협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CPI에서는 전반적인 물가 하방 압력이 강해졌다. 7월엔 금리를 올리지만 이후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다"면서 "미국은 주거비 둔화세가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근원 물가와 함께 물가의 기저를 보여주는 절사평균 CPI와 비탄력적 CPI도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큰 폭 둔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비 3.0% 올랐다. 이는 예상(+3.1%)을 밑돈 것으로 최근 12개월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전년비 3.0% 상승률은 2021년 3월 이후 가장 작은 것이다. 6월 CPI는 전월 대비로 0.2% 올라 예상치(+0.3%)를 하회했다.
관심을 모은 근원 CPI도 예상을 밑돌았다. 전년비 상승률은 4.8%로 예상치(+5.0%)를 하회했다. 전월비로는 0.2% 상승해 역시 예상(+0.3%)을 밑돌았다.
낮아진 미국의 물가상승률과 '새롭게 매파적인 게 없었던' 금통위를 거치면서 채권 가격변수가 더욱 자극을 받았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다만 시장금리가 이틀간 급락함에 따라 여기서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플레이어들도 늘어났다.
장중 3년 선물이 40틱, 10년 선물이 100틱 오르는 채권시장 랠리가 펼쳐졌지만 이틀간 급하게 낮아진 금리 레벨에 적응하는 문제가 생겼다.
D 증권사 딜러는 "미국이 일단 인상을 종료할 것 같으니 시장이 한시름 놓은 상태에서 외국인이 선물을 공격적으로 매수해 국고3년 금리가 3.6%를 뚫고 내려가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차피 내일이 되면 계속 달리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은 매수 세력이 갈 수 있는 맥스 80% 이상은 온 것으로 본다. 여기서부터 추가 매수는 실익 없는 매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 딜러도 "국고3년이 3.5%대에 진입했는데, 이 지점부터는 더 강해지려면 인하 기대감이 필요해 보인다. 여기서부터 추가 강세는 외국인(선물 플레이)의 몫"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