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KB증권은 23일 "하반기 기저효과와 소비진작으로 물가 우려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를 더 높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임재균 연구원은 "한은은 하반기 브렌트 평균 가격을 67달러로 전제하면서 올해 물가 상승률을 1.9%로 전망한 바 있는데, 지난 물가안정 점검회의에서 하반기 브렌트가 75달러를 기록할 경우 올해 물가 상승률을 0.1%p 올리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연구원은 "더욱이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은 3분기 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한은 총재는 지속해서 금리인하 사이클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며, 국고 3년 금리는 기준금리 수준 근처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역캐리 부담이 완화된 가운데 국고 3년이 2.5%를 상회하면 매수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미국은 6월 21일 밤 전략적 폭격기를 이용해 이란의 핵무기 시설이 위치한,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3곳에 대해 공습했다.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개입에 대해 2주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2일 만에 개입한 것이다.
트럼프는 공격 이후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핵 시설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언급(completely and totally obliterated)했다.
임 연구원은 "이란은 평화 혹은 비극이 있다고 하면서 여전히 많은 타깃이 남아있다고 언급한 점을 고려할 때 이란이 보복할 경우 추가적인 공격이 실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면서 "반면 이란은 3곳 시설은 오래전에 대피했고 농축 우라늄도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으며 피해가 지상 부분에 국한돼 복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역내 모든 미국인은 합법적 표적이며 중동 미군 기지에 취약점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임 연구원은 "다만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에서 군사력 차이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이란이 보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본토로의 테러 등에 대한 위험이 존재하겠지만 9·11테러 이후 미국의 대응을 보면 그 선택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도 군사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에 군사적 도움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는 이란에 무기를 공급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중국도 미국의 공격에 대해 비판했지만 지원은 없었다.
이란이 그간 군사적으로 지원을 해주던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반군은 이스라엘과의 공격으로 약화됐다.
그는 "이란이 미국과의 군사력 차이가 큰 만큼 군사적 대응보다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 높아진다"면서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는 석유량은 전세계 공급량의 20%이며 가장 폭이 좁은 곳은 33km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대형 선박이 통과할 수 있는 곳의 폭은 10km 내외로 매우 좁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란은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마다 협상용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꺼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도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22일 이란 의회는 미국의 폭격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사례는 없으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경제적 자살 행위나 다름 없다'고 언급한 만큼 실제 봉쇄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는 "게릴라성 공격으로 지나가는 선박들에 위협을 가할 경우 국제유가 상승 및 운송 비용 상승 등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WTI는 75달러, 브렌트는 80달러 부근까지 올랐다.
■ 미국 물가, 관세 영향 제대로 안 나타나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를 보면 아직까지 관세의 영향이 물가에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그러나 "연준은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기다리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높아지는 유가는 물가의 부담 요인"이라며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장/단기 금리는 축소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은 감세안으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재정 압박이 나타나면서 미 금리는 스티프닝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미 행정부는 이란 공격에 대해 전쟁이나 정권 교체를 원하는게 아닌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전쟁하고 있다고 규정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의 전쟁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존 공약을 어기는 것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이란 공격이 미국 뿐 아니라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반대 여론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본격적인 전쟁을 펼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