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산타' 파월과 코스피 3000 시대 재도래 기대감

2023-12-14 14:44:14

자료: 2019년부터 현재까지 코스피 주봉 차트,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019년부터 현재까지 코스피 주봉 차트,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주식시장에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산타 역할'을 자임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파월이 시장 예상보다 상당히 도비시한 모습을 보이면서 14일 국내 금융시장에선 주식, 채권, 원화값 모두 급등했다.

주가는 한동안 부진을 보이다가 11월 급등하면서 산타 랠리 기대를 키운 바 있다. 이후 12월 FOMC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긍정해 주자 위험자산 추가 상승에 대한 관점이 강화된 것이다.

■ 파월의 금리 인하 기대감 '수긍'...주식 투자자들에게도 산타로

FOMC 이전까지 미국 주가지수는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었다.

이후 FOMC 점도표가 발표되자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13일 전장보다 512.30포인트(1.4%) 오른 37,090.24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63.39포인트(1.37%) 상승한 4,707.09, 나스닥은 200.57포인트(1.38%) 높아진 14,733.96을 기록했다.

2024년 기준금리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영향이다. 내년 기준금리 중앙값에 대한 연준맨들의 예측은 9월의 5.1%에서 4.6%로 내려갔다. 25년 전망치는 3.9%에서 3.6%로 하향조정됐다.

연준이 내년 금리를 3번 내리고 내년엔 4번 더 내린다고 한 뒤 주식시장도 기대감을 키웠다.

미국에서 2년 국채 금리가 30bp 폭락하는 등 대대적인 금리 하락이 나타나 채권 투자자들을 지지했다. 동시에 주식 투자자들은 더 낮아질 금리를 기대하면서 낙관론을 강화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파월이 산타"라며 "파월은 금리인하 기대 통제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파월이 적절한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했다"면서 "주식시장은 연중 고점을 경신하는 흐름이며 색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S&P500은 4,700을 돌파하면서 2022년 기록한 역사적 고점까지 1.9% 정도밖에 남겨 두지 않았다.

금리 인하와 경기 연착륙 조합...코스피, 지수 3천 탈환 기대

주식시장에선 미국 경기 침체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낮아진 물가로 금리가 상당폭으로 인하될 수 있어 긍정적인 환경이 마련됐다는 낙관론도 보인다.

반도체 등 국내 수출 회복과 통화정책 완화를 섞어 낙관적인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주식브로커는 "미국에서 인플레 압력이 완화되는 가운데 금리인하 기대와 경기 연착륙 기대는 커졌다. 최근 반도체 등 수출도 좋아지고 최적의 조합이 구성되고 있다"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의 코스피 3천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본부장은 "지나서 보면 큰 사건으로 기억될 일이 간밤에 벌어졌다"면서 "코스피 3천 시대를 다시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FOMC 이후 국내 금융시장에선 달러/원 환율, 금리가 급락하는 가운데 주식시장에선 한국 주식시장 대표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 위협이나 FOMC 경계감에 눌려 있던 종목들이 기지개를 켠 것이며, 낙관적 시각이 강해졌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시장에선 인터넷 업종 등 금리에 눌려있던 성장주 전반이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코스닥에선 금리 급락으로 제약, 반도체 등 성장주 중심의 상승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FOMC가 도비시하게 변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되면서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금리인하 논의가 시작되었음을 명시한 상황에서 이미 75bp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도표를 통해 보여줬다"면서 "예상보다 빠른 시점, 높은 지수 레벨에서 분위기 반전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3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KOSPI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2분기부터 상승추세 재개가 가능하고 KOSPI 상단은 3,000p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12월 FOMC를 통해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면 24년 3월 FOMC 결과가 24년 상반기, 연간 주가 흐름과 KOSPI 레벨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작은 단어의 변화가 안겨준 큰 의미...주가 추가상승 기대와 과잉 기대 가능성

미국 시장은 작은(?) 단어의 변화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내년 3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한 기준금리 점도표의 하향, 이와 함께 성명서의 문구 변화가 주목을 받았다.

정책강화와 관련한 포워드 가이던스(the extent of any additional policy firming)에 긴축을 선호하는 태도가 약화된 점이 주목을 받았다. 성명서의 additional이 'any' additional로 변하면서 투자자들은 기대감을 높였다.

TD증권은 "내년 75bp 인하 전망, 인플레 전망 하향, 추가 금리인상에 'any'를 추가한 점 등이 도비시하다"면서 특히 "파월은 금리가 정점이거나 정점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해 any를 추가했다고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은 "정책금리 결정문의 인플레 둔화 전망, 점도표 및 SEP을 통한 내년 정책금리 75bp 인하 전망, 근원 PCE 하향 조정, 'any'의 추가가 도비시하다"고 평가했다.

씨티는 다만 연준이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하는 게 아니라 7월부터 연말까지 4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빨리 움직이는 속성을 감안할 때 지금부터 급등장에 대비하는 게 낮다는 진단도 보인다.

HSBC는 "S&P500은 내년 5,000으로 갈 것"이라며 "경기가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S&P500은 도비시한 FOMC를 맞아 이미 4,700선을 넘어선 상황이며, 6% 남짓 더 오르면 5천선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과잉 반응하는 속성을 가진 시장에 부회뇌동하다 다칠 수 있다는 경고도 보인다. 현재 주식시장이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 경기 연착륙 등 우호적인 요소들을 당겨쓰고 있다는 것이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연준과 시장의 인식 차이는 여전히 커 주의할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연준 대비 시장의 성장률 전망이 낮고 실업률 전망은 높으며 물가 상승률 전망은 유사하다"면서 "미국 주요 금융사의 내년 금리인하 전망 폭은 100~150bp에 달해 연준(75bp)에 비해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자료: FOMC 성명서, 출처: 연준
자료: FOMC 성명서, 출처: 연준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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