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5일 미국채 금리 상승 부담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최근 관세 관련 긴장감이 누그러지는 상황에서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5%를 넘어섰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가 종가기준 4.5%를 넘어선 것은 2월 20일(4.5080%) 이후 처음이다.
최근 외국인이 선물매도를 통해 국내 금리 레벨도 올린 가운데 계속해서 이들의 매매 강도가 주목된다.
■ 美금리 4.5% 상회...나스닥 오름세 지속
미국채 금리가 4.5%를 넘어섰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관세협상에 따른 금리인하 지연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6.50bp 오른 4.534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6.70bp 상승한 4.973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20bp 오른 4.0485%, 국채5년물은 6.45bp 상승한 4.1620%를 나타냈다.
뉴욕 주식시장에선 관세우려 완화에 따른 기술주 위주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나스닥은 136.72포인트(0.72%) 오른 1만9146.81, S&P500은 6.03포인트(0.10%) 상승한 5892.58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다우는 전장보다 89.37포인트(0.21%) 하락한 4만2051.06에 장을 마쳤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약해졌다. 통신서비스주가 1.6%, 정보기술주는 1% 각각 올랐다. 반면 헬스케어주는 2.3%, 소재주는 1%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추가 자사주 매입 호재에 AMD가 4.7% 급등했다. 엔비디아도 4.2% 뛰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6% 상승했다. 전기차인 테슬라는 4.1% 높아졌고, 알파벳 역시 3% 넘게 상승했다.
달러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계속해서 무역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1% 높아진 101.1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6% 낮아진 1.1169달러, 파운드/달러는 0.33% 내린 1.326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42% 하락한 146.86엔에 거래됐다.
한미 당국자들이 지난 5일 밀라노에서 진행한 회의에서 환율 정책을 논의했다는 블룸버그 보도로 아시아 통화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9% 오른 7.213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66%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급증 소식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52달러(0.82%) 내린 배럴당 63.15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54달러(0.81%) 하락한 배럴당 66.09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345만4000배럴 늘었다. 예상치는 200만배럴 감소였다.
■ 관세전쟁 '휴전' 분위기 불구 연준맨들 관세 따른 물가 우려 거론
지난 주말 미중 관세협상을 통해 관세관련 우려가 크게 누그러졌지만 연준 관계자들은 관세에 따른 인플레 우려를 제기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14일 "새 관세가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제퍼슨은 "현재의 적당히 제약적인 정책금리 수준은 경제상황에 대응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며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2%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과 일치하지만 관세로 인해 향후 경로가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경제활동 약화에 대한 하드데이터의 징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관세는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 영향이 일시적일지 지속적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면서 "무역 정책으로 인해 성장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며, 미국 경제는 올해에도 여전히 확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세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지 여부는 시행 여부, 공급망의 대응, 기타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최근 CPI가 예상을 밑돌았지만 관세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데이터 확인이 필요하다는 견해들도 보였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4월 CPI 둔화와 관련해 "현재 인플레이션 추세가 데이터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확고한 정책 판단을 내리기 전에 더 명확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공기 중 먼지가 가득 차 있는 환경"이라고 비유했다.
굴스비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이나 중앙은행이 섣불리 결론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 한-미, 밀라노 회의서 환율 정책 논의
한국과 미국 당국자들이 지난 5일 이탈리아 밀라노 회의에서 환율 정책을 논의했다고 블룸버그가 14일 보도했다.
이 보도 소식에 원화와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지수가 약세폭을 확대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무역협상에서 환율 문제를 공식 의제로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내용도 알려지면서 달러지수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재부는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지난 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기간 중 로버트 캐프로스 미국 재무부 국제차관보와 환율 관련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협의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외환시장 운영 원칙에 대한 상호 이해를 공유하고 향후 의제 설정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는 실무협의가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미국 측과의 협의사항은 보안상 구체적으로 밝히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달러/원 환율은 4.2원 오른 1,420.2원에 마감한 뒤 다만 협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야간 장외시장에서는 달러 매도세가 집중되며 환율이 1,390.8원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한미 당국자간 환율정책 논의 소식이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약세 기조로 기울고 있다는 시장의 관점을 강화시킬지 주목된다. 즉 한국 입장에선 미국의 원화 절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최근 무역긴장 완화 속에 달러가격 상승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미국 외환 정책과 관련한 영향은 계속 주시해야 한다.
■ 외국인 선물매도 강도 주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를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 선물 매도 강도가 주목된다.
미국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주 후반 나올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 발표, 정부 예산안 진행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재료들을 거치는 과정에서 미국 금리가 어느 선까지 오를지 봐야 한다.
국내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미국채 금리 흐름을 보면서 매도 강도를 조율하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레벨이 4.4%대 후반으로 올라온 뒤 외국인은 13일 장에서 3년 선물과 10년 선물을 각각 3만 353계약, 1만 1,793계약을 순매도한 바 있다. 장중 3년 선물 매도 강도는 역대 3위에 해당할 정도였다.
이후 외국인은 전날에도 3년과 10년 선물을 각각 1만 1,489계약, 1만 509계약 순매도했다.
이틀간 외국인이 3선, 10선을 강하게 양매도한 가운데 이날 다시금 매도 강도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외국인은 역대급 강도로 국채선물을 쌓아올린 바 있으며, 최근엔 미국채 금리 재상승 분위기를 업고 매도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외국인 선물 매도에도 불구하고 저가매수 등으로 밀리는 데 한계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금통위 기준금리 인하가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대기매수가 장을 받치는 모습이라는 평가들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