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3%를 앞두고 대기매수 등에 추가 상승은 제약됐지만 미국채 금리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금리 상단은 올라가고 있다.
금융시장과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 괴리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중이다.
미국의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타격을 입으면서 한국의 인하 시기가 이연될 수 있다는 지적들도 나오는 중이다.
■ 보스틱, 3분기로 인하 전망 제시...시장은 '하반기' 인하 자체가 부담?
최근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80% 이상 반영했다가 지금은 50%대로 낮췄다.
경제지표나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 등에 따라 인하 강도에 대한 기대치가 축소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금리는 상승룸을 가늠하는 중이다.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18일 애틀란타에서 열린 비즈니스 크로니클의 2024년 경제 전망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회복시키는 데 예상치 못한 강력한 진전이 있었다. 그리고 경제 활동도 냉각되면서 기준금리 정상화를 시작하는 예상 일정을 3분기로 앞당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금리 인하가 올 4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스틱은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전개된다면 정책에 대한 견해를 조정할 의향이 있다"며 "그 견해는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 강도와 관련해 앞서 나갔던 시장은 당초 4분기 인하 전망에서 당긴 보스틱의 발언마저 매파적으로 해석한다는 지적도 보였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오늘 장은 예상보다 많이 밀리면서 시작했다. 보스틱이 인하 시기 전망을 3분기로 오히려 당겼다고 했는데, 시장에선 이를 매파적이라면서 핑계 대기도 한다"면서 "전체적으로 인하 기대감 조정이 이어지는 중이다보니 악재 민감도가 커진 것"이라고 밝혔다.
■ 美 3월 인하 확률 낮아지면서 좀더 열린 금리 상단...그래도 3.3%선이 쉽게 무너지기 어렵다?
미국의 3월 인하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 국내 금리 레인지 조정도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국고3년 기준 금리상단 3.3%가 위태로운 이유는 3월 인하에 대한 자신감이 점점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들도 나온다.
아울러 금리인하 시기가 점점 더 밀리면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 역전폭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도 보인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밀릴 수 있다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는 중"이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인하 시기가 점점 더 밀리면 국고3년이 3.5% 기준금리 수준까지 못 갈 것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하 시기를 가늠하기 위해선 물가 데이터 등을 봐야 한다. 인하 기대감이 지금보다 더 퇴조했을 때의 금리 상단, 그리고 인하 기대감이 계속 퇴조할지 여부 등을 가늠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연준의 3월 인하 기대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3년 3.30% 수준이 상단으로서 유지되겠지만, (인하 시점이) 5월 이후로 밀리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면 12월 FOMC 이전 금리 하단이었던 3.45% 정도가 새로운 레인지 상단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3월 인하 기대감이 둔화에도 불구하고 조속한 인하 기대 자체가 쉽게 소멸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매니저는 "다음주 12월 근원PCE 가격지수를 포함해 이후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수치들이 2%대로 내려 앉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 견조한 고용여건 속에서도 연준의 3월 인하 기대가 쉽게 무너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풀이했다.
■ 미국 인하 이연 분위기 되돌려지지 않는 한 시장의 불편함은 지속
최근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6개월 이상 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단 미국의 인하가 단행돼야 한은이 인하 타이밍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미국의 인하 시기가 밀리면 한국도 밀릴 수 있다.
D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국 통화당국은 일단 3월 인하 기대감을 차단하기 위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면서 "하지만 3월 인하가 물 건너 가더라도 상반기 중엔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6월 정도에 인하에 나선다면 한국은 3분기인 8월 정도에 인하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면서 "지금으로선 채권 매도 역시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연준 보스틱의 현재 예상대로 3분기 인하가 단행되면 국내는 4분기에나 인하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보인다.
아무튼 인하 시기가 이연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일단 역캐리 채권들의 부담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많다.
E 은행의 한 딜러는 "단기적으로는 분위기가 좀 돌려진 만큼 장은 더 밀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에 수급 불균형 떄문에 그나마 레벨이 나오는 단기 채권이나 크레딧 쪽으로 몰리면서 스프레드가 줄고 그랬지만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지고 인하폭 기대도 줄어들면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결국 기준금리 이하에서 있는 채권들은 모두 불편해진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