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관세소송

2025-05-30 08:10:41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30일 미국채 금리 하락과 미국 관세 소송 등을 주시하면서 강세로 출발할 듯하다.

미국 항소법원이 항소 심리기간 상호관세를 유지한다고 판결한 가운데 소송전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전세계의 관심사다.

전날 금통위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이창용 총재가 1%대 기준금리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시장엔 다소간 부담이 됐다. 이 여파도 좀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6월 국고채 경쟁입찰 방식 물량은 1조원 늘었지만, 5월에 비해 단중기 구간이 늘고 장기구간이 줄었다.

■ 가격변수, 일제히 관세소송 이슈에 반응

미국채 금리는 29일 강세를 이어갔다. 주간 신규실업 증가와 관세소송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수익률 전반을 압박하는 모습이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90bp 하락한 4.42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6.00bp 떨어진 4.918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5.35bp 하락한 3.9385%, 국채5년물은 5.95bp 내린 4.0060%에 자리했다.

미국의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가 24만명으로 전주보다 1만4000명 늘었다. 이는 예상치(23만명)를 상회하는 결과다.

미국 상무부는 1분기 GDP 성장률 수정치가 전기 대비 연율 -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이자 속보치인 -0.3%를 웃도는 결과다. 다만 1분기 소비지출이 1.2% 늘어나는 데 그치며 속보치(+1.8%)보다 0.6%포인트나 하향 수정됐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엔비디아 실적 호조과 관세소송 불확실성이 부딪히는 모습이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17.03포인트(0.28%) 오른 4만2215.73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23.62포인트(0.40%) 상승한 5912.17, 나스닥은 74.93포인트(0.39%) 오른 1만9175.8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강해졌다. 부동산주가 1%, 헬스케어와 유틸리티주는 0.7%씩올랐다. 정보기술주는 0.6% 올랐으나 통신서비스주는 0.4% 내렸다.

개별 종목 중 전일 장 마감 후 깜짝 실적을 공개한 엔비디아가 3.2% 올랐다. 엔비디아의 올해 2~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440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96달러다. 이는 예상치(매출 433억1000만 달러, EPS 0.93달러)를 상회하는 결과다.

테슬라는 0.4% 상승했다. 반면 연간 가이던스를 낮춘 베스트바이는 7% 이상 급락했다. 휴렛팩커드(HP)도 실적과 가이던스 실망감에 8% 넘게 내렸다.

달러가격은 신규실업 증가와 관세 불확실성 등으로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53% 낮아진 99.34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66% 높아진 1.1369달러, 파운드/달러는 0.19% 오른 1.349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52% 내린 144.1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6% 하락한 7.1879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4%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미국 상호관세 발효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지만 백악관이 즉각 항소하는 등 관세소송 불확실성이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수요 약화를 경고한 점도 유가 낙폭을 키웠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90달러(1.46%) 내린 배럴당 60.9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75달러(1.16%) 하락한 64.15달러에 거래됐다.

■ 6월 국고채 1조 늘어난 18.5조 규모 발행...2년·3년·5년 늘리고 10년·30년·50년 줄여

기획재정부는 전일 장 마감 뒤 6월 중 18.5조원 수준의 국고채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기별 발행규모는 2년물 2.3조원, 3년물 3.9조원, 5년물 3.2조원, 10년물 2.2조원, 20년물 0.5조원, 30년물 5.6조원, 50년물 0.7조원이다.

총액으로 전월보다 1.0조원 증가한 것이다.

만기별로는 단중기 구간인 2년·3년·5년이 각각 0.5조원·0.7조원·0.3조원 증가했다.

반면 10년·30년·50년은 각각 0.3조원·0.2조원·0.1조원 감소했다.

20년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고, 물가채가 0.1조원 증가했다.

교환은 10년물·20년물·30년물 경과물과 30년 지표 종목을 대상으로 0.5조원 규모로 이뤄진다.

재정증권은 6월 중 5월과 같은 8조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원화표시 외평채는 5월보다 0.1조원 감소한 1.7조원 규모로 발행한다.

