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장전] 한은의 집값 견제구

2025-06-26 08:02:29

[장태민닷컴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7일 매매주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레인지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고3년 기준 2.5% 근처에선 저가매수가 들어온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강해지는 데도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통화당국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 추가 금리 인하 시점 관련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알렸다.

간밤 미국채 금리는 단기구간 위주로 하락했으나, 최근 랠리 이후 숨을 고르는 모습이었다.

■ 美10년 금리 4.2%대 후반서 눈치...유가 4일만에 반등

미국채 금리는 단기구간 위주로 하락했다. 최근 금리 레벨을 낮춘 뒤 낙폭은 제한됐다. 5년물 입찰 부진이 금리 하락폭을 제어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45bp 하락한 4.288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30bp 오른 4.83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65bp 하락한 3.7850%, 국채5년물은 1.35bp 내린 3.8470%를 나타냈다.

재무부가 실시한 700억달러 규모 5년물 입찰 수요는 부진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36배로 전월 2.39배보다 낮아졌다.

최근 급락했던 유가는 나흘만에 반등했다. 미국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더 크게 줄었다는 발표가 호재로 반영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55달러(0.85%) 오른 배럴당 64.9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54달러(0.80%) 높아진 배럴당 67.68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583만6000배럴 줄었다. 예상치는 80만배럴 감소였다.

달러가격은 유로화 강세로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7% 낮아진 97.69에 거래됐다.

전날 독일의 3분기 국채 발행 확대 발표 뒤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이틀 연속 강한 모습을 보였다. 유로/달러는 0.43% 높아진 1.1661달러, 파운드/달러는 0.38% 오른 1.366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20% 상승한 145.21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9% 높아진 7.172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4% 강세를 나타냈다.

■ 코스피 숨고르기와 뉴욕 주가 숨고르기...한국의 제도 개편 기대감은 계속

뉴욕 주가지수는 25일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중동 휴전으로 지난 이틀간 상승해 피로감이 쌓인 뒤 숨을 골랐다. 하지만 엔비디아 급등으로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강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6.59포인트(0.25%) 내린 4만2982.43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0.02포인트(0.00%) 낮아진 6092.16, 나스닥은 61.02포인트(0.31%) 상승한 1만9973.55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약해졌다. 부동산주가 2.5%,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주는 1.4%씩 각각 내렸다. 반면 정보기술주는 1.2%, 통신서비스주는 0.5%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4.3% 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시가총액 1위를 탈환했다. 애플은 0.6% 올랐다. 테슬라는 유럽 판매 부진으로 3.8% 내렸다.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페덱스는 3.3% 하락했다.

국내 주식시장도 전날 숨을 고른 바 있다. 전날 코스피는 0.15% 오른 3,108.25, 코스닥은 0.34% 하락한 798.21을 기록했다.

중동 휴전 효과와 파월의 7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두는 발언 등이 우호적으로 작용했지만 최근 지수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나왔다.

예상된 바이긴 하나 한국 주식시장이 MSCI 선진국지수 워치리스트에도 올라가지 못한 것은 실망스러웠다.

다만 전체적으로 제도개편에 따른 호재는 여전히 살아 있다. 일단 여당과 정부는 상법 개정안의 신속 처리를 강조하는 중이다.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다음달 4일까지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 파월, 관세 영향 지켜보기 좋은 위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5일 상원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출석해 전날 하원 청문회 때 밝힌 통화정책 기조를 반복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의 경제적 영향 예측이 매우 힘들다. 관세로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상승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기다리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파월은 "관세가 연간 수백억달러의 비용을 초래할 것이며 그 중 일부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파월이 관세를 인플레이션의 잠재적 요인으로 묘사한 점을 비판했다.

네브라스카주 공화당 상원의원인 피트 리켓츠는 "관세는 단순히 일시적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은 관세 영향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점차 완화되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올라 예상치(2.5%)를 하회했다. 전월 대비로도 0.1% 상승해 예상치(0.2%)를 밑돌았다.

대부분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의 관세가 올해 인플레이션을 약 3%~3.5%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월 의장에 대한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는 25일 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하는 일에 비해 지능이 낮다. 끔찍한 사람"이라고 칭한 뒤 "차기 연준 의장 후보가 3~4명"이라고 했다. 다만 이들의 구체적인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은의 부동산 경계감

한은은 전날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부동산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최근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한은이 금융안정 문제에 대해 보다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게 됐다.

김종화 금통위원은 "금리인하 기조 하에서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 확대 흐름이 가계대출 급증과 부동산시장 과열로 이어져 금융불균형을 확대시키지 않도록 정부와 정책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금리정책에서 성장과 물가를 고려하지만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상황 보면 더욱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 국장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가장 큰 원인은 기대심리일 것"이라며 "기대심리 안정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것이란 확신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한국부동산원은 주간 주택가격 데이터를 발표한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가격(월요일 기준)은 한주간 0.36% 급등한 것으로 발표된 바 있으며, 특히 강남·송파·성동 등은 0.7% 이상 뛰는 모습을 보였다.

추경·금리 인하 등 유동성 공급 무드, 역사적으로 서울 집값을 끌어올렸던 민주당 정권에 대한 학습효과, 서울 내 공급의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서울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린 상황이어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봐야 한다.

한은 역시 서울 강남권의 집값 상승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 금융불안정 상황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보면서 견제구를 던지고 있는 중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changta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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