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관세전쟁과 한국대선

2025-04-07 08:04:49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7일 미국채 금리 하락, 안전자산선호 등에 따른 추가 강세룸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고3년 금리가 2.4%대 중반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레벨 부담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경기 둔화 관점을 더욱 강화시키는 대내 외 상황 속에 최근 역대급 선물매수를 보인 외국인 움직임 등이 관건이다.

세계 경제는 관세전쟁으로 인해 홍역을 앓고 있다.

한국은 내수, 수출 경기 동시 둔화 우려 속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따라 대선 국면으로 전환했다.

■ 관세전쟁 여파 속 각국 금리 하락...美고용은 예상 웃돌아

미국채 금리는 4일 4% 수준으로 레벨을 낮췄다. 최근 트럼프 관세전쟁 여파로 미국채 금리는 6거래일 연속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에 따른 무역전쟁 공포가 커지자 장 초반 3.86%대까지 급락한 뒤 장중 레벨을 올렸다. 예상을 대폭 웃돈 고용지표가 장중 금리 반등에 힘을 실어줬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35bp 하락한 4.005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50bp 떨어진 4.420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90bp 내린 3.6530%, 국채5년물은 2.55bp 하락한 3.7105%를 나타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유럽 등 세계 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관세전쟁에 따른 글로벌 침체 우려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독일10년물 금리는 7.54bp 속락한 2.5746%, 2년물은 14.31bp 급락한 1.8003%를 나타냈다. 프랑스 10년과 2년 금리는 각각 5.19bp, 10.22bp 떨어진 3.3144%, 1.9643%를 나타냈다.

영국10년물 금리는 7.13bp 하락한 4.5193%, 2년물 수익률은 7.12bp 떨어진 3.9248%를 기록했다.

미국 3월 비농업 고용 수치는 예상을 대폭 웃돌았다.

4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비농업 고용이 22만8000명으로 전월보다 11만1000명 늘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3만5000명을 대폭 웃도는 결과다. 3월 실업률은 4.2%로 예상치 4.1%를 소폭 상회했다.

시간당 평균 수입은 전월 대비 0.3% 증가하면서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8% 증가해 예상치보다 0.1%p 낮았으며, 2024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34.2시간으로 변동이 없었다.

고용지표가 데이터가 예상보다 좋았지만 이 데이터는 후행적이며, 최근의 관세 인상 효과를 반영하지 못했다. 관세전쟁 격화 이후 각 기업들이 어떻게 나올지 봐야 한다.

■ 뉴욕 주가 폭락

뉴욕 주가지수는 폭락했다. 미국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와 중국의 맞대응 속에 위험자산은 숨을 곳을 찾기 어려웠다.

다우지수는 4일 전장보다 2231.07포인트(5.50%) 급락한 3만8314.8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322.44포인트(5.97%) 밀린 5074.08, 나스닥은 962.82포인트(5.82%) 하락한 1만5587.79를 나타냈다.

주간으로는 다우지수가 7.9%, S&P500과 나스닥은 9.1% 및 10% 각각 급락했다. 3대 지수 주간 낙폭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대에 달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이 일제히 약해졌다. 에너지주가 8.7%, 금융주는 7.4% 각각 내렸다. 산업과 소재, 정보기술주도 6.3%씩 동반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 애플이 7% 급락했고, 엔비디아와 테슬라도 7% 및 10% 각각 낮아졌다. 보잉과 캐터필러 역시 9% 및 6% 밀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6% 추가로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자산시장 전반에 위험회피 무드가 형성됐다. 예상을 대폭 웃돈 미 월간 고용지표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적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85% 높아진 102.9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1.00% 낮아진 1.0944달러, 파운드/달러는 1.74% 내린 1.287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60% 오른 146.94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5% 상승한 7.291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4.61% 약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유가도 급락했다. 미국의 상호관세와 중국의 보복조치가 자산시장 전반을 뒤흔들면서 국제유가가 60불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4.96달러(7.41%) 하락한 배럴당 61.9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4.56달러(6.50%) 내린 배럴당 65.58달러에 거래됐다.

■ 파월, 당장 금리 인하 시그널 안 보여...트럼프 인하 압박

글로벌 위험자산회피가 극심한 수준이지만 파월은 금리인하에 대해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4일 알링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생각만큼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우리는 실업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상승의 위험이 모두 높아진 매우 불확실한 전망에 직면해 있다"며 "관세는 적어도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영향이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세관 당국은 일단 5일 0시 1분부터 대부분 국가에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10%의 일괄 보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번 관세전쟁으로 연준은 인플레와 경기를 동시에 우려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려는 듯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파월 연설 직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지금이 금리인하 적기"라며 "파월 의장은 정치 게임을 중단하고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했다.

■ 미국 관세부과 발표...중국 맞대응 강화

미국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 이후 각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맞대응 관세라는 강공책을 쓰면서 글로벌 경기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대응을 잘못했다. 당황한 것 같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벌인 셈"이라고 적었다.

이날 아침 중국 정부는 4월 10일부터 모든 미국 상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은 사마륨, 가돌리늄 등 희토류 7종 수출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보복관세를 발표하는 성명에서 "미국의 이러한 관행은 국제무역 규칙에 부합하지 않고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전형적인 일방적인 괴롭힘 행위"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 대한 상호 관세를 발표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올해 총 신규 부과 관세율은 54%에 달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0일 집권 이후 2월과 3월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두 차례에 걸쳐 부과한 뒤 이번 4월 2일에 34% 관세를 발표한 셈이다. 백악관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불법 펜타닐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란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맞대응을 강화하고 있어 양국간 5조 달러의 무역규모가 재편될 것으로 보이며, 세계경제 전반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

■ 한국 대선국면

지난 주 4월 4일 대통령 탄핵이 8:0으로 인용되면서 한국은 60일 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헌법 규정을 꽉 채운 날짜에 선거에 잡히면 대선 일자는 6월 3일이 된다.

현재 분위기로선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한 인물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다.

대선과 관련해 민주당이 사실상 이재명 단독 체제를 구축한 만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차 불거지지 않으면 당내 경선 출마자는 '형식적인 구색 갖추기용'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대표에 대표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는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장관, 홍준표·오세훈 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이 대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의 지지율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크게 밀리는 만큼 경선 과정에서 어떻게 컨벤션 효과를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이자율 시장은 최근 정부의 10조원 '1차 추경'을 눈여겨 보고 있었지만, 민주당은 '너무 작다'면서 대규모 추경을 주장하는 중이다.

이재명 대표가 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다 윤석열 시대가 끝난 만큼 민주당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 민주당은 지역화폐 등을 앞세워 35조원 추경안을 내놓은 바 있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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