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일 미중 갈등 재고조와 국내 대선 등을 대기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금통위가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기반영된 재료였으며, 추가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하고 있다.
국고3년 금리가 2.3%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2차 추경 등으로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 역시 한계를 보이고 있다.
간밤 미국채 금리는 미중 갈등 고조 등으로 레벨을 낮췄다. 주말에 미국은 철강 강세를 50%로 올리는 전략을 선보였다.
■ 美금리 미중 긴장 고조 속 레벨 낮춰...뉴욕 주가 혼조
미국채 금리는 30일 단중기 구간 위주로 레벨을 내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련 긴장이 다시 높아진 가운데 10년물 금리는 4.4% 수준으로 레벨을 낮췄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60bp 하락한 4.404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90bp 상승한 4.93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90bp 떨어진 3.8995%, 국채5년물은 4.35bp 내린 3.9625%를 나타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1% 올라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년 대비로는 2.1% 높아졌다. 4월 근원 PCE 물가지수도 전월보다 0.1% 올라 예상치와 동일했다. 전년 대비로는 2.5% 상승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가 52.2로 최종 집계돼 잠정치보다 1.4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최종치는 6.6%로 잠정치보다 0.7%포인트 낮춰졌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4.2%로 0.4%포인트 하향됐다.
뉴욕 주가지수는 보합권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둔화됐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재점화한 점이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4.34포인트(0.13%) 오른 4만2270.07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0.48포인트(0.01%) 내린 5911.69, 나스닥은 62.11포인트(0.32%) 하락한 1만9113.77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필수소비재주가 1.2%, 유틸리티주는 1.1%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0.7%, 재량소비재주는 0.6% 각각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3.3% 하락했다. 미중 무역긴장 속에 엔비디아도 2.9% 내렸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1% 하락했다. 갭은 현재 분기 매출 우려로 20.1% 급락했고 기대 이상 분기 실적을 공개한 코스트코는 3.1% 높아졌다.
달러가격은 유로 약세 분위기 속에 무역긴장이 재고조되는 모습을 보면서 상승했다.
독일 물가 둔화로 유로화가 압박을 받자 달러인덱스는 상승했으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 재고조로 달러인덱스의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0% 높아진 99.3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2% 낮아진 1.1355달러를 나타냈다. 독일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1%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월에는 2.2% 상승한 바 있다.
파운드/달러는 0.16% 내린 1.347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8% 하락한 143.93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5% 상승한 7.2053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3%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 재고조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 우려가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15달러(0.25%) 내린 배럴당 60.7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25달러(0.39%) 하락한 63.90달러에 거래됐다.
■ 트럼프와 그리어의 중국 약속 위반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놀랍지 않은 소식이겠지만, 중국이 무역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2주 전 중국은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었다. 내가 설정한 매우 높은 관세로 인해 중국이 세계에서 단연코 1위인 미국 시장으로의 무역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사실상 갑작스러운 단절을 단행했고, 이는 그들에게 파괴적이었다. 많은 공장이 문을 닫았고 말 그대로 민간에서 불만이 나타났다"며 "나는 그 상황을 보는 한편으로 우리가 아닌 그들을 위해 그 상황을 싫어했다. 그들이 직면할 것으로 생각된 매우 나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중국과 신속히 협상을 진행했는데 그 상황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협상 덕분에 모든 것이 빠르게 안정화됐고 중국은 평소와 같은 상황으로 돌아갔다"며 "모두가 행복했으며 이것이 좋은 소식이다. 나쁜 소식은 중국이, 일부에게는 놀랍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와의 무역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 행세는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경제방송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재확인하며 "중국이 임시 무역합의에 대한 준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이행했지만 중국은 준수 조치를 지연시키고 있다. 이를 완전히 용납할 수 없으며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며 "희토류 광물 등 핵심 자원 관련 이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50%로 오르는 철강 관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US스틸 공장 연설을 통해 철강 관세를 5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미국 철강산업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것이라며 기존 관세율 25%엔 허점이 있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연설 이후 SNS에 글을 올려 철강과 알루미늄 모두 6월 4일부터 즉각 높아진 관세를 부과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갑작스런 철강 관세 인상 조치와 관련해 주목을 끄는 사건이 최근에 있었다. 지난주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CIT)이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의 근거인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사용에 제동을 건 일이었다.
일단 연방순회항소법원이 관세 효력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한 상태다.
일각에서 IEEPA는 처음부터 법적 근거가 약하다고 평가해왔다. 따라서 트럼프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를 둔 품목별 관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란 진단도 보였다.
당연히 국내 철강업체들에 대한 우려는 다시 커졌다.
■ 채권시장의 이재명 시대 앞둔 재정정책 우려
내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다.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실패로 사실상 대선이 끝난 것이란 진단도 적지 않다.
채권투자자들은 민주당, 국민의힘 어느 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대규모 추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물량 부담을 거론하는 중이다.
최근 김문수 후보가 30조원 추경을 들고 나왔지만, 이재명 후보는 애초부터 대규모 추가 추경을 주장해왔다.
이 후보 측은 내수회복 등을 위해 35조원 추경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지역화폐에 대해선 노벨상을 받을 정책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금요일 김문수 후보의 추경을 겨냥해 "추경에 대해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던 분들이 갑자기 35조원 추경하겠다고 한다. (우리는) 최소한 그 이상은 된다"고 했다.
채권투자자들은 대선 이후 정치권이 내세울 대규모 재정정책을 주시하면서 조심스러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