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7일 외국인 매매 등을 보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휴 기간 미국채 금리가 올랐으나 6일엔 입찰 호조를 확인한 뒤 레벨을 낮췄다.
미국채 금리는 4.3% 수준 근처에서 FOMC 결과를 대기하고 있다.
국내에선 5월 금통위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창용 총재는 해외 출장 중 경기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충분히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또 앞으로 추경에 대해선 너무 과하지 않게 해야 실시해야 한다는 점도 거론했다.
■ 美금리, FOMC 결과 앞두고 레벨 내려...국내 연휴기간 전체적으로는 상승
미국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낮아졌다. FOMC 결과를 대기하는 가운데 양호한 10년물 입찰 결과를 확인한 뒤 레벨을 낮춘 것이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6일 4.70bp 하락한 4.2980%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시장이 연휴기간 동안 쉬는 사이 미국채 금리는 3거래일 동안 8.1bp 올랐다. FOMC 경계감 등으로 금리는 4.3%대 중반까지 오른 뒤 다시 내려온 것이다.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420억달러 규모 10년물 입찰의 발행 수익률은 4.342%로 직전보다 9.3bp나 낮아졌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60배로 이전 6개월 평균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국채30년물 금리는 3.80bp 하락한 4.7990%를 나타냈다. 3거래일간 30년물 금리는 7.8bp 상승한 것이다.
국채2년물은 5.20bp 하락한 3.7825%를 기록했다. 3거래일간 8.15bp 상승했다. 국채5년물은 4.65bp 상승한 3.8925%를 나타냈다. 국내시장 미반영 기간 동안 8bp 오른 것이다.
■ 뉴욕 주가, 연이틀 하락...FOMC 주시
뉴욕 주가지수는 이틀 연속 내렸다. 무역협상 불확실성 속에 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해외 제작영화에 100%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이어 전일 늦게 의약품 관세 발표도 예고한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89.83포인트(0.95%) 내린 40,829.00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3.47포인트(0.77%) 낮아진 5,606.91, 나스닥은 154.58포인트(0.87%) 하락한 17,689.6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약해졌다. 헬스케어주가 2.8%, 산업주와 재량소비재주는 0.9%씩 각각 내렸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1.2%, 에너지주는 0.1%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팔란티어가 실적 실망감에 12% 급락했다. 테슬라도 영국과 독일 신차 판매 감소에 1.8% 내렸다. 음식 배달업체인 도어대시는 기대 이하 실적으로 7.4% 하락했다. 트럼프의 의약품 관세 발표 예고에 일라이릴리는 5.6% 급락했다. 반면 포드는 호실적에 힘입어 2% 이상 상승했다.
달러가격은 6일 하락했다. 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이 나타난 가운데 유로화 강세가 달러인덱스를 압박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60% 낮아진 99.23에 거래됐다.
독일에선 보수당 지도자인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초유의 '2차 투표'를 거쳐 가까스로 총리에 선출된 가운데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강했다. 유로/달러는 0.55% 높아진 1.1379달러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0.63% 오른 1.338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89% 내린 142.4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2% 상승한 7.209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43%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60불 근처로 올랐다. 미 셰일오일 업계 감산 기대와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유가가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96달러(3.43%) 오른 배럴당 59.0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92달러(3.19%) 상승한 배럴당 62.15달러에 거래됐다.
셰일오일 업체 다이아몬드백에너지 CEO 트래비스 스타이스는 주주들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미국 내륙 생산이 정점을 찍은 듯하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산유량이 줄기 시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 미·중 관세 대화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협상을 원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 중국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4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대중국 관세를 낮출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그들과 절대 거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협상을 매우 원하고 있으며, 그들의 경제는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중국에 미친 피해를 인정하면서 공장 폐쇄와 실업률이 치솟고 있다고 했다. 다만 자신이 먼저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대중 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냐라는 질문에 "내가 왜 그렇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일 "중국이 미국의 무역 협상 재개 제안을 현재 평가 중이지만 트럼프가 먼저 일방적인 관세 인상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관세 등 문제에 대해 중국 측과 이야기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정부에 대해 진지하게 평가했다"며 "전 세계의 기대, 중국의 이익 그리고 미국업계와 소비자의 호소를 충분히 고려해 중국은 미국과 협의를 하는 데 동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미중 경제무역 중국 측 책임자로서 9~12일 스위스 방문 기간동안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광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알렸다.
