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3일 미국채 금리 하락에 따른 추가 강세룸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내시장은 미국 금리 속등에도 불구하고 저가매수의 힘으로 금리 레벨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다음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비돼 있는 가운데 밀리면 사자는 스탠스가 힘을 발휘한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일단 국채10년물 기준 4.6%대에선 저가매수가 강하게 들어오면서 금리 레벨이 낮아졌다. 감세안이 하원을 통과해 긴장감도 이어졌지만, 금리 레벨 메리트를 의식하는 모습들이 나타났다.
■ 美금리 저가매수로 장중 속락....뉴욕 주가 혼조
미국채 금리는 감세안 통과로 오르다가 저가매수로 속락했다.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감세안 통과 소식이 나오자 4.63%까지 상승한 뒤 레벨을 낮췄다. 월러 연준 이사의 하반기 금리인하 관련 발언이 힘을 실어줬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6.50bp 하락한 4.536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4.30bp 떨어진 5.0450%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2.90bp 하락한 3.9925%, 국채5년물은 6.85bp 떨어진 4.1005%를 나타냈다.
뉴욕 주식시장은 혼조 양상을 보였다. 감세안 하원 통과 소식에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꾸준히 레벨을 높였다. 장중 월러 이사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국채 수익률이 반락하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35포인트(0.00%) 내린 4만1859.0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60포인트(0.04%) 하락한 5842.01, 나스닥은 53.09포인트(0.28%) 상승한 1만8925.73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약해졌다. 유틸리티주가 1.4%, 헬스케어주는 0.8%, 부동산과 에너지, 필수소비재주는 0.4%씩 각각 내렸다. 반면 재량소비재주는 0.6%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애플이 0.4% 하락했다. 반면 테슬라는 1.9% 올랐고, 어반아웃피터스 역시 실적 호조에 23% 급등했다. 엔비디아도 0.8% 상승한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6% 내렸다.
달러가격은 상승했다. 유로화 약세와 미국 실업지표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6% 높아진 99.92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6% 낮아진 1.1279달러를 나타냈다. 유로존 5월 HCOB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5로 전월보다 0.9 포인트 내린 영향이다. 이는 예상치(50.7)를 크게 하회하는 결과다.
미국의 지난주 실업보험 신규신청건수는 22만7000건으로 전주보다 2000건 감소했다. 이는 예상치 23만건을 하회하는 결과였다.
파운드/달러는 0.42% 내린 1.3419 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22% 오른 143.99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1% 하락한 7.2036위안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증산 가능성에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OPEC+가 7월 중 일평균 41만1000배럴 규모의 추가 증산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37달러(0.60%) 내린 배럴당 61.20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47달러(0.72%) 하락한 64.44달러에 거래됐다.
■ 1표 차로 하원 통과한 감세안...215:214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온 대규모 감세 법안이 하원을 1표 차로 통과했다.
미국 하원은 22일 본회의에서 이번 법안을 찬성 215표, 반대 214표로 가결했다. 해당 법안에는 감세와 군비 확대, 사회복지 지출 삭감 등이 담겨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반대표를 던졌다. 공화당에서는 오하이오의 워렌 데이비슨 의원과 켄터키의 토마스 매시 의원, 하원 자유 코커스 의장을 맡고 있는 앤디 해리스 의원(메릴랜드주) 등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감세 법안 통과는 지난 두 달 동안 법안을 만들고 지난 이틀 동안 막판 수정 작업을 벌인 공화당 지도부의 승리였다.
하원 자유 코커스 위원인 키스 셀프 의원(공화당, 텍사스)은 "이 법안이 감세에 대해 더 나아갔으면 좋았겠지만 코커스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된 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하원 공화당 지도부를 칭찬하며 "이 역사적인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모든 공화당원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미국 상원의 우리 친구들이 일을 시작하고 가능한 한 빨리 이 법안을 내 책상으로 보내야 할 때다.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존슨 하원의장은 7월 4일까지 법안을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올려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오늘은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임을 증명한 날"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세 법안은 상원을 통과해야 하는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몇몇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법안 표결에 동의하기 전에 법안에 상당한 변경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 월러, 교역국 관세 10%선에서 확정되면 하반기 금리인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2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교역국 관세가 10%선에서 확정되면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는 "채권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이행하기 위해 이날 통과된 하원 공화당 법안에 '재정적 제약'이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하원이 국가 부채를 수조달러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원 빅 뷰티풀 빌 법안'을 추진하면서 미국채 금리를 오름세를 이어간 바 있다.
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감세 조치를 연장·확대하는 동시에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보장 제도) 지출을 줄이고 다양한 안전망 프로그램을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월러는 "시장은 하원과 상원을 통과하는 재정정책을 주시하고 있으며 적자를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난 몇 년간 2조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시장은 좀 더 엄격한 재정 규율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법안이 적자 중립적이라는 백악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예산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36조달러에 달하는 국가부채를 더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당파적인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안에 포함된 감세안이 향후 10년간 국가부채를 약 3.7조달러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는 "금융시장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이 법안을 주시하며 재정 억제 측면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반드시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재정 매파들은 국가부채 증가로 인해 미국채 금리가 계속 상승해 정부가 부채 상환을 위해 수천억달러를 더 지불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월러는 트럼프의 관세 인상 후 중국과의 무역이 중단돼 미국주식과 자산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한 것을 언급하면서 "정부 부채뿐만 아니라 모든 미국 자산에 대한 리스크오프가 나타나는 것 같다. 이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아닐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