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20일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 중국의 수출·생산 등은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4% 초중반대로 예상보다 약간 낮아질 수 있지만 나름대로 선방하는 것으로 봤다.
4월 중국 경제 지표를 보면 소비, 수출, 투자 등의 증가율이 전월 대비 완만해지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은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
■ 소비, 수출, 투자 등 증가율 완만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yoy)은 가구(26.9%) 등이 늘어난 반면 의류(2.2%), 자동차(0.7%) 등이 줄면서 3월 5.9%에서 4월 5.1%로 둔화(예상치 5.8%)됐다. 다만 요식업(5.2%) 매출이 견조하고 금 투자로 인한 귀금속(25.3%) 판매도 확대됐다.
수출 증가율(yoy)은 선박·일반기계 등의 판매가 늘고 가구·가전이 줄어들면서 3월 12.4%에서 4월 8.1%로 완만(예상치 2.0%)해졌으나 예상치를 웃돌았다. 수입은 -4.3%에서 -0.2%로 감소폭을 축소했다. 지역별 수출 증감율은 ASEAN(20.8%), EU(8.3%), 일본(7.8%), 미국(-21.0%) 순이었다.
산업생산 증가율(yoy)은 산업로봇(51.5%), 자동차(8.5%) 등이 확대된 반면 의류, 석탄 등이 부진하면서 3월 7.7%에서 4월 6.1%로 완만(예상치 5.7%)해졌다. 제조업 PMI는 미중갈등 심화로 50.5→49.0로 위축됐다. 서비스업도 50.8→50.4로 둔화됐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ytd)은 제조업 투자가 견조(9.1%)한 반면, 부동산 투자가 부진(-10.3%)하면서 3월 4.2%에서 4월 4.0%로 둔화(예상치 4.2%)됐다.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식품·가전제품 가격 하락 등으로 3월과 동일한 -0.1%를 유지(예상치 -0.1%)했다. 생산자물가(PPI) 역시 원자재 수요 둔화 영향으로 -2.7%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해외 금융사들은 최근 중국 성장률 전망을 4.3%에서 4.2%로 다소 낮췄지만 일부에선 미중 무역합의 이후 성장률 전망을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백진규 국금센터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 영향 등으로 소비와 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했으나 수출과 생산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다만 저물가 부담과 부동산시장 부진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노동절(5.1~5일) 외식 소비가 8.7% 증가하는 등 서비스업은 양호하나, 경기불안 우려에 일용품, 의류 등의 매출이 감소하고 소비자물가도 3개월 연속 마이너스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금년 1~4월 -0.1%로 부진한 가운데 대미 수출 둔화에 따른 재고 압력 등이 물가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주택가격 상승률은 3월 -0.2%(기존주택, mom)에서 4월 -0.4%로, 거래량 증가율은 -1.2%(yoy)에서 -3.5%로 부진하면서 관련 투자도 제약됐다고 평가했다.
수출은 고율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이 감소(-21.0%)했으나, ASEAN(20.8%) 등의 수출이 확대되면서 예상보다 견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금은 미중간 관세 유예(5.12일)로 부담이 다소 완화된 상황이라고 했다.
백 연구원은 다만 "미국의 대중 실효관세가 약 41%로 여전히 높은 가운데 제조업 PMI의 하부지수인 신규수출주문도 3월 49.0에서 4월 44.7로 크게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중국 지도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통한 실물경제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지원 및 금융안정 조치도 지속할 방침이다.
특별국채로 조달한 810억위안을 가전제품, 디지털제품 등의 소비 진작에 활용할 계획이다. 신제품 교환을 지원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부양책에도 연간 3,000억위안을 책정했다.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9.5%에서 9.0%로 인하하면서 1조위안의 유동성 추가 공급을 기대케 했다. 또한 조만간 기준금리도 소폭(0.1%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으로 중국 당국이 정책 방향을 설정하기가 더욱 용이하며 고용·경제심리 안정을 위해 유사시 추가 부양책을 도입할 방침"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지원하는 금융 안정화자금의 증권시장 투입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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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금융사들의 중국 경제 전망은....
국금센터는 중국 소비 증가율이 작년 3.5%→ 금년 4.2%로, 투자가 3.2%→ 4.2%로 회복되겠으나 산업생산이 5.8%→ 4.8%로 완만해지고 수출이 5.9%→ 0.0%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합의 이전까지 Citi(4.7%→4.2%), UBS(4.0%→3.4%) 등의 금융사들은 미중간 고율 관세와 디플레이션 우려 등을 반영해 중국 성장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수출 부진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고용 둔화 등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반면 예상보다 긍정적인 무역합의로 인해 최근 GS(4.0%→4.6%), JPM(4.1→4.8%) 등이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대중 추가 관세율을 50~60%로 예상했으나, 30%로 낮아지면서 수출 부담이 완화되고 금년에도 순수출이 성장에 소폭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omura 등은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전술적(tactical) 비중 확대로 상향조정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다만 "미중간 유예기간(8.12일) 후에도 대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우며 협상 타결 이전까지는 기업의 신규 설비투자 등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