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대 중반까지 낮아진 근원물가...물가둔화 대세 흐름과 리스크 강조하는 물가당국

2024-02-02 10:59:37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 진입했다.

1월 CPI는 1월 중 전년비 2.8% 올라 6개월만에 재차 2%대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는 작년 6월과 7월 각각 2.7%, 2.4% 상승하면서 2%대에 진입했다. CPI 상승률은 이후 반등하면서 3% 흐름을 이어가다가 이번에 재차 2%대로 내려온 것이다.

최근 CPI 상승률은 작년 10월 3.8%를 기록하면서 단기 고점을 찍은 11월, 3.3%, 12월 3.2%에 이어 이번엔 2.8%까지 낮아진 것이다.

■ 韓 근원물가 하향 안정 두드러져

이날 CPI 발표에선 두드러진 근원물가 둔화 흐름이 주목을 끌었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 상승률이 2%대 중반(2.5%)으로 내려왔고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 상승률은 2%대(2.6%)로 진입했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작년 1~5월 시기엔 3.8~4.0% 올라 잘 내려오지 않다가 6월에 3.3%로 둔화됐다. 그런 뒤 7~10월엔 3.1~3.2% 수준에서 다시 잘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11월 2.9%를 기록하면서 2%대에 진입한 뒤 12월엔 2.8%로 상승률을 조금 더 낮췄으며 올해 1월엔 2.5%까지 내려온 것이다.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도 둔화폭도 두드러졌다.

작년 12월(3.1%)보다 0.5%p나 낮아진 2.6%로 내려오면서 2%대에 진입했다.

변동성이 큰 품목들을 제외해 '물가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최근 다시 빠르게 둔화돼 물가 하향안정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국내 근원물가는 미국(3.9%, 12월), 영국(5.2%, 12월)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내려와 있다.

■ 물가당국, 물가 둔화 환호하기 보다는 재반등 가능성 강조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지만 한은은 물가의 재반등 가능성 등을 거론하면서 경계감을 유지시키길 원하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아침 CPI가 발표된 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점,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물가 흐름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지정학적 정세, 국내외 경기흐름, 비용압력의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제부총리는 소비자물가가 발표된 뒤 3%대 재진입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1월 소비자물가는 2.8%를 기록했고 추세적 물가인 근원물가도 2.5%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불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부총리는 물가의 '확실한 조기안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물가는 민생의 최전방"이라며 "정부는 2%대 물가가 조속하고 확실하게 안착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 유가, 재상승 불확실성 있으나 상승 한계도

1월 CPI가 지난달 상승률(3.2%)에 비해 둔화된 데는 농산물(+0.03%p)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했으나 근원품목(-0.18%p), 전기료(-0.16%p) 등이 하방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농산물은 사과, 귤 등 과일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석유류가격은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전월에 이어 80달러를 밑돌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두바이유 가격은 작년 9월 평균 93.1달러, 10월 90.6달러의 높은 수준을 보인 뒤 11월엔 83.5달러로 둔화됐고 12월과 1월엔 각각 77.2달러, 78.9달러를 기록해 80불을 하회했다.

다만 올해 1월 하순 이후엔 홍해지역 긴장 등으로 다시 80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경제부총리는 3% 내외의 재상승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는 상승 한계도 여실히 보여준 바 있다. 미국 셰일유 등 수급 요인이 유가 구도를 많이 바꿨으며, OPEC+라는 석유 카르텔의 힘을 뺐다.

WTI는 홍해 사태 등으로 1월 26일 78달러를 살짝 웃돌기도 했지만, 이달 1일엔 73.8달러로 떨어졌다.

전기료는 지난해 인상의 반작용 영향을 받고 있다.

전기료는 작년 11월과 12월 13.9%씩 올랐으나 올해 1월엔 4.3% 올라 상승폭이 축소됐다.

근원물가는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서비스와 상품 모두 오름폭이 축소되는 흐름이다.

서비스 중 외식물가는 최근 3개월간 4.8%→4.4%→4.3%로, 외식제외는 3.4%→3.5%→3.0%로 둔화됐다. 내구재는 2.1%→2.1%→1.6%로 둔화됐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2%대 중반까지 낮아진 근원물가...물가둔화 대세 흐름과 리스크 강조하는 물가당국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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