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6일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 등을 보면서 약세로 출발할 듯하다.
전쟁 소식에 WTI 가격은 하루만에 7% 넘게 뛰면서 단숨에 70불을 넘어섰다. 전쟁이 이어지면서 유가는 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국내 채권시장은 전쟁 발발 소식에 단기구간 금리 상승, 장기구간 하락으로 반응한 바 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다시 4.4%를 넘어섰다. 미국 시장은 일단 유가급등 우려, 예상보다 상당히 좋은 심리지수 등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 美금리 유가 급등 속 4.4% 위로...WTI 7% 넘게 급락
미국채 금리는 13일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 우려, 예상을 웃돈 소비자심리지수 등으로 상승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80bp 오른 4.402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50bp 상승한 4.901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4.00bp 상승한 3.9495%, 국채5년물은 3.50bp 오른 4.0045%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7% 넘게 뛰면서 단숨에 70불을 넘어섰다. 유가는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우려로 뛰면서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4.94달러(7.26%) 상승한 배럴당 72.9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4.87달러(7.02%) 오른 74.23달러에 거래됐다.
뉴욕 주식시장은 하락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맞서 이란이 미사일 반격에 나서면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된 영향이다. 유가 급등 속에 에너지주는 강세인 보인 반면 항공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69.83포인트(1.79%) 내린 4만2197.7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68.29포인트(1.13%) 하락한 5976.97, 나스닥은 255.66포인트(1.30%) 낮아진 1만9406.83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약해졌다. 금융주가 2.1%, 정보기술주는 1.5%, 소재주는 1.2% 각각 내렸다. 에너지주만 1.7%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에너지주인 엑슨모빌이 2.2%,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3.7% 각각 높아졌다. 방산주인 록히드마틴은 3.7%, RTX도 3.3% 각각 올랐다. 반면 항공주인 델타항공은 3.8%, 유나이티드항공은 4.4% 각각 낮아졌다. 엔비디아 역시 2.1%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6% 내렸다.
달러가격은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7% 높아진 98.1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6% 낮아진 1.1544달러, 파운드/달러는 0.37% 내린 1.356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36% 오른 144.02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1% 상승한 7.1887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67% 약세를 나타냈다.
■ 예상과 달리 양호한 美 심리지수
미국의 6월 소비자심리지수가 6개월 만에 반등해 예상치를 대폭 상회했다.
13일 미시간대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0.5로 잠정 집계돼 전월보다 8.3포인트 높아졌다. 예상치는 53.5 수준이었다.
소비자들은 4월에 발표된 높은 관세와 그 이후 이어진 정책 변동성 충격에서 꽤 안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경제 전망 등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지만, 미국이 당초의 높은 관세에선 한발 물러선 가운데 소비자들의 심리지수는 예상보다 상당히 좋았다.
4월에는 미국 실효 관세율이 약 27%로 정점을 찍었으며 이는 올해 초 2.5%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상호관세중 많은 부분이 유예되고 중국에 부과된 관세에 대한 90일 유예 조치가 시행되면서 JP모간은 현재 미국 실효 관세율이 약 14%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월 6.6%에서 5.1%로 급락했다.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월 4.2%에서 4.1%로 하락했다.
■ 이·이 전쟁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현지시간 12일 저녁~13일 새벽 이스라엘이 이란 핵과 군사 시설을 전격 타격하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이란은 150~200기 미사일을 이스라엘 9곳에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응전에 대해 '민간 지대를 폭격한 것은 레드 라인을 넘은 것'이라며 경고하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이스라엘은 군사력과 모사드 등 정보 조직을 앞세워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주요 인물들을 게속 제거해 나가고 있다.
전쟁 발발 뒤 IAEA 사무총장이 이란 나탄즈 핵 시설 일부가 파괴됐다고 우려하는 등 전쟁은 위험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 능력을 상당부분 무장해제 시키길 원한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결사 반대해온 이스라엘은 전쟁을 좀더 길게 끌고 가 핵 위험을 제거하거나, 더 나아가 지금의 이란 집권 세력에 치명타를 안기길 원할 수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위로 미사일을 퍼부으면서 반격을 하는 등 치열한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금융 투자자들은 일단 유가를 걱정하고 있다.
23일 당일 WTI가 7% 넘는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어느 선까지 더 오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100불이 넘는 유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란 주장도 펴고 있다.
미국과 강대국이 어떻게 중재에 나설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
■ 유가 급등와 금리인하 기대감 퇴조...그리고 저가매수 접근
금융 투자자들은 이-이 전쟁 움직임과 유가 영향 등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사태에 따른 안전자산선호가 국채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일단 원유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전쟁 상황을 주시해야 할 듯하다.
이번 사태로 달러/원 환율이 올라가고 물가가 자극을 받을 수 밖에 없어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영향이 갈 것이란 평가들도 보인다.
최근 한은 총재는 창립기념사에서 경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융안정을 강조하면서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오름폭을 확대하면서 급등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의 안정도 장담할 수 없어 채권 매수 심리가 움츠려들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보인다.
다만 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 저가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들도 보인다. 시장이 2차 추경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전쟁 요인으로 금리가 뛸 때 매수하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