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장기금리 급등한 사연과 금융시장에 던지는 경고 - 국금센터

2025-05-22 08:50:10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22일 "일본 초장기 국채금리 상승에 대해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예상되나 중장기채 금리까지 상승할 경우 엔캐리 청산 우려가 재발할 수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국금센터는 또 "일본 뿐 아니라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미국 등 주요국들의 재정건전성 이슈가 재부각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일본 국채시장의 이상 기미와 BOJ의 양적긴축

지난 20일 일본의 20년 만기 국채 입찰이 저조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초장기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당시 일본 20년 만기 국채입찰(¥1조)은 최근 높은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연기금 펀드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응찰비율이 2.5배로 2012년 8월(2.38배) 이후 최저를 기록하며 예상보다 저조했다.

20년 입찰의 직전 응찰비율은 2.96배, 최근 1년간 평균은 3.40배였다.

20일 JGB 10년 금리는 입찰 직후 +5bp까지 상승한 후 폭을 줄여 전일비 +2bp로 마감(1.51%)했지만, 20년, 30년, 40년 만기 금리는 각각 12bp씩 상승햇다.

20년 만기 일본 국채금리는 2.54%로 00년 이후 최고, 30년은 3.11%로 99년 이후 최고, 5월 28일 입찰이 예정된 40년물의 금리는 3.59%로 08년 발행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단기 국채금리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3년 0.79%, 5년 0.99% 등이었다.

국금센터는 "5월 들어 3년 금리는 +13bp, 5년 +17bp, 10년 +25bp, 20년 +35bp, 40년 +35bp 상승하며 일드커브 스티프닝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BOJ의 양적긴축, 미 관세에 대응한 내수 진작용 국채발행 물량 확대 가능성 등 재정 리스크와 공급 부담이 초장기 금리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BOJ는 24년 8월부터 26년 3월까지 분기마다 약 ¥4천억씩 국채 매입을 축소할 계획이며, 금년 6월 금융정책회의에서 중간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BOJ의 월 JGB 매입 금액은 24년 7월 ¥5.7조였으나 현재 ¥4.1조이며, 26년 3월 ¥2.9조가 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 순공급은 23년말 플러스로 전환한다.

BOJ의 JGB 보유잔액은 현 QT 방침이 유지될 경우, 작년 7월 ¥590조에서 내년 3월까지 8%가량 감축될 예정이다. 장기간 QE로 인해 BOJ의 JGB 보유액(금년 4월말 기준 ¥576조)은 총 발행잔액의 50%를 차지한다.

센터는 "QT로 인해 JGB 순공급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본 보험사들이 25회계연도에 JGB 보유 축소(또는 잔액 유지)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수 투자자들은 6월 금융정책 회의를 지켜본 후 투자결정을 하려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 국채발행 우려와 시장 구조의 문제

일본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최근 식료품 가격 인상과 관련해 소비세 감면이나 현금지급을 요구하면서 추가 국채 발행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시바 총리의 내각 지지율이 저조한 가운데 일본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0.2%(qoq)로 4분기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냈으며, 미-일 무역협상 불확실성은 확대됐다.

여기에 이시바 일본 총리는 5월 19일 의회에서 정부가 시장금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옳지는 않지만, 일본의 상황이 그리스보다 심각하다고 언급하면서 투자심리 악화에 일조했다.

국금센터는 "일본은 올해 ¥20조 가량의 적자 국채 발행이 필요하다. 17일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재정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태"라며 국채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봐야 한다고 했다.

센터는 "올들어 초장기채 매입(50% 차지)을 늘렸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번 매도를 주도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25년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JGB를 ¥10.7조 순매입했으며(1분기에만 ¥6.2조), 4월의 경우 총 매입액 ¥8조 중 ¥4.5조는 장기채로 파악됐다.

총 JGB 잔액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25년 3월 기준 11.9%( ¥144조)이나 올해 외국인 매수는 초장기채에 집중됐다.

일반적으로 초장기채 매수자는 일본 생보사, 연기금으로 제한되어 있고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급등락에 취약하다. 수요가 견조하던 20년 입찰까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 불안이 확산됐다.

해외 대형금융사들은 초장기채의 수급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월 금융정책회의를 주시하는 중이다.

아울러 일본 자금의 본국 환류에 따른 글로벌 채권금리 급등 우려도 제기된다.

소시에떼제네랄은 "2026FY까지 민간부문에서 약 ¥60조의 국채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 생보사들은 이미 장기 JGB 매입을 줄이기 시작했다. 민간 수요가 부재한데도 장기물을 지속 발행하는 것은 큰 리스크"라고 했다.

MUFG는 "초장기물 일본 국채 시장에서 수요-공급 불균형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어 BOJ가 오는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QT전략을 더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는 "JGB 초장기물은 저 유동성, 고 변동성의 악순환에 갇혀 있는 상태이므로 당국의 지원없이 자체적 회복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재무성이 개최하는 스터디 그룹에서 초장기채 발행 축소 또는 바이백 의견이 제기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이므로, 추가 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RBC는 "현재와 같은 변동성 상황에서 초장기물 발행은 시장 왜곡을 심화시키며, 일본 정부는 발행 스케줄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장기물 발행은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즈호는 "BOJ는 QT 규모를 늘리거나 줄이는 방안보다는 월간 매입액을 체계적으로 지정해 발표(월 ¥3조 또는 ¥2조)하거나 아예 중단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협상과 일본 재정건전성 우려

국금센터는 "미-일 무역협상 불확실성으로 BOJ 정책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초로 지연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급 측면에서 불안으로 금리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씨티는 "일본의 정책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초로 전망한다. 초장기채 발행액을 월 ¥1천억 감축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충분할지는 의심된다"면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지지율이 낮게 나타날수록 소비세 감세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씨티는 "이를 초장기채 발행으로 충당하지 않겠지만,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BOJ의 최종 정책금리를 1.5%로 전망한다. 26년 3월 이후에도 BOJ가 매입 축소QT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금리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상승 등으로 기간 프리미엄이 확대되며 일드커브 steepening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델리티는 "일본 투자자 자금의 본국 환류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JGB 금리 급등은 전세계 장기채권 시장에 ‘전염(contagion)’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후코오카파이낸셜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은 즉각적인 강등 우려는 없지만 현 부채비율과 금리상승이 유지될 경우 하향조정이 가능하며, 이 경우 일본 금융기관들의 달러화 조달 비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풀이했다.

일본 초장기금리 급등한 사연과 금융시장에 던지는 경고 - 국금센터


일본 초장기금리 급등한 사연과 금융시장에 던지는 경고 - 국금센터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저작권자 © 장태민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많이 본 뉴스

Memory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