미국의 관세는 이미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최근 경제지표에 따르면, 4월 중국의 공장 활동은 16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위축을 보였고, 신규 수출 주문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주에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수년 동안 무역 측면에서 미국을 이용해 왔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중국과 공정한 무역 협상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 외에도 거의 모든 국가와 만나고 있으며 이번 주에 일부 국가들과의 무역 협정이 매우 좋게 발표될 수 있다"며 "우리는 많은 국가들과 협상을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내가 직접 협상을 설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창용 "금리 충분히 낮출 수 있다...추경은 적당하게 해야"
이창용 한은 총재는 현지시간 5일 이탈리아 밀리노에서 "금리는 경기에 따라서 충분히 낮출 것"이라며 "시기 판단은 굉장히 어렵고 이런 판단은 금통위에 맡겨주면 나라를 위해 제일 좋은 방향으로 정하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금리는 내리는 건 맞는데 얼마나 빨리 갈지는 옆에 상황을 보고서 가자는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경기만 보고 하는 것은 아니다. 환율이 어떻게 영향 줄지 등을 보면서 하는 것이어서 앞뒤 한두달 정도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금리 추가 인하 속도는 경기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했다.
총재는 "얼마나 금리를 빨리 내릴지는 데이터를 보고서 결정할 것"이라며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게 오피셜인 얘기"라고 했다.
그는 "금통위원들과 5월 금통위에서 선거를 고려하지 말자고 얘기했다. 나오는 데이터를 보고서 어느 것이 맞는지 결정하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장률 전망 하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금리는 성장률 발표에 따라서 전반적 하방으로 내려가는 영향이 있어서 더 낮출 이유가 많은 상황"이라며 "어디까지 내려갈지 언제 내릴지는 5월 전망 발표에서 다시 볼 예정"이라고 했다.
환율에 대해선 "예측이 어렵고 굉장히 변동성이 커서 다 내려온 거냐는 것에 대해선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 들어서 가계부채 비율이 98% 선에서 GDP 대비로 90%선까지 내려왔다"며 "앞으로 금리를 더 인하하면 그 트렌드가 변화할 가능성이 이론적으로 있다"고 했다.
다만 현재 중립금리 자체를 단기적으로 재조정하는 논의를 할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관세전쟁 효과에 대해선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대규모 추경 필요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것을 전부 추경으로 메꾸자는 건 위험한 생각이다. 올해 추경을 굉장히 많이 하면 부양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내년 뒷감당을 어떻게 할것인가 이런 것을 고민하면서 규모를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을 예상할 때 전세계 성장률이 얼마인지에 근거해서 우리가 어느정도 하는게 좋겠다고 판단해야 한다"며 "절대값만 가지고 무조건 2%, 3% 기본적으로 해야지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 레벨 부담과 금리 인하 기대...한국정치는 혼란 속
국고3년과 국고10년 금리가 각각 2.2%대, 2.5%대로 진입한 가운데 추가 강세 기대감과 레벨 부담이 부딪히고 있다.
한은 총재가 경기 데이터를 보면서 금리를 충분히 내릴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기준금리가 2.75%에서 얼마나 더 내려갈 수 있을지 봐야 한다.
최근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를 두 차례 이상 반영 중이어서 조심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선 한국 경제 추가 악화 흐름을 감안할 때 일부러 강세폭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추경이 좀더 확대되면서 적자국채가 8.1조원에서 9.5조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이 부분이 새로운 부담으로 다기오긴 어려우며, 향후 신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봐야 한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급락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더욱 힘을 실어줬으며, 한국물에도 긍정적인 여건을 마련했다. 최근 금리 급락이 가파른 가운데 추가로 더 내려갈 룸도 크다.
간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이 1,374.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 스왑포인트가 -2.70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405.30원) 대비 28.60원이나 하락했다.
한국 정치는 혼란 속에 있다. 사법 리스크만 없으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지만, 공선법 상고심 파기 환송 이후의 법적 절차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에 비해 확연히 밀리고 있는 국민의힘 쪽에선 국내 연휴기간 대통령 후보를 놓고 자중지란이 일어났다. 김문수, 한덕수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하느냐를 놓고 갈등이 커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남은 임기는 이제 1년 안쪽으로 들어왔다. 한은도 신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 등을 주시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선거와 정책 불확실성이 빨리 끝나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지금까지 일한 사람들이 다 바뀔 것"이라며 "임기가 내년 4월까지 남았으니 새 팀과 어떻게 호흡 맞춰갈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