5월 국고채 발행규모는 19조 40억원이었다.

한편 한국은행은 6월 중 통안채를 전월비 1조 증가한 6.6조 발행(경쟁입찰 6조+모집 0.5~0.6조)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 美항소법원, 항소 심리기간 상호관세 유지...점입가경으로 흘러가는 관세 소송

미국의 국제통상법원은 지난 28일 미국으로부터 구매하는 것보다 미국에 판매하는 것이 더 많은 국가들의 수입품에 전반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건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결했다.

이는 '해방의 날' 관세 발효에 제동을 건 것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미국의 관세부과를 둘러싼 재판이 중대 관심사가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는 항소 심리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유지한다고 판결했다.

CAFC의 29일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선언한 비상 권한을 통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복원했다. CAFC는 양측이 트럼프의 관세 차단 문제에 대한 서면 논의를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다음 달 초까지 제출돼야 한다.

국제무역법원이 28일 트럼프가 국제 비상 경제 권한법에 따라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즉시 이 판결에 항소한 뒤 재판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이 대목에서 관세전쟁을 이끄는 인물 중 하나인 나바로가 등장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관세무효 판결은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지만 행정부는 모든 전략적 옵션을 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최소한 이틀 이내에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로부터 이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듣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나바로는 "우리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며 항소심에서 승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로는 "행정부가 법원을 통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 외에도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다른 수단을 검토 중"이라며 "미국 국민들에게 약속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건재하며, 여러분을 보호하고, 여러분의 일자리를 지키며, 공장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외국으로 흘러가는 우리 재산을 막기 위해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세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여러 기업들을 대표하고 있는 리버티 저스티스 센터의 제프리 슈바스 선임 변호사도 성명을 발표했다.

슈바스 변호사는 29일 성명에서 "항소법원 판결은 정부가 항소 중 추가 유예를 요청한 것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절차적 단계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CAFC가 곧 정부의 항소를 기각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가 우리 고객들에게 초래하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인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백악관-연준 금리 결정 대립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고 29일 전했다.

하지만 연준은 성명을 내고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다음 금리결정은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는 분석에 근거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대통령 초청으로 파월 의장은 백악관에서 대통령과 경제 동향, 특히 성장, 고용, 인플레이션에 대해 논의했다"며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의 미래 방향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준은 "정책 방향은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그에 대한 평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최근 연준에 대해 금리 인하를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는 연준이 지금 (금리 인하로) 행동한다면 21세기 이후 미국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회동 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의장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것이 중국과 다른 국가들에 비해 우리 경제에 불리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선 공식석상에서도 사적으로도 매우 강하게 발언해 왔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파월의 이번 비공개 회동은 트럼프 2기가 시작된 이후 첫 번째 회의였다.

■ 미국 관세 소송과 국내 추경 등 추이 주시

미국 상호관세 발효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지만 백악관은 즉각 항소한 상태다.

시장에선 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다른 대응 수단도 많기에 이번 판결로 관세협상만 늦춰지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전날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도 이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금통위가 채권시장 예상처럼 기준금리 25bp 내린 가운데 한은 총재는 성장률을 둘러싼 대내외 변수 불확실성이 높다고 했다. 총재는 특히 성장률 하방 압력 뿐만 아니라 상방 압력도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총재는 미국 관세 관련 소송을 거론한 뒤 "관세정책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서 수출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지만, 관세정책의 변화가 약화될 가능성도 있어서 상방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국내 새 정부 재정정책 효과도 봐야하고 한은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주는 영향도 봐야한다고 했다.

또 6개월간 조여왔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어서 성장룰 상, 하방 위험이 모두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 0.8%엔 1차 추경은 반영됐고 2차 추경 등 나머지 재정정책은 반영되지 않았다.

시장은 일단 총재 발언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 2%까지는 열어두되, 미국 관세정책이나 추경 등 대내외 상황을 보면서 대응해야 할 듯하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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