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신한투자증권은 24일 "글로벌 주식투자자들의 유럽·일본 플레이는 사실상 환율 플레이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김성환 연구원은 "향후 미국 주식시장 우위의 환경이 다시 도래할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2025년 내내 비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Global ex US나 유럽 주식시장으로 패시브 수급이 이동하는 흐름이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
2분기부터는 미국에서 펀드플로우가 이탈하는 모습까지 보여지고 있다. 연초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2% 올랐지만 미국을 제외한 시장은 달러 기준으로 12% 상승했다.
■ 비미국 선호와 변화 가능성
김 연구원은 비미국 주식시장 선호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연초 비미국 선호가 가격 매력과 빈집 논리에 기인했다면, 3~4월엔 트럼프의 관세 공격으로 달러 패권과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면서 미국 자산으로부터의 이탈이 심화됐다.
4월 이후에는 미국 예외주의가 종료됐다는 주장과 함께 미국이 관세로 인해 경기 침체를 겪고 정책 여력이 있는 비미국 경제가 펀더멘탈이 우월할 것이란 주장까지 제기됐다.
3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시장 예상대로 하향됐지만 유럽과 일본도 성장률 전망 하향을 피하지 못했다.
김 연구원은 "그래도 미국의 경기 우위가 다소 축소된 것은 맞다. 그러나 기업이익 차원에서는 미국의 우위가 여전히 공고하다"면서 "어떤 경제가 더 잘났는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현 시대 기업이익은 국가보다 업종 구성에 따라 더 크게 갈린다. 미국은 AI 혁신의 기업이익을 사실상 독식한다"면서 "그러다보니 유럽·일본 플레이는 사실상 환율 모멘텀 플레이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주가가 실적을 따라 움직인다는 주식시장의 영원한 명제를 기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수급은 주가-이익을 유리시킬 수 있지만 영원할 수는 없다. 게다가 연초처럼 유로화와 엔화가 철저한 빈집이라고 볼 수도 없다"면서 "오히려 달러가 빈집에 가깝다"고 했다.
미국 우위 환경을 점차 조성할 명분으로는 유가와 2분기 실적 시즌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요약하면 유럽·일본 선호는 AI와 기업이익이라는 실리를 갖추지 못한 매크로적 명분"이라며 "다만 달러를 떠났던 투자자들은 아직 미국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고 느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상호관세 유예 시한 만료 이후 소비와 물가 충격, 정부 채무한도, 트럼프의 존재 등 3분기에 마주할 수 있는, 미국 비관론 입장에선 오랫동안 실현되길 기다려왔고 아직은 포기하기 어려운 약세 명분"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으로 옮겨갈 명분이 생긴다면 이야기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 방향성의 변화가 주목된다. 작년 하반기 이후의 유가 하락은 미국보다 비미국에 더 긍정적이었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장기화된다면 미국에도 불편하나 비미국, 특히 유럽에 더 불편하다"고 했다.
그는 "2분기 실적 시즌도 주목된다. 미국 주식시장의 실적 전망은 우려 속에 미리 하향됐는데, AI 강세 구도가 이어지는데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비미국 수출주들의 실적이 부진하다면 이런 우려는 힘을 잃는다. 해당 요인들의 출현 시 예상보다 빨리 미국 우위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