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다시 4.5%로 뛴 美금리

2025-06-09 08:05:18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9일 미국채 금리 급등 여파에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예상을 웃돈 고용지표로 다시 4.5%를 넘어섰다.

미국채 시장은 미중 관세협상과 고용지표 결과를 부담으로 인식하면서 주눅이 든 것이다.

국내시장은 최근 금리가 오른 뒤 저가매수가 나오기도 했으나 대외 요인에 대한 부담을 감안해야 할 듯하다.

2차 추경 규모는 우려보다는 작을 수 있을 가운데 새 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

■ 美금리 4.5% 위로 점프

미국채 금리가 고용지표 여파와 미중 협상 움직임 등으로 크게 올랐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6일 12.10bp 뛴 4.5080%를 기록했다. 전날 미중 정상 통화 영향 등으로 3.2bp 오른 뒤 다음날 크게 뛰면서 레벨이 4.5%를 넘어섰다.

국채30년물 금리는 9.10bp 오른 4.9630%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11.65bp 뛴 4.0365%, 국채5년물은 12.50bp 뛴 4.1235%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지수는 6일 예상을 웃돈 고용지표와 미중 협상 기대감으로 1% 남짓 올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43.13포인트(1.05%) 상승한 4만2762.87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61.06포인트(1.03%) 높아진 6000.36, 나스닥은 231.50포인트(1.20%) 오른 1만9529.9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이 일제히 강해졌다. 에너지주가 2%, 통신서비스주는 1.9%, 재량소비재주는 1.6%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전일 머스크-트럼프 갈등 여파로 14% 급락했던 테슬라가 4% 반등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0.6%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브로드컴은 1분기 잉여현금흐름 부진 여파로 5% 급락했다. 연간 실적 전망을 낮춘 룰루레몬도 20% 하락했다.

달러가격은 고용지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전망 등으로 금리가 뛰자 상방압력을 받았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5% 높아진 99.1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43% 낮아진 1.1396달러, 파운드/달러는 0.30% 내린 1.353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89% 오른 144.8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8% 상승한 7.1892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9%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상승하면서 약 2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원유수요 우려가 줄어든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재개 소식이 기대감을 키웠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21달러(1.91%) 오른 배럴당 64.5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13달러(1.73%) 상승한 66.47달러에 거래됐다.

■ 美 고용 예상 상회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 수치가 예상을 웃돌았다.

6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전월 대비 13만9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12만5000명을 상회했다. 지난 4월에는 14만7000명 늘어난 바 있다.

5월 실업률은 4.2%를 유지해 예상치와 같았다. 5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로 지난 4월(0.2%)보다 확대됐다.

고용지표를 통해 예상보다 강한 고용 성장세와 안정적인 실업률 흐름이 확인되면서 고용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들었다.

고용 증가의 약 절반은 의료 부문에서 나왔다. 이 부문은 6만2000명 일자리가 증가해 지난 1년간 평균 증가량인 4만4000명을 상회했다. 여가 및 숙박업은 4만8000명, 사회복지 부문은 1만6000명 늘었다.

반면 정부 부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의 연방 공무원 감축 노력으로 인해 2만2000명 감소했다.

5월 수치가 예상보다 좋았지만 이전 수치들은 하향 수정됐다. 4월 수치가 기존보다 3만명 하향 조정되고 3월 수치도 6만5000명 줄어든 12만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전체적으로 연준 관계자들은 금리 인하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6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최근 발표된 하드, 소프트 데이터 모두는 다양한 전망을 제시할 수 있지만 시간만이 필요한 명확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경제는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반 자체에 위험한 균열은 보이지 않지만, 압박 요인이 존재한다"면서 지금은 금리 조정을 유보할 때라고 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무역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 데이터를 확인하자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6일 FT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1분기나 2분기 동안 상승시킬 수 있다. 관세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동등한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도 있다"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 트럼프, 중국과 협상 기대감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9일 영국 런던에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회담이 열린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은 매우 잘 진행될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관심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장시간 전화 통화 후 추가 무역협상을 계획 중임을 공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4일 트루스소셜 계정에 "나는 시진핑 중국 주석을 좋아한다. 언제나 그랬고, 항상 그럴 것이지만, 그는 매우 힘든 인물이다. 협상하기에도 극도로 어렵다"고 적은 바 있다.

■ ECB, 5일 금리 인하 뒤 금리인하 속도조절 시사

ECB는 현지시간 5일 정책금리는 25bp 내린 뒤 향후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ECB는 수신금리(2.25% → 2.00%), 리파이낸싱금리(2.40% → 2.15%), 한계대출금리(2.65% → 2.40%)를 7회 연속 25bp 인하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0.9%로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월 2.3%에서 2.0%로 낮췄다.

ECB는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와 수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지출이 중기적으로는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불확실성이 여전한 점을 언급했다.

라가르드는 그러나 이번 금리인하를 통해 ECB가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well positioned)고 강조하며, 통화정책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ECB 금리 인하가 종료됐다고 주장하는 등 금리 인하 기대감은 축소됐다.

■ 2차 추경, 30조원대 아니라 '20조원이 기본'

지난 4일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2차 추경과 관련해 '20조원이 기준'이라고 밝힌 가운데 민주당에서도 20조원대를 거론하는 중이다.

이한주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책사로 꼽혀온 인물이다.

이후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6일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제안했던 35조원에서 1차 추경 규모로 확정된 14조원 정도를 빼면 20∼21조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게 당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대통령의 의지와 정부의 재정 여력에 따라서는 그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시장 일각에선 우려했던 30조원대의 2차 추경과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은 지난 5일 추경 부담이 당초 우려보다 축소될 수 있다면서 장기물 위주로 레벨 하향 시도를 한 바 있다.

2차 추경 규모가 '20조원 플러스 알파' 정도로 좀더 명확해진 모습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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