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KB증권은 13일 "미중 무역협상 서프라이즈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수세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재균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보다 낮아진 관세율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4월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과 중국은 보복을 거듭하면서 미국의 대중 관세는 145%, 중국의 대미 관세는 125%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베센트 재무장관과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 중국의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과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회담한 뒤 상당한 진전(substantial progress)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전날 한국 금융시장 마감 이후 미국과 중국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5월 14일부터 90일간 기존보다 115%p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이로 인해 미국의 대중 관세는 30%, 중국의 대미 관세는 10%까지 하락했다. 미국의 대중 관세 30%는 미국이 모든 나라에 부과한 10%의 관세에 추가로 펜타닐로 부과한 20%를 합친 것이다.
임 연구원은 "주말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는 80%가 적절하다고 언급했고 일부 현지 언론은 백악관이 관세율을 5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면서 "시장은 미국의 대중 관세 최저율을 50% 내외로 고려했는데, 시장의 기대보다 관세율 인하 폭이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율이 영구적으로 낮아진 것이 아닌 90일이며, 그 시간 동안 양측이 세부 조항에 합의하는 데 물리적 시간은 충분치 않다"면서 "트럼프 1기 당시에도 미국과 중국은 2018년 5월 합의에 도달하는 듯 했지만 결렬됐고 이후 최종 합의는 18개월 뒤인 2020년 1월에 제 1단계 합의(phase one)가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최종 협상 결과가 도출되기 전까지 노이즈는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양측이 서로에게 교역이 단절될 수 있는 수준인 1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무역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관세율 인하는 긍정적"이라며 "또한 베센트는 양국은 서로 탈동조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이 무역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산 제품 구매를 더 늘릴 수 있다고 언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에 대항해 결연하게 반격해왔다고 언급하면서 평등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견을 해결하는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햇다. 또한, 중국은 4월 4일 7가지의 희토류에 대한 미국의 수출을 통제하는 등 비관세 제재도 실행했는데, 제재가 완화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유예되거나 취소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펜타닐에 대해서도 건전한 대화가 있었다고 언급한 만큼 중국이 펜타닐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경우 펜타닐에 의해 부과된 20%의 관세율도 철회되거나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 합의가 진행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후퇴했다.
임 연구원은 "미중 간의 무역 긴장감이 낮아지면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9월 인하를 시작으로 연내 2차례 인하만을 반영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면서 "최근처럼 미국 실물 경제지표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주요국과의 긍정적인 무역협상 결과를 발표하면 시장은 인하 시점을 다소 더 늦출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한은의 인하 기대감이 축소될 것"이라며 "최종 기준금리를 2.25%로 고려하고 있던 시장은 4월 2일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를 하향했지만 미국은 모든 나라의 관세율을 10%로 낮췄으며, 중국과의 무역 긴장감도 완화되면서 관세에 대한 우려는 고점을 지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한은의 인하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의 하방 압력도 다소 완화됐다. 한은은 5월 인하 이후 추가 인하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현재 국고 금리는 하락 압력보다는 상승 압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수세도 다소 약해질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강해진 것은 상호관세 발표 이후, 특히 3년물의 5일 이평선이 20일 이평선을 상회하면서 CTA 매수세도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5일과 20일 이평선의 이격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관세 불확실성도 완화되면서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 강도는 약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