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월 FOMC의 3월 인하 기대감 다루기

2024-01-29 11:22:17

자료: 미국 상무부
자료: 미국 상무부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미국 FOMC가 30~31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9월, 11월, 12월에 이어 24년 1월말 회의에서도 금리를 현 수준(5.25~5.50%)에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인하 시기와 관련해 연준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모아져 있다.

당장은 올해 들어 크게 축소된 3월 인하 기대가 물건너 갈지, 아니면 되살려 놓을지 관심이다.

■ 3월 인하 기대감...올해 들어 퇴조했으나 여전히 남아 있는 기대

당장 연준이 FOMC에서 3월 금리 인하와 관련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 주목된다.

올해 들어 양호한 모습을 보여준 경제지표, 연준 관계자들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 차단 노력 등을 감안할 때 이번 회의를 통해 3월 인하가 물 건너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들이 보인다.

하지만 물가지표들은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 인하 기대감을 유지시켜 줄 것이란 관점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 주 금요일 나온 PCE 물가와 소비지표의 상반된 흐름은 엇갈린 전망들 모두에 신빙성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의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2.9% 올랐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 상승을 밑돈 것이며, 예상치(+3.0%)를 하회한 것이다. 직전월 3.2% 상승보다 낮은 결과로 인플레 둔화에 힘을 실어줬다.

PCE 결과가 나온 뒤 시장에선 연준이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정책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것이란 반응들도 나왔다.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지만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어 금리를 내릴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소비는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제어했다.

12월 개인소비는 전월 대비 0.7% 늘어 예상치(+0.5%)와 직전월(+0.2%) 수준을 모두 상회했다.

양호한 소비지표까지 확인하자 인플레 둔화를 이유를 섣불리 금리를 낮춰선 안 된다는 반응들도 보였다.

따라서 연준이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가 관심이다. 일단 미국채 금리는 상승으로 반응했다.

■ 최근 3월 인하 기대감 후퇴와 성명서 변화 가능성

최근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의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50% 아래로 낮추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40%대 정도의 기대감은 유지했다.

일단 1월 FOMC의 금리동결은 '기정사실'로 보면서 성명서에서 어떤 변화를 줄지 관심이다.

정책금리 조정 사이클을 바꿀 때 성명서 문구를 수정하고 움직였던 만큼 이번에 중대한 문구 변화가 나타나면 3월 인하 기대감이 재차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이 시장 기대감을 제어하기 위해 도비시하게 읽힐 수 있는 변화를 자제한다면 인하 기대감이 더 퇴조할 수 있는 등 양쪽 가능성 모두 열려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3월에 인하를 하기 위해서는 성명서 문구를 수정해야 한다. 2019년 7월 금리인하에 앞서 연준은 6월 성명서에서 ‘향후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인내심을 갖겠다’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금리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고 상기했다.

그는 "지난 12월 FOMC에선 추가 긴축에 대해 ‘any’를 추가하면서 11월보다 추가 긴축에 대한 톤이 낮아진 바 있다. 이번 FOMC에서 ‘추가 긴축’에 대한 문구의 삭제 유무가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연준이 물가 둔화 흐름에 비중을 두고 이 문구를 삭제할지, 아니면 살려 두면서 시장이 인플레 경계감을 유지하길 원할지 봐야 한다. 결국 최근 물가 둔화의 성격에 대한 평가가 관건일 수 있다.

임 연구원은 "핵심 상품이 전월대비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긴축 문구 삭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지만, 홍해 사태로 글로벌 선박 비용 및 미국 내 운송 비용 상승으로 상품 부문의 디스인플레이션은 둔화될 수 있다"며 "주택 가격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주거 부문의 물가 둔화를 더디게 만들고 있으며 주거 제외 서비스 부문은 전월대비 0.31% 증가하면서 상승세가 높아지고 있어 긴축 문구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연준, 물가 안정 자신감으로 고용 등에 더 신경 쓸 가능성은...

연준이 물가와 고용, 소비지표 등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스탠스 변화 여부에 고심할 것이란 관점도 적지 않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 연준이 인상의 명분으로 줄기차게 강조했던 물가, 고용 그리고 소비의 연결고리들은 건재하다"면서 "물가는 울퉁불퉁한(bumpy) 흐름을 지속했고 고용시장도 여전히 타이트했다. 지난주 집계발표된 소매판매는 월가의 예상을 웃돌며 둔화 우려를 일축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적어도 경제 지표 상으로는 피봇을 위한 단서가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금리선물시장의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작년 말 한 때 90%를 웃돌 정도로 강력했다. 이런 기대가 일단 올해 들어선 상당히 되돌려졌지만, 3월 인하 기대감이 백기를 든 상황은 아니다.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이 퇴조했지만 조기 인하 기대감을 완전히 버리기도 어려워 애매해 하는 모습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최근 경제지표나 물가를 종합적으로 볼 때 FOMC 결과가 시장에 우호적으로 다가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연준이 인플레 부담 완화를 근거로 고용 책무 완수에 힘을 쓸 가능성도 있다. 연준이 소프트 랜딩을 유도하기 위해 3월 인하 기대감을 압박하는 데 한계를 보일 수도 있어서 FOMC 결과를 확인해야 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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