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도비시한 동결' 이후

2025-04-18 08:03:27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8일 금리 레벨 부담과 외국인 매매를 감안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4월 금리결정회의가 시장 예상처럼 '동결과 도비시한 코멘트'로 막을 내린 가운데 당분간 금리 레벨과 대외 변수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시장 다수가 예상하던 '4월 동결과 5월 인하'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채 금리는 3일간 하락한 뒤 반등했다. 최근 금리 급등에 따른 반작용 등으로 사흘간 레벨이 낮아졌지만, 유가 급등 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 美10년 금리 4.3%대로 반등...뉴욕 주가 혼조

미국채 금리는 17일 상승했다. 유가 급등과 기대를 밑돈 신규실업이 상방압력으로 작용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80bp 오른 4.326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7.05bp 상승한 4.800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60bp 상승한 3.8005%, 국채5년물은 3.80bp 오른 3.9390%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란 제재 소식에 상승했다.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핵 프로그램 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이란 석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중국 정유사를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2.21달러(3.54%) 급등한 배럴당 64.6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11달러(3.20%) 뛴 배럴당 67.96달러에 거래됐다.

뉴욕 주가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휴장일인 성금요일을 앞두고 무역협상에 대한 불안을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27.16포인트(1.33%) 내린 3만9142.23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7.00포인트(0.13%) 오른 5282.70, 나스닥은 20.71포인트(0.13%) 하락한 1만6286.4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2.3%, 필수소비재주는 2.2%, 부동산주는 1.6% 각각 올랐다. 반면 정보기술주는 0.7%, 헬스케어주는 0.6%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한 유나이티드헬스가 22% 급락했다. H20 칩 중국 수출 통제 여파로 엔비디아는 2.9% 하락했다. 반면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하는 넷플릭스는 1.2% 상승했다.

달러가격은 보합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1% 낮아진 99.37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0% 내린 1.1377달러를 나타냈다. ECB는 미국의 관세정책 본격화로 유로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점을 반영해 금리를 내렸다.

파운드/달러는 0.20% 높아진 1.326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38% 오른 142.4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3% 상승한 7.301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0% 강세를 나타냈다.

■ 한은, 5월 인하 가능성은 높아

한국은행 금통위는 전날 이자율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75%에서 동결한 가운데 5월엔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금통위 대표 비둘기파 신성환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금통위원들은 모두 3개월 내 금리 인하를 '열어둔다'는 입장을 취했다.

1분기 한국경제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올해 성장률 전망 수치를 낮출 수 밖에 없는 분위기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은 상반기 마지막 금리결정회의가 있는 5월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 투자자들은 다만 시장금리가 이미 2차례 금리를 반영하고 있어 추가 강세엔 한계도 있다고 풀이했다. 금통위가 도비시하긴 했지만 향후 기준금리 2%에 대한 확신을 얻지는 못했다.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2번 내려면 2.25%, 3번 내리면 2%가 된다.

한국경제 비관론이 강화되긴 했지만 최근 국고3년 금리가 2.3%대로 진입하는 등 역캐리 상황을 감안할 때 주구장창 금리를 아래로 당기긴 쉽지 않다는 진단들도 많았다.

전체적으로 적극적으로 방향을 찾기 보다는 관세전쟁 흐름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 강한 편이다.

■ 추경 심의 위한 국무회의...의회는 추경 규모 놓고 갈등

정부는 최근 12조원의 추경안을 발표하면서 4월말, 5월초 국회 처리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야당의 협조를 압박하면서 조속한 처리를 원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7일 "산불 피해 지원, 경기 진작 및 회복을 위해 정부가 2조원 가량 추경을 증액 편성한 것은 시의적절하다"면서 "추경안 심의를 위한 임시 국무회의가 18일에 열리고 내주 초 추경편성안이 국회로 제출된다. 국민들은 신속한 합의를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향후 집권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이 '찔끔추경'이라며 늘리라고 압박하는 중이다. 2차 추경 여부와 별도로 민주당은 12조원 추경은 너무 작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전날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조원짜리 ‘찔끔추경’으로는 어림도 없다"면서 "과감한 소비 진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화폐 발행이야말로 가장 적은 예산으로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이라며 "추경으로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더 키워서 시장과 골목에 돈이 돌게 해야 한다. 추경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 있다"고 했다.

현재로선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다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 정권이 바뀌면 다시금 상당규모의 추경이 나올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일단 12조 추경의 성장률 제고 효과는 0.1%P 정도라고 했다. 이전 자신들이 제안했던 15~20조원 추경의 경우 0.2%P 정도를 올릴 수 있었지만 규모가 줄어든 만큼 0.1%P 정도에 그칠 것으로 봤다.

시장에선 한은 총재가 말한 정도의 추경은 이미 반영했기 때문에 새로운 부담이 아니나 향후 추경 규모가 커질 수 있어 이를 주시하는 중이다.

■ ECB, 6회 연속 금리 인하

유럽중앙은행(ECB)은 17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정책금리를 25bp씩 내렸다.

예금금리를 2.50%에서 2.25%로 Refi(재융자) 금리를 연 2.65%에서 2.40%로, 한계대출금리는 2.90%에서 2.65%로 각각 25bp씩 인하했다.

ECB는 작년 6월 금리를 25b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한 뒤 7월 회의에선 동결하면서 템포를 조절했다. 이후 작년 9, 10, 12월과 올해 1, 3, 4월 회의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내렸다.

ECB가 6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부터 2009년 5월까지 8차례에 걸쳐 금리를 낮춘 이후 16년 만이다.

ECB는 "무역 긴장 고조로 인해 성장 전망이 악화됐다. 관세에 대한 부정적이고 변동성이 큰 시장 대응이 기업과 소비자에게 자금 조달 조건에 대한 긴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경제가 직면한 예외적인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라가르드는 "유로지역 수출업체들은 새로운 무역 장벽에 직면해 있지만 그 범위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국제 상거래의 혼란, 금융시장 긴장,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특히 ECB는 지난달 회의에선 통화정책이 이미 덜 제약적인 수준이 됐다고 평가했지만, 이날 성명에서는 관련 언급을 철회했다. 라가르드는 "현재로서는 평가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유로존 중앙은행이 도비시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금융시장은 ECB가 트럼프 관세전쟁 등에 따른 경기 우려로 연내 2차례 이상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비시한 ECB가 확인된 가운데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4.09bp 하락한 2.4683%, 2년물은 5.94bp 떨어진 1.6844%를 기록했다. 프랑스10년물은 3.25bp 하락한 3.2284%, 2년물은 5.67bp 떨어진 1.8657%를 기록했다.

■ 트럼프의 파월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압박했다.

트럼프는 17일 "내가 그를 내보내길 원하면 그는 금방 해임될 것이다. 나는 그에게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금리를 낮추라고 했다.

파월의 임기는 2026년 5월에 종료된다. 파월은 2018년 트럼프 집권 1기 때 연준 의장에 임명됐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신임하며 현재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는 중이다.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파월은 트럼프가 사임을 압박하더라도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한 바 있다.

당시 파월은 연준의 독립이 법의 문제라면서 "특정 원인이나 이유를 제외하곤 제거될 수 없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고 했다.

트럼프가 인플레이션 압력은 과장이라면서 금리 인하를 종용하고 있지만, 연준은 트럼프가 이끄는 관세게임이 미칠 영향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연준은 트럼프 정부가 모든 수입품에 10%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엔 145% 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대적인 관세전쟁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서 금리를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일본 다음 순번을 받아 관세협상을 시작한다. 다음주 최상목 부총리가 미국으로 떠나는 가운데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도 봐야 한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동향,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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